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말씀대로 살아보니 - 인생이 가벼워지는 15가지 불교 수업
토니 페르난도 지음, 강정선 옮김 / 윌마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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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심리의학 교수이자 수면의학의 세계적 권위자 토니 페르난도 박사의 『부처님 말씀대로 살아보니』. 의사 가운을 벗고 미얀마의 뜨거운 흙바닥에서 네 번이나 임시 출가를 감행한 후 탄생한 책입니다.


진료실에서 약물과 상담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인간 고통의 근원적 지점을 인류 최초의 심리학자라고 할 수 있는 부처의 통찰에서 건져올립니다. 이 책은 종교 서적이 아닙니다. 의학과 수행이 교차하는 정신건강 가이드북입니다. 우리 마음의 고통을 어떻게 해부하고 재조립할 수 있는지 살펴봅니다.


먼저 正見(바른 견해) 파트에서는 인지적 오류에 대해 설명합니다. 우리가 겪는 고통의 핵심을 파판차(Papanca)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증폭되어 결국 현실과는 동떨어진 거대한 불안의 직물을 짜내는 상태를 말합니다. 정신의학의 생각 과잉(Overthinking)과 연결하며, 우리가 얼마나 자주 스스로 만든 시나리오 속에 갇혀 사는지를 짚어줍니다.


파판차는 우리가 흔히 겪는 스트레스의 주범입니다. 누군가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에 '저 사람이 나를 무시하나?'하며 밤잠을 설치는 것, 그게 바로 마음의 질병인 파판차입니다. 부처는 이를 질병처럼 여기고 벗어나야 한다고 했습니다. 저자는 우리가 이성적이라는 착각을 버리고, 마음이 만들어내는 욕망의 소용돌이를 객관적으로 관찰할 때 비로소 행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두 번째 戒(계) 파트에서는 흐트러진 삶을 정렬하는 최소한의 규격에 대해 말합니다.계율이라고 하면 딱딱하고 구속적인 도덕 수칙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페르난도 박사는 삶의 정서적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안전장치로 해석합니다. 타인과 나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무해한 삶이 어떻게 우리 내면의 평화를 담보하는지 설명합니다.


특히 언어의 사용, 즉 정직하고 친절한 말의 중요성을 짚어줍니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말을 함부로 내뱉으며 관계의 근간을 흔들곤 합니다. 그렇기에 스스로를 단속하는 것이 수행의 시작임을 이야기합니다.


부정적인 언어와 행동은 주변뿐만 아니라 나 자신의 뇌 구조까지도 부정적으로 편향되게 만듭니다. 저자는 불살생, 불음주 등의 계율을 종교적 금기를 넘어 중독과 충동으로부터 나를 보호하고 고유한 존재감을 회복하는 실천적 방법론으로 보여줍니다.


3부에서 다루는 布施(보시)는 기부하는 행위를 넘어섭니다. 집착의 고리를 느슨하게 만드는 훈련으로 바라봅니다. 저자는 수많은 환자가 무언가를 움켜쥐려(grasp) 할 때 고통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보시는 내가 가진 것을 내어놓음으로써, 역설적으로 그것이 없어도 나는 온전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과정입니다. 미얀마에서의 탁발 경험을 통해 저자는 관대함이 뇌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설명하며, 대가 없는 베풂이 어떻게 우리를 결핍의 늪에서 건져 올리는지 보여줍니다.


4부 定(정)에서는 실천적 핵심인 마음챙김(Mindfulness)을 다룹니다. 저자는 마음챙김을 나를 바깥에서 객관적으로 보는 힘으로 규정합니다. 명상이란 특별한 장소에서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는 것만이 아닙니다. 틱낫한의 명상법 중 설거지 명상이 재밌습니다. 한 접시 한 접시 천천히 닦아보세요. 저자도 그릇의 감촉, 따뜻한 물, 손의 움직임을 온전히 알아차리며 설거지한다고 합니다.


더불어 생각을 억지로 멈추려 하지 말고, 단지 그 생각이 일어나고 사라지는 과정을 관찰하라고 조언합니다. 스마트폰 중독과 정보의 과부하로 인해 마음놓침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자신의 호흡으로 돌아오는 이 훈련은 뇌의 전두엽을 강화하고 정서적 평온을 되찾아줍니다.


5부에서 저자는 慧(혜), 지혜의 본질을 파고듭니다. 그가 말하는 지혜는 세상의 불확실성을 수용하고 변화를 받아들이는 유연한 태도입니다. 스승 아잔 차의 가르침인 마이 네(Mai nae 무상)를 들려줍니다. 마이 네는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자신의 신념이나 가치관에 중독되어 내가 맞고 네가 틀리다는 고집에 빠지곤 합니다. 저자는 모든 것은 본질적으로 불확실하다는 것을 일깨워 줍니다.


마지막 6부는 慈悲(자비)의 실천입니다. 자비를 동정심이 아니라, 타인과 내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음을 깨닫는 인지적 전환으로 봅니다. 모든 인간이 고통을 피하고 행복을 원한다는 보편성을 인식할 때,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친절을 베풀 수 있습니다.





자기 연민의 중요성도 강조합니다. 타인을 향한 연민 이전에, 지치고 소진된 자신을 먼저 돌보아야 하는 겁니다. 스트레스받거나 잠이 부족한 상태라면 자애와 연민의 마음은 생기지 않습니다.


저자는 부처를 인류 역사상 가장 명석한 심리학자라고 칭송했습니다. 『부처님 말씀대로 살아보니』는 불교를 마음 과학의 영역으로 끌어올렸습니다. 우리가 겪는 대부분의 고통은 외부 환경이 아니라, 그 환경을 해석하고 증폭시키는 우리 마음의 습관에서 비롯됩니다.


파판차의 소용돌이를 멈추고, 쥐고 있는 손을 느슨하게 하며, 지금 이 순간의 감각에 깨어있는 것. 저자는 이 원칙들이 우리 삶을 얼마나 가볍게 만들 수 있는지 함께 경험해보자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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