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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읽고 보는 위대한 실패 도감 - 위인들의 실패와 성공담으로 키우는 초등 문해력 ㅣ 쉽게 읽고 보는 도감
정상영 지음, 신응섭 그림 / 진선아이 / 2026년 2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쉽게 읽고 보는 위대한 실패 도감』은 성공한 사람들의 화려한 결과물보다 어두운 무대 뒤에서 얼마나 처절하게 넘어지고 깨졌는지에 주목합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세상을 해석해온 베테랑 저널리스트 정상영 작가는 실패라는 주제를 아이들이 맛있게 소화할 수 있도록 버무려냈습니다. 한 편의 뉴스 기사를 읽듯 부담 없이 책장을 넘길 수 있습니다. 신응섭 작가의 익살스러운 일러스트는 인물 이야기에 생명력을 불어넣습니다.
40가지의 실패 레시피를 통해 우리가 놓치고 있던 진짜 성장의 의미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성공이라는 견고한 성벽 아래 깔린 실패라는 주춧돌의 존재를 일깨워줍니다.
천재 발명가로 기억하는 토머스 에디슨 편에서는 그가 전구를 만들기 위해 거친 6천 번의 실패를 짚어줍니다. 요즘 같으면 안 되는 일에 매달리는 고집불통 소리를 듣기 딱 좋습니다. 에디슨은 이를 실패라 부르지 않고 전구가 작동하지 않는 6천 가지 방법을 발견한 것이라 했습니다. 관점의 전환이 한 인간의 역사를 어떻게 바꾸는지 보여줍니다.

애플의 혁신가 스티브 잡스의 사례도 드라마틱합니다. 너무 일찍 찾아온 성공에 오만해져 자신이 세운 회사에서 쫓겨났던 스티브 잡스. 21세기 최고의 혁신가조차 자신의 오만함이라는 내부의 적에게 패배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자신이 만든 왕국에서 추방당하는 수모를 겪었지만, 그 공백기 덕분에 내실을 다질 수 있었습니다. 만약 그가 쫓겨나지 않았다면, 지금의 아이폰을 만나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실패가 파멸이 아닌 재부팅의 기회임을 잡스의 생애는 증명합니다.
이어서 신체적, 환경적 결핍을 가진 인물들이 어떻게 그 결핍을 비범함으로 치환했는지를 다룹니다. 베토벤, 헬렌 켈러, 스티븐 호킹, 프리다 칼로 등 신체적 한계를 비극으로만 묘사하지 않고, 사고 방식이 어떻게 바뀌었는지에 초점을 둡니다.
베토벤은 청력을 잃은 뒤 음악을 포기한 인물이 아니라, 소리를 내면의 진동으로 재구성한 작곡가가 되었습니다. 스티븐 호킹 역시 움직일 수 없는 몸 대신 상상력과 질문 능력을 무기로 삼은 과학자입니다.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는 ADHD를 극복하기 위해 수영에 매진했습니다. 결핍을 또다른 에너지로 만들어냈습니다. 나만 부족한 게 아니구나, 위인들도 이토록 힘들었구나라는 공감대는 아이들에게 그 어떤 훈계보다 동기부여가 됩니다.
인종 차별, 전쟁, 가난 등 개인의 힘으로 어쩌지 못하는 거대한 시대적 파도에 맞선 인물들도 있습니다. 조선 최고의 지성이라 불리는 정약용은 18년이라는 긴 유배 생활을 500권이 넘는 저술 활동으로 채웠습니다. 만약 그가 순탄한 관직 생활을 이어갔다면 위대한 저서들은 탄생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이순신의 백의종군 역시 패배의 상징이 아니라, 전략과 인내의 시간으로 묘사됩니다.
흑인 성악가 매리언 앤더슨이 인종 차별의 벽에 부딪혀 공연장을 구하지 못했을 때, 링컨 기념관 광장에서 7만 명의 관중 앞을 선택했습니다. 시대의 편견을 깨부수는 망치였음을 보여줍니다.
실패가 사회적 구조에 의한 것일 때, 우리가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 가르쳐줍니다. 굴복할 것인가, 아니면 그 벽을 넘어서는 새로운 길을 만들 것인가를요.
생전에 빛을 보지 못했던 비운의 천재들도 등장합니다. 빈센트 반 고흐는 지독한 가난과 정신적 고통 속에서 그림을 그렸지만, 끝내 대중의 인정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당장의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그 과정이 가치 없는 것은 아닙니다. 유전 법칙을 발견한 멘델 역시 사후에야 그 업적을 인정받았습니다. 이들의 삶은 성공의 정의를 결과가 아닌 과정에서의 진정성으로 확장시킵니다.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스스로의 가치를 믿고 나아가는 고독한 확신이야말로 이 시대에 필요한 덕목일지 모릅니다.
교육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했던 낙제생들의 이야기도 유쾌합니다. 아인슈타인은 어린 시절 말을 배우는 것이 늦어 지진아라는 소리를 들었고, 피카소는 수학 성적이 형편없었습니다. 이들은 표준화된 교육의 틀 밖에서 자신만의 창의성을 키웠습니다.

독창적인 사고방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줍니다. 조지 버나드 쇼의 풍자와 유머는 정규 교육 과정이 만들어낸 산물이 아니라, 세상을 비딱하게 바라볼 줄 아는 그만의 독특한 시선에서 나왔습니다. 정답을 맞히는 능력보다 질문을 던지는 능력의 위대함을 깨닫게 됩니다.
초판 한정 성공 노트도 있습니다. 위인의 멋진 실패를 수집해보고, 스스로 용기 있게 도전했던 순간들을 기록할 수 있습니다. 실패는 부끄러워서 숨겨야 하는 숙제가 아니라, 오히려 성장시켜 주는 나만의 보물 창고라는 걸 직접 경험할 수 있습니다.
『쉽게 읽고 보는 위대한 실패 도감』은 실패는 끝이 아니라, 위대한 성공이라는 요리를 완성하기 위한 가장 매운 밑재료라는 것을 일깨워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