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가족이 함께 알아야 할 고령자 응급대처법 - 뇌졸중, 심혈관 질환부터 낙상, 감염까지
김준성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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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김준성 교수가 전하는 『온 가족이 함께 알아야 할 고령자 응급대처법』. 응급실 현장에서 축적된 경험을 가족의 언어로 재구성한 생활 밀착형 지침서입니다. 불가피한 순간에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다룹니다. 건강서이자 위기관리 매뉴얼이며 동시에 가족의 판단력을 키우는 교육서입니다.


부모님의 말과 행동을 보며 나이가 있으셔서 그렇겠거니 하고 넘기곤 합니다. 하지만 이 책은 이런 생각이 위험한 착각임을 짚어줍니다. 우리가 자연스러운 노화라고 치부했던 순간들이 사실은 생명을 위협하는 응급상황의 신호탄이었음을 경고합니다. 고령자 응급상황의 30%가 초기에 나이 탓으로 여겨지면서 진단이 지연된다는 통계는 우리의 무지와 방심이 얼마나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는지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김준성 교수는 고령자의 응급상황은 일반적이지 않다는 것을 일깨워 줍니다. 젊은 사람이 심근경색을 겪으면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통증을 호소합니다. 전형적 증상입니다. 하지만 고령자는 다릅니다. 가슴 통증 대신 그냥 "기운이 없다"라고 말하거나 "소화가 안 된다"라고 표현합니다. 뇌졸중도 마찬가지입니다. 젊은 사람은 갑작스러운 편측 마비나 언어 장애로 극적으로 나타나지만, 고령자는 "오늘 유난히 어지럽네" 정도로 애매하게 시작됩니다. 이 '비전형성'이 고령자 응급의료의 가장 큰 함정입니다.


뇌졸중, 심근경색, 낙상, 발열, 복통, 호흡곤란, 어지럼증 등 주요 응급상황별로 챕터를 나누어 각각의 대응법을 상세히 다룹니다. 페이지 상단에 증상별 태그를 달아서 궁금한 부분을 빠르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68세 박 할머니와 70세 최 할아버지, 둘 다 말이 어눌해지고 한쪽 팔에 힘이 없어지는 똑같은 증상을 보였습니다. 차이는 오직 하나, 보호자의 대응 속도였습니다. 박 할머니의 가족은 즉시 119에 신고했고, 55분 만에 혈전용해제를 투여받아 완전히 회복했습니다. 반면 최 할아버지의 가족은 "조금 쉬면 나아지겠지"라며 2시간을 집에서 기다렸고, 그 결과 평생 반신마비와 언어 장애를 안고 살게 됐습니다. 단 2시간의 차이가 두 인생을 완전히 갈라놓은 것입니다.





 『온 가족이 함께 알아야 할 고령자 응급대처법』의 실용적인 부분은 응급상황 판단 기준을 제시한다는 점입니다. 언제부터 증상이 시작되었는가(시기), 평소와 얼마나 다른가(정도), 변화가 갑작스러운가 서서히 진행되었는가(양상), 기존에 수행하던 일상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가(기능). 복잡해 보이지만 사실 이 모든 질문의 핵심은 하나입니다. 평소와 다른가?


고령자는 대부분 2~3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동시에 보유합니다.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이 기본 세트처럼 따라붙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증상이 생겨도 기존에 앓고 있던 질병 때문인지, 새로운 문제 때문인지 구분하기 어려워집니다. 저혈당으로 어지럼증을 자주 느끼던 당뇨병 환자가 뇌졸중으로 인한 어지럼증을 평소처럼 넘겨버리는 상황이 실제로 빈번히 발생합니다.


그렇기에 보호자의 직관이 중요합니다. 바로 어제까지 혼자 하시던 일을 오늘 갑자기 어려워하신다면, 평소 걸음걸이와 오늘 걸음걸이가 눈에 띄게 다르다면, 말투나 반응 속도가 달라졌다면 응급상황을 의심해야 합니다. 가족이기에 알 수 있는 평소와의 차이가 가장 정확한 조기 경보 시스템입니다.


응급상황을 인지했다면 다음은 행동입니다. 이 정도로 응급실에 가도 될까? 이 한 순간의 망설임이 골든타임을 놓치게 만듭니다. 그래서 저자는 판단 도구를 소개합니다. 뇌졸중 의심 시 사용하는 F.A.S.T 검사가 대표적입니다. 낙상 챕터에서는 고관절 골절의 치명성을 경고합니다. 통계적으로 고관절 골절을 당한 고령자의 1년 내 사망률은 20~30%에 달할 정도로 사망률이 높다고 합니다. 뼈 하나 부러진 게 무슨 대수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고령자에게 낙상은 암보다 무서운 살인자입니다.


고령기에는 기존 질병과 함께 살면서도 최대한 좋은 삶의 질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완벽한 건강이 아닌 관리 가능한 건강, 질병이 없는 삶이 아닌 질병과 함께 살아가는 삶. 이것이 고령자 건강관리의 현실적 목표라는 저자의 말이 현실적입니다. 저자는 환자만이 아니라 보호자의 건강도 중요하게 다룹니다. 고령자를 돌보는 가족들은 자신의 건강을 뒤로 미룹니다. 하지만 돌보는 사람이 쓰러지면 돌봄 자체가 무너집니다. 자기 돌봄이 이기심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돌봄의 전제조건이라는 것을 일깨워 줍니다.





뇌졸중 F.A.S.T 체크리스트, 심근경색 증상 체크리스트, 낙상·의식 저하·호흡곤란·심한 출혈·화상 상황별 행동 지침, 응급실 의료진에게 전달할 복용 약물 및 기저질환 정보 기록란, 비상 연락망까지. 실전 체크리스트까지 있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복용 약물 기록란은 필수입니다. 고령자는 여러 만성질환으로 5~6가지 약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응급실에서 의료진이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이 바로 이 정보입니다. 항응고제를 복용 중인지, 당뇨약은 무엇인지에 따라 응급처치 방향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위급한 순간에 약 이름을 하나하나 기억해내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평소에 이 부록을 작성해두는 것만으로도 골든타임을 크게 단축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 이미 초고령사회입니다. 65세 이상 인구가 1천만 명을 돌파했고, 전체 응급센터 방문자의 15%가 고령자입니다. 남의 일이 아닙니다. 우리 부모님, 우리 자신의 가까운 미래입니다.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은 노화와 함께 오는 위험에 대비하는 것입니다. 응급상황을 대비할 수 있습니다.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나이 탓이라고 넘기지 않고 응급상황으로 인지할 수 있습니다. 망설이지 않고 119를 누를 수 있습니다. 그 모든 것의 시작을 이 책 덕분에 해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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