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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으로 만나는 366일 - 하루 한 송이, 오늘의 꽃 이야기
모리노 오토 지음, 이겨울 옮김, 고요미세이카쓰 외 감수 / 모스그린 / 2026년 9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일상 속에서 계절이 바뀌고 있음을 온감각으로 느껴본 적이 언제였던가요? 일본의 하이쿠 시인이자 전통 생활문화 연구가인 모리노 오토는 『꽃으로 만나는 366일』에서 시계 바늘의 시간을 자연의 기운이 피어나는 생명의 시간으로 바꿔줍니다.
들꽃과 길가의 미물에서 계절의 미세한 변화를 읽어내는 섬세한 안목을 지닌 저자답게 이 책에는 평년의 365일에 윤년의 2월 29일까지 포함하여, 단 하루도 빠짐없이 366가지 꽃의 서사를 담아냈습니다.
페이지마다 날짜와 대표 식물명, 계통 분류(과/속), 학명, 원산지, 꽃말이 요약되어 있습니다. 그저 사진으로만 된 식물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 환기가 확실히 되더라고요.
366일의 세계는 인간이 정한 봄·여름·가을·겨울의 경계를 넘어섭니다. 1월 1일의 주인공은 가지복수초입니다. 눈 속에서 샛노란 황금빛 꽃을 피워 올리는 이 강인한 식물은 새로운 한 해의 시작과 복(福)을 상징하며 겨울꽃에 대한 편견을 깨뜨립니다.

11월의 겨울벚나무나 12월의 꽃양배추도 놀랍습니다. 시들고 스산하다고 여겨지는 겨울조차 얼마나 다채로운 생명의 스펙트럼을 품고 있는지요. 서리가 내리고 칼바람이 불어오는 계절에도 어떤 식물은 잎의 색을 자줏빛과 분홍빛으로 선명하게 물들이며 관상적 절정을 맞이합니다.
『꽃으로 만나는 366일』은 그동안 지나쳤던 길가의 잡초나 겨울나무의 열매, 담장 너머의 덩굴식물까지도 모두 저마다의 개화기와 절정을 품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야외에서 만나면 흔히 나팔꽃으로 통칭하며 헷갈리기 쉬웠던 나팔꽃과 메꽃의 차이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나팔꽃은 알록달록한 색감을 자랑하며 새벽에 피었다가 한낮이 되면 꽃잎을 다무는 한해살이풀입니다. 반면 메꽃은 해 질 녘까지 유지하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작은 붉은 별과 같은 유홍초라는 식물도 정말 귀엽습니다. 유홍초는 레이스처럼 가늘게 갈라진 초록 잎 사이로 붉은 별을 콕콕 박아놓은 듯 섬세한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제목은 꽃이지만 나무도 등장합니다. 10월 하순을 가득 채우는 감나무와 밤나무처럼 결실의 계절이 가져다주는 풍요로움을 만나게 됩니다.

이 도감 속에 담긴 366가지 식물은 제각각 다른 계절과 날씨, 온도를 택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습니다. 늦가을부터 초겨울과 이듬해 봄, 두 차례 꽃을 피우는 겨울벚나무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습니다. 일 년에 두 번 꽃망울을 터뜨리는 개화 방식이라니요. 남들과 다른 자신만의 속도와 타이밍으로 살아가는 식물의 신비로움에 경탄하게 됩니다.
꽃과 꽃말을 읽으며 감성적인 하루를 시작해보세요. 『꽃으로 만나는 366일』은 연초부터 순차적으로 읽어나가도 좋지만, INDEX 페이지를 활용해 좋아하는 꽃을 찾아 들어가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오늘은 어떤 꽃이 피어 있는 날인가~ 설레는 마음으로 책을 펼쳐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