-
-
오늘 밤도 매이 매이
이폴 지음 / 글고운그림 / 2026년 8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불을 끄고 누워도 "엄마, 조금만 더 놀면 안 돼요?", "물 주세요"며 졸음을 참아내는 아이를 볼 때마다 참 애가 타지요. 아이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 본다면 어떨까요? 아이들에게 잠자리에 든다는 것은 신나는 놀이가 끝나는 아쉬움이자, 어둡고 깜깜한 공간으로 혼자 들어가야 한다는 은근한 두려움의 순간일지도 모릅니다.
이폴 작가의 그림책 『오늘 밤도 매이 매이』는 잠을 하루의 끝이나 즐거움의 끊김으로 보지 않습니다. 현실보다 더 환상적이고 상상력이 펼쳐지는 신나는 밤 모험의 시작으로 그려냅니다. 2026 대구지역 우수출판콘텐츠에 선정되며 작품성과 가치를 인정받은 이 책은, 아이들의 정서를 부드럽게 감싸 안아주는 베드타임 스토리북입니다.

『오늘 밤도 매이 매이』는 이제 잘 시간이니 눈을 감아야 한다는 규칙을 은연중에 강조하지 않습니다. 아이 스스로 밤을 기대하게 만드는 감정의 전환을 이끌어냅니다. 달빛 그림자가 소복이 쌓이고 하품 마법이 퍼지면, 방 안의 평범했던 그림자들이 하나 둘 생명을 얻어 살아납니다.
아이는 들판을 달리고 바닷속 축제에 뛰어들며 기쁨을 느낍니다. 그리고 마침내 온 세상을 고요히 감싸 안는 반짝이는 어둠 호랑이를 만나며 안도감 속에서 자연스럽게 수면으로 이행합니다. 어둠이 무서운 대상이 아니라 나를 안전하게 지켜주는 포근한 울타리로 거듭나는 순간입니다.

"몽롱한 달빛 그림자가 방 안에 소복이 쌓여요."라는 문장만으로도 따스해집니다. 달빛을 단순한 빛이 아니라 소복이 쌓이는 질감 있는 존재로 묘사합니다. 이어지는 "매이 매이- 간질간질 하품 마법이 퍼지면 그림자 친구들이 살며시 깨어나요." 문장에서는 졸음과 하품을 비밀스러운 친구들을 불러내는 신비한 마법으로 묘사합니다. 풍덩! 풍당. 퐁당. 방울방울 퐁퐁퐁. 다정한 운율감은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 줍니다.
가장 멋진 장면은 호랑이가 등장하는 페이지였어요. 어둠이란 정말 두려움의 대상이기만 할까요? 작가는 아이들이 무서워하는 밤의 어둠을 찰나의 반짝임을 품은 호랑이로 탈바꿈시켜 놓았습니다. 왜 이 장면이 제가 손꼽는 하이라이트인지, 그림을 가만히 마주하는 순간 직관적으로 깨닫게 될 거예요. 잠은 신나는 꿈속 모험의 시작이 됩니다. 오늘 밤도 매이 매이와 함께 굿나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