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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살 손글씨 첫걸음 - 하루 15분, 따라 쓰기만 해도 예뻐지는
김해선 지음 / 서교책방 / 2026년 6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글씨는 아이의 또 다른 얼굴 『여덟살 손글씨 첫걸음』. 손가락 하나로 모든 문장을 타이핑할 수 있는 세상, 우리 아이들 연필 쓸 일이 줄어들고 있지요?
김해선 선생님은 초등학교에서 17년째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베테랑 교사 김해선 선생님은 오랜 기간 1학년 담임을 맡으며 아이들의 흐트러지는 글씨를 교정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해 왔습니다.
"바르게 써라", "또박또박 써라"라는 잔소리는 연습할 때만 잠시 효과가 있을 뿐, 돌아서면 다시 삐뚤빼뚤해지는 도돌이표 같은 일상이었습니다. 이 책은 교육 현장의 치열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합니다.
글씨는 단순히 텍스트를 기록하는 수단이 아닙니다. 글씨는 타인에게 보여지는 아이의 또 다른 인상이자 학습 자신감의 원천이라고 합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당장 알림장을 쓰거나 수행평가를 치러야 합니다. 아무리 머릿속으로 정답을 완벽하게 알고 있어도, 채점관인 교사가 알아볼 수 없는 숫자가 적혀 있거나 글자가 뭉개져 있다면 불이익을 받기 십상입니다.

『여덟살 손글씨 첫걸음』에서 소개하는 4단계 연습법은 미취학 아동과 초등 저학년 아이들에게 학교생활에 당당하게 적응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연필로 글씨를 쓸 수 있는 손힘이 생긴 6~7세 어린이부터 초등 저학년에게 딱 좋습니다.
한글을 공간의 기하학적 분할로 접근하는 점이 신선했습니다. 한글을 자형(글자 모양)에 따라 크게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합니다. 기울인 세모형(◁), 바른 세모형(△), 마름모형(◇), 네모형(□). 대부분의 아이들이 글씨 크기 비율을 맞추지 못해 애를 먹습니다. 자음이 너무 크거나 모음이 너무 짧아서 글자가 둥둥 떠다니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여덟살 손글씨 첫걸음』은 도형이라는 직관적인 가이드라인으로 해결합니다. "개미"라는 단어를 쓸 때 "개"라는 글자가 왜 ◁ 모양을 이루어야 하는지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선에 맞춰 써보게 합니다.

그리고 손글씨로 배워야 할 글씨는 실제 인간의 손끝에서 나오는 필압과 획의 꺾임이 살아있어야 합니다. 획의 흐름이 자연스러운 정자체를 채택했습니다.
특히 마음에 드는 건, 문장부호와 숫자로 연습할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아이들이 자주 하는 실수 중 하나가 바로 문장부호의 점을 동그랗게 색칠하느라 손에 힘을 과도하게 주어 지치는 현상입니다. 현장 교사만이 알 수 있는 세밀한 피드백이 귀여운 일러스트와 함께 담겨 있습니다.
3단계와 4단계에 배치된 단어들은 무작위 단어 조합이 아닙니다. 초등 1, 2학년 국어 및 통합교과(학교, 가족, 마을, 자연 등)에서 엄선한 필수 교과 어휘들을 수록해 두었습니다. 아이들은 손글씨를 연습하는 동시에 교과서에서 만나게 될 단어들과 자연스럽게 낯을 익히게 됩니다.
감정 표현 어휘도 수록되어 있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자신의 내면 상태를 표현할 때 "좋아", "짜증 나", "싫어" 같은 극단적이고 축약된 단어 몇 개만을 사용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 책은 '설레다', '조마조마하다', '궁금하다', '초조하다' 등 마음의 결을 촘촘하게 쪼개어 표현하는 단어들을 보여줍니다.
"내일 놀이공원에 갈 생각에 설레."라는 문장을 연필로 꼭꼭 눌러 쓰면서, 그 단어가 품고 있는 정서와 맥락을 온몸으로 감각하는 문해력의 시간입니다. 글씨 연습이 문해력의 확장으로 이어지는 겁니다.
악필을 교정해 주는 기능성 워크북의 역할을 뛰어넘어, 아이가 평생 지니고 갈 학습의 태도와 내면의 주도성을 길러주는 주춧돌이 되어줄 책입니다.
글씨를 어떻게 지도해야 하는지 몰라 "천천히 써.", "또박또박 써." 같은 말만 반복하는 엄마라면 『여덟살 손글씨 첫걸음』 책으로 편안해질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추상적인 조언이 아니라 구체적인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