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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두려운 당신에게 - 배경훈 부총리가 보내는 14가지 답변
배경훈.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음 / 한빛미디어 / 2026년 7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건네는 AI 생존 나침반 『AI가 두려운 당신에게』. 대한민국 최초의 기업 연구자 출신 부총리이자 초거대 AI 엑사원(EXAONE) 개발을 이끌었던 배경훈 장관이 연구실과 산업 현장, 그리고 국가 정책을 모두 경험한 시선으로 AI 시대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이야기합니다.
"AI 때문에 망한다"도 아니고 "AI만 배우면 된다"도 아닙니다. "AI를 두려워하지 마라"는 무책임한 위로를 건네지도 않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가 정말 고민해야 하는 질문들을 꺼내놓습니다.
아이 교육부터 직장인의 생존 전략, 창업, 국가 경쟁력, 보안, 의료, 제조업, 돌봄까지 AI라는 거대한 변화가 결국 우리의 일상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조목조목 짚어줍니다.
AI를 어려운 기술이 아니라 생활의 문제로 끌어옵니다. 우리 아이는 무엇을 배워야 할까?, 마흔이 넘었는데 지금부터 시작해도 늦지 않았을까?, 회사 자료를 AI에 입력해도 괜찮을까? 이 질문들은 거창한 기술 담론보다 훨씬 현실적입니다. 실제로 우리는 AI 알고리즘보다 이런 문제를 먼저 고민합니다.
배경훈 장관은 대중이 겪는 불안의 진짜 원인을 기술 그 자체의 위협이 아니라, 기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르는 불확실성에서 오는 무지라고 진단합니다. 『AI가 두려운 당신에게』는 국민들이 실제로 겪는 구체적인 의문과 질문에 답하며 막연한 공포를 해소해줍니다.

빈 화면 앞에서 보고서 목차를 잡느라 밤을 지새우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초기 기획안이나 회의록 요약은 AI가 몇 초 만에 만들어냅니다. 그렇다면 인간의 입지는 줄어든 것일까요? 인간의 역할이 단순 작업에서 사실 관계 검증과 최종 안목으로 이동했음을 짚어줍니다.
빅테크 기업들이 미처 채우지 못하는 미세한 현장의 문제를 발견하고, 거기에 AI 코파일럿을 결합한다면 1인 창업가도 대기업 못지않은 생산성을 낼 수 있습니다. 일터에서 도태되는 사람은 AI에 대체되는 사람이 아니라 AI를 부릴 줄 아는 사람에게 뒤처지는 사람일 뿐이라는 걸 일깨워줍니다.
읽으면서 가장 새롭게 다가온 부분은 왜 우리나라만의 AI가 필요한가에 대한 설명이었습니다. 왜 굳이 막대한 예산을 들여 한국형 AI를 개발해야 할까요? "챗GPT가 있는데 굳이?"라는 생각을 하기 쉽습니다.
저자는 거시적인 국가 전략과 주권의 문제로 풀어냅니다. 해외 AI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국가의 데이터 인프라와 주권, 그리고 문화적 맥락을 타국에 넘겨주는 것과 같다고 합니다. 한국의 법률과 행정 체계, 한국어 고유의 미묘한 맥락과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는 AI가 없다면 미래의 국방, 의료, 교육, 공공서비스는 타국의 알고리즘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고 말이죠.
AI 모델 개발을 집을 짓는 과정에 비유하며 파운데이션 모델 개념을 설명합니다. 땅을 사서 기초를 다진 뒤 철근을 세워 처음부터 집을 지어 올리는 이것이 파운데이션 모델과 닮았다고 합니다.
땅을 사서 기초부터 공사하는 거대한 작업, 즉 독립적인 파운데이션 모델을 확보하는 것은 국가의 생존이 걸린 문제입니다. 저자는 국내 연구자와 기업, 정부가 힘을 모은 독파모(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컨소시엄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고래 싸움 속에서도 신속함과 고유함으로 파도를 타는 강소국 서퍼의 전략을 들려줍니다. GPU 인프라와 데이터 센터 확보는 단순한 기술 경쟁이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의 주권을 지키는 방파제인 셈입니다.

돈과 정보가 있는 사람만 AI를 독점하고, 부유층만 더 뛰어난 인공지능 보조자를 얻게 된다면 불평등은 세습될 겁니다. 저자는 AI를 사치품이 아닌 공공 인프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누구나 집에서 수도꼭지를 틀면 깨끗한 물을 마시듯, AI라는 기술 인프라도 지방 거주자, 어르신, 소상공인 등 모든 국민이 문턱 없이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수도꼭지 철학'을 바탕으로 이야기 합니다.
아울러 딥페이크, 가짜 뉴스, 정보 유출 등의 위협에 대해서도 짚어봅니다. 회사의 기밀 정보는 외부 AI에 입력하지 않는다는 최소한의 가이드라인부터, AI 생성물 표시 의무화 및 이용자의 문해력 향상까지 종합적인 대안을 제시합니다.
버스와 지하철, 돌봄 현장, 농가와 공장에 AI가 스며드는 세상에서 결국 끝까지 남는 가치는 무엇일까요? 『AI가 두려운 당신에게』는 기술의 발전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떤 사회를 만들 것인가라는 방향성이라고 말합니다.
아무리 뛰어난 AI라 하더라도 스스로 가치를 판단하거나 열정을 느끼지 못합니다. 베테랑 직장인의 안목,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는 마음, 좋은 질문을 던지는 사고력은 AI 시대에 중요한 가치가 됩니다.
저자는 정부 정책을 검토할 때마다 "이 변화가 정말 한 사람의 하루를 바꾸는가?"라는 질문으로 돌아간다고 말합니다. 이 책은 정책서로 읽으면 국가 전략 브리핑이고, 교양서로 읽으면 AI 리터러시 입문서고, 에세이로 읽으면 실험실을 떠나 정부에 들어간 한 과학자의 회고록입니다.
막연한 불안을 걷어내고 당신의 일상에 AI라는 날개를 달아줄 『AI가 두려운 당신에게』. 정책과 산업, 교육, 사회, 개인의 삶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해 설명하는 책이어서 유용합니다. 기술을 어렵게 설명하지 않고 삶과 연결해 풀어내는 AI 입문 교양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