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재의 건축레시피 1 : 태도 이원재의 건축레시피 1
이원재 지음 / 에피케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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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감각적인 인테리어 카페, 도심 한복판에 우뚝 선 거대한 고층 빌딩 그리고 인생샷 명소까지. 수많은 이미지가 매초 소비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 공간이 왜 탄생했는지, 어떤 맥락 속에서 거주자와 숨 쉬는지에 대한 궁금증은 없습니다. 완성된 형태만 빠르게 훑어보는 결과 중심의 접근일 뿐입니다.


이원재 저자의 『이원재의 건축레시피 1: 태도』는 신선한 화두를 던집니다. 시각적 매혹에 마취된 우리들에게 "과연 공간이란 무엇이며, 우리는 어떤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건넵니다.


건축가이자 학자 이원재 저자는 뉴욕 개인전 『POLITICS』, 로봇·3D 프린팅 전시 『AGITECTURE』, 대한민국 공공건축상 대상 수상 등 기술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다채로운 이력을 지녔습니다.


『이원재의 건축레시피 1: 태도』는 세계적 거장 열두 명과의 진솔한 대화를 담았습니다. 유튜브 채널 「건축레시피」에서 시작된 이 여정은 단순히 멋진 건물의 설계 도면이나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습니다. 고정된 정답을 과감히 내려놓고, 미지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태도(Attitude)야말로 공간과 삶을 지탱하는 진짜 재료임을 이야기합니다.


요즘은 AI가 만들어내는 화려한 시안에 판단을 의존하곤 합니다. 첫 문을 열어젖히는 거장 피터 쿡(Peter Cook, 아키그램 창립 멤버)과의 대화는 인공지능과 생성형 도구가 폭발적으로 보급되는 현대 사회에 중요한 직관을 이야기합니다. 피터 쿡은 기술을 대하는 주체적 해석의 중요성을 일깨웁니다.


사진의 발명이 회화를 파괴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상파와 현대 미술이라는 풍요로운 유산을 낳았듯, AI 시대에 건축가와 창작자에게 필요한 것은 어떤 가능성을 그려낼 것인가를 주도적으로 결정하는 의지와 상상력이라고 합니다.




그는 건물의 외형적 완성도보다 더욱 본질적인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우리는 어떻게(How)라는 방법론에 매몰되기 쉽습니다. 그러나 거장이 일깨우는 레시피의 핵심은 누구에게, 어떤 삶의 경험을 줄 것인가(Why & What)라는 본질적인 질문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현대 도시의 커다란 비극 중 하나는 획일화입니다. 규격화된 아파트, 어디를 가나 똑같은 브랜드 매장, 표준화된 몰 취향 속에서 개인의 독창성은 설자리를 잃어갑니다. 존 홍(John Hong, 서울대학교 교수)과의 대화는 자신만의 언어를 구축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줍니다. 남들이 정해놓은 표준에 맞춰 살아가기 쉬운 세대들에게, 나만의 시선과 언어를 구축하라는 당부를 건넵니다.


존 홍 교수가 말하는 언어로서의 건축이 어떻게 실제 공간으로 구현되는지를 프로젝트 사례로 보여줍니다. 어린이들을 위해 설계된 도서관은 작은 탑을 탐험하듯 구석구석을 누비며, 공간 자체를 몸으로 읽어내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어린이의 눈높이라는 고유한 언어가 만들어낸 레시피입니다.


또한 「지유원(JiYuWon Cultural Space)」 프로젝트에서는 경기도 광주의 자연 지형과 역사적 층위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반 층씩 낮아지는 구조를 선택합니다. 땅을 파헤쳐 평평하게 만드는 효율성의 논리 대신, 경사지의 원래 지형을 존중하며 새로운 인공적 지형을 땅 위에 안착시킨 것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예측 불가능한 변수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기후 변화, 주거 불안정, 지역성의 해체 등 거대한 위기 앞에서 단 하나의 완벽한 정답이란 존재할 수 없습니다.


국내외에서 고군분투하는 건축가들과의 대화는 바로 이 불확실성을 견뎌내는 태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삶 또한 정해진 공식이나 레시피가 없으며, 끊임없이 배우고 수정해 나가는 절차 그 자체에 가치가 있습니다.


이교석 건축가는 오늘날 글로벌 건축계가 직면한 실천적인 책무에 대해 목소리를 냅니다. 아름다운 형태를 조각하는 데서 나아가, 재료의 탄소 발자국을 줄이고, 자원을 순환시키며, 도시의 지속 가능성을 고민하는 일. 이것이야말로 21세기 건축가가 가져야 할 윤리적 태도입니다.


책에 등장하는 톰 위스컴, 카이우베 베르크만, 앤드레스 자케 등 세계적 거장들 역시 미학적 화려함에 안주하지 않고 사회적·생태적 이슈에 치열하게 개입하고 있었습니다.


『이원재의 건축레시피』는 화려한 건축 사진집이 아닙니다. 근사한 공간이 완성되기까지 건축가가 밤을 지새우며 던졌을 수백 가지 질문과 망설임 그리고 치열한 선택의 흔적들입니다. 좋은 건물보다 좋은 질문을 만드는 12명의 건축가들을 만나보세요.





좋은 책은 읽고 나서 모든 것을 알게 만드는 책이 아니라,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을 보게 만드는 책일 때가 있습니다. 길을 걷다가 건물을 보면 “예쁘네”에서 끝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왜 이곳에 이렇게 세워졌을까. 누구를 위해 만들어졌을까. 사람들의 행동을 어떻게 바꾸고 있을까. 주변의 역사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을까. 10년 뒤에도 이 건물이 이곳에 있어야 할까. 그리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건축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우리의 시선은 그 공간을 지탱하는 건축가의 뜨거운 태도를 향해 닿기 시작합니다.


건축을 전공하지 않은 저도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전문적인 도면을 해석할 필요도, 건축사를 외울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주변을 조금 다르게 바라보면 됩니다. 건물은 가만히 서 있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질문이 숨어 있으니까요.


이원재 저자는 결과 뒤에 숨겨진 과정의 철학을 보여줍니다. 획일적인 정답에 자신을 맞추려 애쓰기보다, 자신만의 고유한 태도를 가다듬는 것. 그것이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레시피라는 것을 일깨워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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