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곤충책 - 가장 쉬운 곤충 안내서, 최신 개정판
한영식 지음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2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고생대 데본기부터 이 땅을 지켜온 진정한 원주민, 100만 종이 넘는 압도적 숫자로 생태계를 지탱하는 곤충. 지구의 진짜 주인일지도 모릅니다. 그 거대한 세계로 통하는 가장 친절한 문, 한영식 저자의 『쉬운 곤충책』으로 작은 거인들과 친구과 되어보세요.


한영식 저자는 곤충 연구가라는 딱딱한 직함보다 곤충의 대변인이라는 수식어가 더 잘 어울리는 분입니다. 곤충생태교육연구소 [한숲]의 대표로서 수많은 베스트셀러 도감을 집필하며 일반인들이 곤충을 징그러운 존재가 아닌 궁금한 이웃으로 느끼게 만드는 데 평생을 바친 분입니다.


『쉬운 곤충책』은 곤충이라는 생명체가 가진 공학적 경이로움을 먼저 설명합니다. 머리, 가슴, 배로 나뉘는 삼단 구조는 수억 년의 진화가 빚어낸 최적화된 생존 시스템입니다. 겹눈의 화려한 시각 정보 처리 능력, 더듬이가 감지하는 화학적 신호들, 그리고 가슴에 집중된 강력한 근육이 만들어내는 비행 능력까지. 알면 알수록 곤충이 결코 하등한 존재가 아님을 깨닫게 됩니다.






『쉬운 곤충책』은 계절별로 곤충을 배열합니다. 기존 도감이 분류학 중심이었다면, 이 책은 시간의 흐름을 기준으로 766종의 곤충을 배치합니다. 각 계절 안에서는 딱정벌레목 → 나비목 → 벌목 → 파리목 → 노린재목 → 메뚜기목 → 잠자리목 → 다양한 곤충 순으로 보여줍니다.


봄 파트는 생동감으로 가득합니다. 추운 겨울을 견뎌내고 껍질을 벗으며 나오는 곤충들의 모습은 마치 드라마틱한 부활의 현장을 보는 듯합니다.


봄의 주인공은 단연 나비목입니다. 화사한 꽃들 사이를 누비는 나비의 우아한 날갯짓 이면에 숨겨진 치열한 먹이활동과 번식 전략을 읽다 보면, 우리가 보던 풍경이 한층 입체적으로 다가옵니다.


여름은 명실상부 곤충의 계절입니다. 2,000여 컷에 달하는 고화질 사진의 위력이 대단합니다. 딱정벌레목의 단단한 갑옷광택이나 나방 날개의 기하학적 무늬는 그 자체로 예술 작품입니다. 특히 딱정벌레와 사슴벌레를 찾는 초보 채집가들에게도 유용합니다. 구체적인 서식지와 먹이, 그리고 이름의 유래까지 곁들여져 곤충의 퍼스널리티를 이해하게 만듭니다.


가을 곤충들이 맞이하는 생의 끝자락에 대해서도 배우는 시간입니다. 다음 세대를 위해 알을 남기고 사라지는 곤충들의 한살이는 생명의 유한성과 연속성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책 하단에 실린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읽는 재미도 좋습니다.


겨울엔 곤충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나무껍질 밑, 차가운 흙 속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동면하는 곤충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습니다. 관찰의 영역을 보이는 것에서 숨겨진 것으로 확장시킵니다. 인내의 시간을 견디는 생명체들의 고요한 투쟁을 읽다 보면,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느끼게 됩니다.





용어 해설과 학명 찾아보기를 통해 전문 도감으로서의 기능성까지 갖췄습니다. 관찰의 문턱을 낮추는 『쉬운 곤충책』. 관찰을 돕기 위한 시각적 데이터로 기능하는 사진 자료도 유용합니다. 암컷과 수컷의 차이, 애벌레에서 성충까지의 변화, 짝짓기 장면 등은 텍스트만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을 보완합니다.


곤충은 작지만, 생태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 않습니다. 꽃가루를 옮기고, 유기물을 분해하며, 다른 생물의 먹이가 됩니다. 생태계의 순환을 유지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길가의 작은 곤충 하나도 지나치기 어려워집니다. 이름을 알게 되면 존재가 보이고, 존재를 이해하면 관계가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자연을 읽는 눈을 기르는 안내서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