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멘토 북
팀 에디테라 지음 / 임팩터(impacter) / 2026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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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기억을 쓰는 순간, 삶의 주도권이 돌아온다! 질문으로 나를 편집하는 『메멘토 북』. 이 기록형 도서는 기록 그 자체를 목표로 삼지 않습니다. 무엇을 남길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질문 앞에 멈출 것인가가 핵심입니다.


우리는 기록을 성실함의 문제로만 바라봅니다. 매일 쓰지 못하면 실패한 습관처럼 느껴지고, 빈 페이지가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메멘토 북』은 날짜의 강제성을 없애고, 분량의 기준을 없애며, 완성도를 평가하지 않습니다. 그 대신 질문을 전면에 배치합니다.


명화 한 점, 문학 작품 속 한 구절 혹은 철학적인 단상이나 흥미로운 가상 시나리오를 제시한 후, 그 이야기에 깃든 본질적인 질문들을 풀어내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이 질문들은 어떤 정답으로 이끌지 않습니다. 아직 말로 정리되지 않은 상태를 존중합니다. 기록의 시작점이 결과가 아니라 망설임이라는 점에서 『메멘토 북』은 다이어리도, 글쓰기 안내서도 아닙니다. 생각이 태어나는 과정을 관찰하는 사유 장치에 가깝습니다.





얽매이지 않고 오롯이 쓰고 싶은 날에만 자유롭게 기록해도 됩니다. 넉넉한 여백 덕분에 오랜 기간 나의 성장과 변화를 기록하는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줍니다. 살면서 기록할 만큼 특별한 날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메멘토 북』은 사소한 일상 속에서도 나에게 특별한 하루는 분명 존재하며, 그 순간을 포착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지를 깨닫게 합니다. 나만의 특별한 순간에 대한 기록은 시간이 지나면서 잊었던 나 자신을 재발견하게 합니다.


"화를 내는 것은 쉽다. 그러나 마땅한 사람에게, 적절한 정도와 때, 올바른 목적과 방법을 갖춰 화를 내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지도, 결코 쉽지도 않다."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제시한 후, "왜 '나는' 화가 났을까?"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내가 어제 냈던 짜증이 단순히 상대방의 잘못 때문인지, 아니면 내 내면의 결핍이 투영된 것인지 고민하게 됩니다. 이 과정은 비난이 아닌 성찰로 이어집니다.





철학적인 질문 앞에서는 내 가치관의 우선순위가 어디에 있는지 평소 하지 못했던 주제로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 고민의 흔적이 나의 정체성이 됩니다. 카프카의 소설 <변신>의 문장을 제시하며 현대인의 실존적 공포를 생각해보게 하기도 합니다. 내가 바퀴벌레로 바뀌면 어떨 것 같은지, 내 존재 가치는 무엇일지 생각해봅니다. 직함, 외모 등 껍데기가 벗겨졌을 때 남는 핵심적인 나는 무엇인지 묻는 겁니다.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의 대사와 함께 나의 현재 심리 상태를 들여다보게 하기도 합니다. "어른이 된다는 건 이런 건가 봐. (기쁨이) 줄어드는 거."처럼 괄호 안에 무엇을 채울지 생각하다 보니, 내년엔 어떤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오를지도 궁금해졌습니다.


평소 스스로에게 던지던 질문들이 아니어서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흥미진진했습니다.  때로는 펜을 든 손이 허공에서 멈춰 선 채, 끝내 빈칸으로 남겨둔 페이지를 마주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답하지 못함은 실패가 아니라, 내면의 가장 깊은 곳을 건드린 질문일지도 모릅니다.





왜 이 질문 앞에서 선뜻 문장을 시작하지 못했는지, 무엇이 내 망설임을 붙잡고 있었는지 그 이유를 가만히 곱씹어보는 행위 자체가 이미 형체 없는 사유의 기록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비어 있는 페이지는 결핍이 아니라, 미래의 내가 채워 넣을 가능성을 위해 비워둔 성찰의 여백이라 믿습니다.


『메멘토 북』은 누군가에게는 철학 입문서가 되며, 또 누군가에게는 내밀한 고해성사 자리가 됩니다. 타인의 시선에 맞춘 기록이 아니라, 나를 주제로 한 이 세상 유일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 수 있습니다.


흩어진 기억들을 조각모음해서 하나의 인생이라는 그림을 완성하고 싶다면, 빈 페이지에 당신의 이야기를 써내려가세요. 당신을 주제로 한 단 한 권의 아카이브를 소유하게 됩니다. 마음 속 상자를 여는 열쇠가 되어주는 『메멘토 북』. 감정의 미세한 결을 포착해 자기이해의 밀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기록은 나를 이해하는 기술이라는 것을 일깨워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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