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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여 상속 최고의 수업 - 세금 줄이는 40가지 비법
유찬영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6년 2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노노(老老)상속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부모님이 건강하게 100세를 향유하시는 것은 크나큰 축복이지만, 세무적인 관점만 떼어놓고 보면 70대 자녀가 100세 부모님께 재산을 물려받는 조금은 서글픈 상황이 연출되곤 합니다. 투자의 활력도, 소비의 즐거움도 시들해진 시기에 받는 상속은 그저 세금 정산의 고단한 과정일 뿐입니다.
『증여 상속 최고의 수업』은 국세청 17년 근무 경력을 포함해 50년 가까이 세무 현장을 지켜온 유찬영 세무사의 내공이 집약된 책입니다. 세금 아끼는 법을 넘어, 가족 간의 평화와 부의 효율적인 대물림을 목표로 2026년 최신 세법으로 풀어냅니다. 우리가 먼저 선수 쳐야 할 절세 비법 40가지를 만나보세요.
상속세는 흔히 부유세라 불리지만, 이제는 서울에 아파트 한 채만 있어도 누구나 해당하는 보편적 세금이 되었습니다. 재산을 얼마나 남길 것인가보다 어떻게 남길 것인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상속세를 적게 내는 가장 고전적이면서도 확실한 방법은 상속인들이 재산을 어떻게 나누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상속세는 누진세율 구조이기 때문에 한 사람에게 몰아서 주는 순간 세율이 급격히 상승합니다. 30억 원을 한 자녀에게 상속하면 최고세율 구간에 진입하지만, 배우자와 자녀로 나누면 과세표준 자체가 달라집니다. 분할은 가족 화합의 제스처이자 세무 전략입니다.
저자는 현금을 뽑아 금고에 쌓아둬 봐야 소용없다고 일침을 가합니다. 돌아가시기 직전 거액을 인출하면 국세청이 모를 거라 생각하지만, 국세청의 빅데이터는 생각보다 집요합니다. 소명되지 않은 인출 금액은 결국 상속재산으로 추정되어 가산세 폭탄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리얼하게 묘사합니다.
저자는 100세 시대의 세대 갈등을 해결할 유일한 열쇠로 사전증여를 꼽습니다. 증여는 단순한 자산 이동이 아니라, 자녀가 경제적 자립을 이룰 수 있는 종잣돈을 합법적으로 넘겨주는 행위입니다. 10년 단위로 갱신되는 증여재산공제를 활용하면 70세 부모라도 증여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비과세 항목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짚어줍니다. 증여인 듯 증여 아닌 증여 같은 상황이 꽤 많거든요. 치료비, 생활비, 교육비 등 일상적으로 주고받는 돈이 언제 증여세 대상이 되고, 언제 면제되는지를 세밀하게 가이드라인을 잡아줍니다.
대한민국 자산의 대부분은 부동산입니다. 국세청이 가장 눈독 들이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여러 방법을 놓고 고민하는 분들을 위해 저자가 계산기를 두드려 줍니다. 20억 원 아파트를 넘길 때 대출을 끼고 넘기는 것이 유리한지, 아니면 아버지가 증여세까지 다 내주는 것이 유리한지도 실사례로 비교 분석합니다. 당장 증여세 낼 돈이 없다면 할 수 있는 대안도 등장합니다.

가족 간 저가 매매를 꿈꾸는 분들이 주의해야 할 부분도 짚어줍니다. 차용증만 쓴다고 다가 아니라며 경고합니다. 원금과 이자를 실제로 상환하는 금융 기록이 없다면 국세청의 빅데이터 시스템을 피할 수 없습니다.
자녀법인 활용법도 자산가들이 궁금해하는 대목입니다. 저자는 개인과 법인의 세금 구조 차이를 설명하고, 이월과세 특례를 통해 상속 및 증여 가액을 낮추는 방법을 보여줍니다. 중요한 건 세법은 억압의 규칙이 아니라 선택의 지도로 활용된다는 점입니다. 법이 정한 테두리 안에서 절세할 수 있는 전략을 배워야 합니다.
복잡한 세법을 사례로 풀어내고 있어 목차를 보며 지금 당장 궁금한 것부터 읽기 좋습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법은 잠자는 자의 권리를 보호하진 않습니다. 미리 준비하면 축복이 될 증여가, 임박해서 서두르면 독이 된다는 사실을 일깨워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