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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이 - 질문하고 생각하는 사람을 위한
제럴딘 매코크런 지음, 김재용 옮김, 장시은 감수, 호메로스 원작 / 윌마 / 2026년 8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호메로스의 《오디세이》는 트로이 전쟁 이후 오디세우스가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기까지 겪는 모험담입니다. 윌마에서 출간된 『오디세이』는 영국 아동문학의 거장 제럴딘 매코크런이 어린 독자도 따라갈 수 있는 이야기로 다시 쓴 책입니다. 어떤 부분을 남기고, 어떤 부분을 압축하며, 어떤 장면에 속도를 부여할지 판단하는 능력이 대단한 작가입니다.
232쪽 분량에 지도, 인물 사전, 생각해 볼 만한 것들, 용어 사전, 고대 그리스 세계에 관한 부록까지 갖추어 어린이뿐만 아니라 고전에 익숙하지 않은 어른 독자로 호메로스 입문 책으로 좋습니다.
얼핏 보면 전형적인 판타지 모험처럼 보입니다. 오디세우스는 전쟁에서 승리한 영웅입니다. 트로이 목마라는 계책을 통해 전쟁을 끝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그러니 보통의 영웅 서사라면 이제 보상을 받아야 합니다. 왕은 왕국으로 돌아가고, 가족과 재회하고, 전쟁의 공적을 인정받으면 됩니다.
그런데 『오디세이』는 단순한 모험담이 아니라 선택의 결과를 따라가는 이야기입니다. 자신의 선택 때문에 길어진 귀향을 감당해야 하는 인간의 모습을 그려냅니다. 트로이에서는 뛰어난 전략가였지만, 귀향길에서는 자신의 성격과 판단력, 욕망과 오만이 모두 시험대에 오릅니다. 오디세우스는 실수를 저지르고 그 대가를 혹독하게 치르며 성장하는 보통의 인간을 대변합니다.

모험의 과정에서 오디세우스와 선원들이 겪는 비극은 대부분 내부의 탐욕과 불신에서 비롯됩니다. 인간 본성의 약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에피소드들이 펼쳐집니다. 목표를 코앞에 두고 터져 나온 한순간의 호기심과 욕망이 모든 노력을 수포로 돌리는 장면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3천 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름없이 반복되는 인간사의 본질입니다.
제럴딘 매코크런 작가는 눈앞에서 요동치는 생생한 서사로 오디세우스 이야기를 재구성해 냅니다. 카네기 메달과 휘트브레드상을 여러 차례 거머쥐며 《피터팬》의 공식 속편 작가로 지명될 만큼 탁월한 스토리텔링 능력을 인정받은 작가입니다.
다양한 볼거리도 수록해 신화의 숲에서 길을 잃지 않게 도와줍니다. 대중문화 속에서 《오디세이》가 어떻게 변용되었는지, 유명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의 호머 심슨 이름이 어디서 유래했는지 같은 흥미로운 비하인드 스토리도 등장합니다.
크리스토퍼 놀런의 영화 〈The Odyssey〉가 2026년 개봉했고 이후 거대한 문화 현상이 촉발되었습니다. 하나의 고전이 책과 영화라는 서로 다른 매체를 통해 어떻게 다시 살아나는지를 경험하기 좋은 시점입니다.
서양 고전의 원형을 생생하고 빠르게 파악하고 싶은 어른 독자와 아이의 첫 클래식용으로 추천합니다. 흥미진진한 모험과 입체적인 인물 묘사 덕분에 지루할 틈 없이 읽을 수 있습니다. 괴물·마법·모험이라는 흥미로운 소재 덕분에 고전에 대한 부담을 낮추기 좋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