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몰입 사회 - 감정 과잉은 어떻게 우리 삶을 지배하는가
기타 야코프 지음, 장혜경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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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내 감정을 잘 관리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온 저에게, 『과몰입사회』는 왜 감정을 이렇게까지 관리하려고 하는가를 묻습니다.


오늘날 감정은 중요한 정보가 되었습니다. 직장에서 누군가의 말에 기분이 상하면 '왜 내가 이렇게 느꼈지?'를 생각합니다. 친구와 대화하다 불편함이 생기면 '이 관계가 나에게 안전한가?'를 점검합니다. 아이가 힘들어하면 그 감정의 원인을 찾아주려 합니다. 교육에서도 감정 읽기와 공감 능력이 강조되고, 조직에서는 구성원의 심리적 안전을 이야기합니다.


분명 긍정적인 면이 있습니다. 과거에는 힘들어도 참고 견디는 것이 당연시되었기에, 자신의 고통을 말할 언어가 부족했던 사람들에게 심리학의 언어는 자신을 이해할 새로운 도구가 되어주었습니다.


문제는 도구가 어느 순간 목적이 될 때 발생한다고 합니다. '나는 왜 기분이 나쁘지?'라는 질문이 도움이 될 때도 있지만, 하루 종일 그 질문만 반복한다면 삶의 시선이 자신의 내면에 지나치게 고정될 수 있는 겁니다. 이 책은 감정을 잘 돌보는 것과 감정을 끊임없이 감시하는 것은 다르다는 것을 일깨워줍니다.


"감정에 예민한 우리 사회는 온종일 자기감정에 촉각을 곤두세우라고 요구한다." - p30


인지행동치료와 스키마치료 분야의 전문가 기타 야코프(Gitta Jacob)의 『과몰입 사회』는 마음을 들여다보라는 조언이 쏟아지는 이 시대의 역설을 짚어냅니다.





안나의 사례는 일상에서 흔히 겪는 감정과 몰입의 위험성을 보여줍니다. 안나는 동료가 인사를 바로 받아주지 않거나, 이웃집 음악 소리가 들릴 때 단순한 해프닝이 아닌 자신을 향한 무관심이나 공격으로 해석하며 미세 트라우마라는 심리학적 언어로 자신을 진단합니다.


게다가 부정적 자극을 사전에 피하도록 돕는 트리거 경고조차 실제로 사람들의 불안을 낮추지 못하고, 오히려 부정적 정서에 대한 기대를 높여 심리적 부담을 더 크게 만든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불편함을 피하려고 세운 보호막이 도리어 마음을 더 약하게 만드는 겁니다.


같은 자극이라도 개인이 가진 기질과 기대에 따라 완전히 다른 정서 반응이 나타납니다. 회사 동료 막스와 페터의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회의 시간에 부장님으로부터 갑작스러운 호통을 들었을 때, 외향적인 막스는 화가 치솟아 올랐지만, 불안 성향이 높은 페터는 초조함과 두려움으로 견딜 수 없어 했습니다.


감정은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감정가를 가진 각성 상태이고, 그 감정가를 우리가 상황과 기대에 따라 특정 감정으로 해석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부정적 감정의 기능이 생존에 중요할 수 있어 우리 뇌는 부정적 감정을 더 잘 만들어낸다고 합니다.


저자는 감정을 없애려 애쓰는 대신 적절한 거리를 두고 삶의 조종간을 다시 잡으라고 말합니다. 감정의 원인을 반드시 밝혀내야만 감정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어떤 감정은 해결해야 하지만, 어떤 감정은 지나가도록 내버려두어도 됩니다. 이 차이를 구분하는 것이 오히려 성숙한 감정 관리일 수 있습니다.





마이케의 마음챙김 사례처럼 억압하거나 파헤치지 않고 '지금 내가 불안해하고 있구나'를 턱의 힘을 빼며 알아차리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부정적인 감정들을 억누른다고 궁극적인 행복이나 만족이 찾아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줍니다. 잘 살고, 그 삶에 만족한다고 스스로 말할 수 있어야 하는 게 더 중요한 겁니다.


불안이나 두려움이 밀려올 때 회피하면 행동 반경이 좁아지고 성장의 기회를 잃게 됩니다. '나는 불안하지만 괜찮아'라는 유연한 태도로,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행동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과몰입 사회』는 가치의 회복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나를 흔드는 정서적 폭풍 속에서도 내가 삶에서 진정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과 방향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


감정은 날씨처럼 변하고 스쳐 지나가는 현상일 뿐, 내 삶의 주인이 아닙니다. 마음의 날씨가 어둡다고 해서 여행 자체를 포기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나침반을 들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걸어나갈 때 정서적 휘둘림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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