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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장사 - 대박은 아니어도 폐업은 없다! 사장이 꼭 알아야 할 생존의 룰
박호영 지음 / 라온북 / 2026년 1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대박이라는 달콤한 환상에 취해 비틀거리는 사장님들에게 제발 정신 차리라며 찬물을 끼얹는, 하지만 그 끝엔 확실한 구명보트를 태워주는 실전 지침서 『생존장사』.
박호영 저자는 10년 넘게 현장에서 구르고, 코로나19라는 거대한 파도 속에서도 천안 최초의 대기실 있는 중식당을 일궈낸 현장 전사입니다. 월세 걱정에 밤잠 설치던 시절을 지나 앉은뱅이밀 면과 원팩소스라는 시스템 혁신을 이뤄낸 그의 이력을 바탕으로 생존 투쟁기를 펼쳐보입니다.
운이 없어서 망했다고 흔히 변명합니다. 하지만 100만 폐업 시대에 살아남는 단 하나의 방법은 바로 사장의 태도라는 것을 일깨워줍니다. 장사는 운의 영역이 아니라 철저히 준비된 자의 전장입니다. 저자는 생존 계획서부터 써라고 말합니다. 대박을 꿈꾸는 사업 계획서가 아니라, 어떻게 해야 내 식당이 숨이 끊어지지 않고 붙어있을지에 대한 치밀한 방어 전략이 우선이라는 뜻입니다.
저자가 강조하는 공부하는 사장의 개념은 입체적입니다. 책 몇 권 읽는 것이 아니라, 현장의 문제를 데이터화하고 해결책을 도출하는 실천적 학습을 의미합니다. 입으로만 절박함을 외치는 사장은 결국 정체됩니다. 변화하는 시장의 속도를 사장의 학습 속도가 따라잡지 못할 때, 식당은 서서히 죽어갑니다.
이 장을 읽다 보면 뜨끔해질 사장님들이 많을 겁니다. 공부하지 않는 사장은 고객의 변화를 눈치채지 못하고, 결국 과거의 영광에 갇혀 폐업이라는 종착역으로 향하게 됩니다.

『생존장사』는 장사를 구조의 문제로 접근합니다. 대부분의 식당과 많은 예비 사장이 식당을 창업할 때 매출 - 비용 = 이익으로 계산합니다. 열심히 팔아서 매출을 올리고, 거기에 비용을 제외하고 남는 것이 이익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100만 폐업의 대한민국 외식업이기에 이 공식을 그대로 해석하면 안 된다고 말합니다. 저자는 이 관습적인 공식을 뒤집으라고 말합니다. 이익을 먼저 확정 짓고, 그 이익을 보존하기 위해 매출 목표와 비용 구조를 끼워 맞추는 역발상 경영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생존을 위한 산수입니다.
맛있으면 장사 잘된다는 말은 이제 신화에 가깝습니다. 저자는 맛은 기본값일 뿐, 진짜 승부는 경험 설계에서 난다고 합니다. 블루오션이라는 환상에 빠져 아무도 찾지 않는 곳으로 가기보다,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 속에서 새로운 대안이 되는 것이 훨씬 영리한 전략이라고 합니다.
식당의 가치란, 꼭 그 식당에서 먹어야 하는 이유라고 짚어줍니다. 이 가치를 만들기 위해 저자는 메뉴를 해체하고, 나열하고, 다시 믹스하라고 조언합니다. 익숙하지만 낯선 상품, 즉 공감대가 있으면서도 차별화된 포인트가 있는 상품이 줄을 세운다고 합니다.

『생존장사』는 행동경제학적 관점에서 가격 전략을 접근합니다. 사장님들은 가격 인상을 두려워하지만, 저자는 어떻게 보여주느냐에 따라 고객이 기꺼이 지갑을 열게 만들 수 있다고 말합니다. 앵커링 효과(기준점 설정)와 디코이 전략(미끼 상품 활용)을 통해 고객이 스스로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했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고도의 심리전이 등장합니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지불 고통의 제거입니다. 저자는 회전초밥집에서 접시 색깔별로 가격을 매기는 행위가 고객의 뇌에 어떤 자극을 주는지 분석하며, 어떻게 하면 고객이 돈을 쓰면서도 쾌락을 느낄 수 있을지 고민하라고 주문합니다.
리뷰 마케팅에 대해서도 콜라, 사이다 같은 흔한 음료는 피하고, 되도록 고객이 체감하는 혜택이 크다고 느껴지는 것을 준비해야 한다고 합니다. 단순히 음료수 한 캔 주는 식의 성의 없는 이벤트가 아니라, 돈가스 정식 업그레이드나 보쌈 제공처럼 고객의 뇌가 즉각적으로 반응할 만한 강력한 혜택을 설계하라는 것입니다. 조건부 보상이 아니라 감동의 설계가 되어야 하며, 고객의 세 번 방문을 유도하는 치밀한 체계로 이어져야 합니다.
살아남으려면 왜 더 좋은가를 설득하고 브랜딩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저자가 말하는 브랜딩은 우리 식당이 이 지역에서 이것만큼은 최고다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작은 시장 독점 전략입니다.
벤치마킹에 대한 조언도 뼈를 때립니다. 단순히 남의 것을 베끼는 것은 도둑질이지만, 그 원리를 훔쳐서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은 창조적 진화입니다. 1등 식당의 키워드를 분석하고, 자신의 식당에 최초 혹은 압도적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는 요소를 찾아내는 것. 이것이 가성비 장사꾼에서 브랜드 사장으로 거듭나는 핵심 경로입니다.

마지막으로 온라인 생태계를 다룹니다. 맛집은 숨어있어도 찾아온다는 말은 이제 옛말입니다. 고객은 이제 네이버 플레이스 정보를 보고 식당에 대한 확신을 얻습니다. 정보가 부정확하거나 리뷰 관리가 안 되어 있다면 검색 창에서 바로 이탈합니다.
저자는 네이버 로직을 쫓기보다 고객의 심리 경로를 쫓으라고 조언합니다. SNS 마케팅 또한 한 가지 플랫폼이라도 제대로 파서 매출과 연결하는 실행력이 중요함을 역설합니다. 결국 온라인 마케팅도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고객에게 진심을 전달하려는 사장의 태도와 공부에서 출발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줍니다.
『생존장사』는 처절하게 버티고, 냉정하게 계산하며, 압도적으로 실행하여 망하지 않는 법을 알려줍니다. 장사를 노동으로만 인식하던 사장님들에게 경영이라는 전략적 승부의 세계를 열어줍니다. 이제는 생존 구조를 만드는 영리한 사장이 되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