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변하는 시대 변하지 않는 사람 - 창업 현장에서 발견한 인간 불변의 법칙 10가지
임은정 지음 / 소금나무 / 2026년 8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생성형 AI의 등장은 일상의 수많은 풍경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시장 분석 보고서가 뚝딱 작성되고, 수식과 그래프가 완벽히 배치된 사업계획서가 손쉽게 만들어집니다. 겉보기에는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한 서류들이 넘쳐나는 세상입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기술이 채우지 못하는 빈자리에 무엇이 남는가라는 질문은 선명해집니다.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드러나는 인간의 본질과 창업의 10가지 불변 법칙을 알려주는 『변하는 시대 변하지 않는 사람』.
임은정 저자는 한국여성스타트업협회 회장이자 LEJ파트너스 대표로, 정부지원사업 심사위원, IR 피칭장, TV 창업 서바이벌 심사석 등 창업 생태계의 최전선에서 수많은 창업가를 마주해 온 현장 전문가입니다. 수많은 창업자들을 관찰하며 도달한 결론은 뜻밖에도 단 하나였습니다. 도구는 눈부시게 변했지만, 성패를 가르는 인간의 본질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변하는 시대 변하지 않는 사람』은 1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수천 명의 창업가를 직접 만나고 심사하며 쌓아 올린 인간 관찰 기록입니다.
과거에는 준비가 부족하면 사업계획서에서 금방 티가 났지만, 요즘은 AI 덕분에 누구나 그럴듯한 문장과 논리로 무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심사석에서 바로 이 화려함 속에 숨려진 빈자리를 봅니다.
“이 일을 왜 하고 싶으세요?” 서류의 형식적 완성도가 평준화된 시대일수록, 심사위원과 대중이 주목하는 것은 작성자의 내면입니다. 왜 이 사업이어야만 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자기 서사가 결여되어 있다면, 수십 장의 계획서도 모래성처럼 무너져 내립니다.
설득이라는 행위가 단순히 논리적 매끄러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발표자가 살아낸 실제 시간의 밀도에서 발원한다는 점을 짚어줍니다. AI가 시장 조사 자료를 축약해 줄 수는 있어도, 현장에서 고객의 눈빛을 마주하며 느꼈던 당혹감과 깨달음까지 대신 만들어줄 수는 없습니다.
진정한 신뢰와 설득은 직접 발로 뛰며 몸으로 체득한 경험에서 나옵니다. 모두가 비슷한 수준의 보고서를 가져오는 오늘날, 가장 강력한 차별점은 결국 내가 직접 겪은 그 시간에 존재합니다.
예비 창업자들의 대표적인 착각 중 하나는 완벽한 준비에 대한 집착입니다. 완벽한 제품, 완전무결한 서비스 모델을 갖춘 뒤 세상에 나가겠다는 포부는 겉으로 보기엔 훌륭해 보이지만, 저자의 시선에서 이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만들어낸 또 다른 형태의 안주에 불과합니다.
사업이나 일의 완성도를 결정하는 최종 주체는 창업자 본인이 아니라 시장과 고객입니다. 100%의 완성도를 기약 없이 기다리기보다, 70%의 채비로 시장에 뛰어들어 진짜 고객의 목소리를 듣고 끊임없이 수정해 나가는 실행력이 성패를 가르는 불변의 기준이 됩니다.
사업을 하거나 일을 추진하다 보면 거절, 비판, 실패라는 거대한 장벽을 필연적으로 마주하게 됩니다. 저자는 밖에서 만들어진 벽과 안에서 만들어진 벽 두 가지로 구분하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는 이들의 특징을 내면의 해석 능력에서 찾습니다.

밖의 벽은 어쩔 수 없습니. 누구도 거절당하지 않고 실패하지 않으며 비판받지 않으면서 일을 시작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반면 안의 벽은 본인이 만들고 본인만이 허물 수 있다고 말합니다. 『변하는 시대 변하지 않는 사람』은 안의 벽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같은 시장 상황과 시기에 비슷한 자원으로 시작한 두 사람이 일 년 뒤에 다른 자리에 서 있는 이유는 내면에 존재하는 벽의 차이 때문이라고 합니다.
외부의 거절을 단순한 피드백과 방향 수정의 신호로 읽어내는 사람과, 이를 자기 부정이나 치명적인 결함으로 받아들여 스스로 무너지는 사람의 차이는 시간이 흐를수록 건널 수 없는 격차를 만들어냅니다.
AI가 아무리 뛰어난 대안을 제안한다 한들, 그 선택이 가져올 무게를 짊어지고 책임지는 주체는 결국 사람입니다. 속도의 유혹에 휘둘리지 않고 치열하게 자문하는 시간이야말로 도구에 휘둘리지 않고 도구를 지배하는 거장의 태도입니다. 결국 창업이라는 여정은 타인의 방식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자기다움을 완성해 가는 일인 셈입니다.
화려한 스펙이나 테크닉보다 중요한 것은 '왜 이 일을 하는가'에 대한 선명한 자기 고백임을 일깨워줍니다. 타인의 평가나 거절을 성장의 신호로 재해석하는 단단한 내면의 근육을 길러주고, 흔들리지 않는 사업적·개인적 중심축을 세우도록 도와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