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의 생활 돌봄 매뉴얼 - 일러스트로 이해하는 고령자의 몸과 마음 돌봄 매뉴얼 2
Kei(케이) 외 지음, 이지호 옮김, 이나가와 도시미쓰 외 감수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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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대부분의 고령자는 요양원이나 병원이 아닌, 평생을 살아온 익숙한 나의 집에서 존엄하게 나이 들기를 희망합니다. 하지만 막상 부모님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면 자녀들은 당황하기 마련입니다. 무엇을, 언제부터,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몰라 허둥대다 결국 서로에게 상처를 남기며 요양 시설의 문을 두드리곤 합니다.


『고령자의 생활 돌봄 매뉴얼』은 재택 돌봄의 한계와 막막함을 극복하기 위해 기획된 가이드북입니다. 실제로 돌봄을 행하고 받는 당사자 중심의 시선에서 출발합니다.


저자 KEI는 메디컬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물리치료사입니다. 파킨슨병에 걸린 할아버지와 생활하며 가족 전체가 재택 돌봄을 경험한 실제 당사자이기도 합니다. 자신의 전문 지식과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고령자와 함께 생활하는 즐거움과 현실적인 팁을 만화와 일러스트로 풀어냈습니다.


또 다른 저자인 나가시마 가호 역시 물리치료사로, 종합병원에서 폭넓은 재활 치료를 경험한 뒤 돌봄 시설의 책임자로 일하며 재택 돌봄 분야에 헌신해 온 현장 전문가입니다. 주변인들의 정보와 지식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 강의와 집필을 이어오고 있는 베테랑들이 뭉쳐 낸 책입니다.


현직 물리치료사인 저자들은 뇌의 건강을 유지하는 가장 확실하고 비용이 들지 않는 비결로 루틴과 습관의 힘을 꼽습니다. 아침 체조나 산책을 루틴에 포함시키면 몸과 함께 뇌도 자극을 받습니다. 또한 정해진 시간에 식사하는 것도 생활 리듬을 바로잡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뇌의 노화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십자말풀이나 스도쿠 같은 두뇌 트레이닝에 도전한다든가 일기를 쓰면서 하루를 되돌아보는 습관을 들이는 방법도 추천하고 있습니다.





노화로 인해 무기력해지기 쉬운 일상에 일정한 규칙성을 부여하는 것은 단순한 시간 때우기가 아닙니다.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산책을 하고, 밥을 먹고, 일기를 쓰는 일련의 과정 자체가 뇌에 지속적인 자극을 주는 최고의 재활 훈련이라는 뜻입니다.


돌봄의 서막은 대개 부모님의 작은 행동 변화나 이상 징후에서 시작됩니다. "최근 들어 부쩍 깜빡하신다", "걸음걸이가 눈에 띄게 비틀거리신다" 같은 신호들입니다. 이때 가족들이 가장 많이 범하는 실수는 '아직은 괜찮겠지'라며 차일피일 미루는 것입니다. 저자는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제도 활용의 실질적인 혜택과 구조도 짚어줍니다. 국가 차원에서 지원하는 제도인 노인장기요양보험에 대해 저도 이번에 제대로 알게 되었습니다. 훌륭한 제도를 두고도 정보가 없어 쓰지 못하는 가정이 허다합니다.


이 책에서는 신청 주체와 상담 창구를 정확히 짚어주며, 주저하지 말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라고 등을 떠밉니다. 효도라는 이름으로 자녀 혼자 독박을 쓸 필요가 전혀 없음을, 제도를 스마트하게 활용하는 것이 진짜 현명한 돌봄의 시작인 겁니다.





『고령자의 생활 돌봄 매뉴얼』은 혼자 사는 경우, 노부부만 사는 경우, 가족과 함께 사는 경우를 각각 나누어 필요한 준비를 이야기합니다. 예를 들어 혼자 생활하는 어르신이라면 운동보다 먼저 지역사회와 연결되는 일이 중요하다고 설명합니다. 이웃과 인사를 나누고 복지관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가족과 연락을 자주 하는 것 역시 건강관리의 일부입니다.


병원에서 퇴원한다는 말을 들으면 안도의 한숨을 쉽니다. 큰 고비를 넘겼다는 의미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자는 오히려 그때부터가 새로운 출발이라고 강조합니다. 병원은 의료진이 곁에 있지만 집은 생활이 이루어지는 공간입니다. 문턱 하나, 욕실 바닥 하나, 현관 계단 하나가 모두 새로운 위험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집은 병실과 다르다는 사실을 여러 사례를 통해 끊임없이 상기시킵니다. 병원에서는 평평한 복도와 안전장치가 마련되어 있지만, 익숙한 집은 의외로 낙상의 위험이 숨어 있는 공간입니다. 그래서 퇴원 전부터 집 안 환경을 함께 점검하고 재활 계획을 세우는 일이 중요하다고 설명합니다.


고령자 1인 가구가 급증하는 요즘, 멀리 떨어져 사는 자녀들의 가장 큰 걱정은 방범과 위급 상황 대처입니다. 이런 경우에 대비하기 위해 필요한 다양한 방법을 짚어줍니다.


단순히 모르는 사람 문 열어주지 마세요라는 잔소리는 효과가 없습니다. 영상 기록 인터폰, 홈 CCTV 같은 물리적 장치를 마련하고, 장기요양 서비스를 이용할 때는 요양보호사나 시설 스태프의 마중과 배웅 범위를 침대 머리맡인지 현관 앞인지까지 자녀가 세밀하게 조율해야 한다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우리가 돌봄을 지속하지 못하고 무너지는 이유는 내 삶을 갈아 넣어야 한다는 중압감 때문입니다. 내 인생의 중요한 이벤트와 부모님의 돌봄이 겹칠 때, 보호자는 극심한 번아웃에 직면합니다. 


저자는 가족의 인생도 소중히 생각하면서 무리하지 않고 생활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드는 것이 돌봄을 오래 계속하기 위한 토대가 된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과 함께 안전하게 당일치기 여행을 떠나고, 산책을 하고, 외식을 즐기는 디테일한 매뉴얼까지 있어 도움되었습니다.


『고령자의 생활 돌봄 매뉴얼』은 웰다잉의 의미를 되짚어보게 합니다. 마지막 숨을 거두는 물리적 공간이 집이냐 병원이냐는 본질이 아닙니다. 임종 전 남겨진 몇 달, 몇 년의 시간 동안 가족들과 얼마나 자주 눈을 맞추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산책을 하며 인간다운 삶의 밀도를 채웠는지가 훨씬 중요한 겁니다. 집에서의 요양이 한계에 다다라 의료적 조치를 위해 병원을 선택한 것을 두고 자책할 필요는 전혀 없음을 들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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