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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세계 경제 시나리오 - AI 버블 붕괴와 투자 전략의 대전환
최윤식 지음 / 넥서스BIZ / 2025년 11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미래학자 최윤식 박사의 신작 『2026 세계 경제 시나리오』. 최윤식 박사는 휴스턴대학교에서 미래학 학위를 받고 세계전문미래학자협회(APF) 이사를 역임한, 데이터로 미래를 설계하는 미래학자입니다.
이 책에서는 실증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우리가 애써 외면하고 있는 2026년의 거대한 폭풍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미 기울어진 세계 경제의 균형을 독해하는 보고서에 가깝습니다.
저자는 중립을 가장한 낙관을 경계합니다. 미래학자로서 그가 오래 관찰해온 것은 위기가 늘 "괜찮다"라는 말이 가장 많이 반복될 때 시작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지금 A'라는 단어만 붙으면 주가가 폭등하는 마법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AI 버블은 이미 터지기 시작했다고 말합니다. 실질적인 수익 모델의 부재가 본질적인 문제입니다.
MIT 미디어 랩 보고서에 따르면 AI를 도입한 기업의 95%가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해 실망하고 있습니다. 값비싼 슈퍼카를 샀는데 전용 도로도 없고 기름값만 엄청나게 들어가는 상황과 비슷합니다.

피치북 보고서가 폭로한 실리콘밸리의 도박은 더욱 충격적입니다. 수조 원의 투자를 받은 AI 스타트업들의 현금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으며, 가트너는 이미 AI가 '환멸의 골짜기'에 진입했다고 진단합니다. 혁신이라는 이름 아래 가려졌던 비용 대비 효율성의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는 것입니다.
현재 시장의 절대 군주인 엔비디아에 대해서도 분석을 내놓습니다. 엔비디아와 오픈AI 사이의 불투명한 거래 관계, 그리고 점차 GPU 의존도를 낮추려는 차세대 AI 모델들의 등장은 엔비디아의 독점 체제가 영원할 수 없음을 시사합니다.
자본의 유입이 멈추고 투자 회수가 불투명해지는 순간, 시장을 지탱하던 신뢰의 고리는 순식간에 끊어집니다. 닷컴 버블 당시 수익 없는 클릭 수에 열광했던 것처럼, 지금 우리는 수익 없는 연산 능력에 과도한 프리미엄을 지불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저자는 유럽의 부채라는 조용한 암살자를 지목하기도 합니다. 특히 프랑스의 경우 유동성 잔치로 가려져 있던 국가 부채가 금리 인상과 경기 둔화라는 벽에 부딪히며 폭발 직전에 도달했습니다.
프랑스의 위기는 단일 국가의 문제로 끝나지 않습니다. 유로존 전체의 금융 네트워크를 마비시킬 수 있는 시스템 리스크입니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던 유로화와 유럽 국채는 휴지 조각이 될 위기에 처할 수 있습니다.
중국 경제는 이제 피크 차이나를 넘어 구조적 붕괴 단계에 진입했다는 것이 저자의 시각입니다. 자산의 대부분이 묶인 부동산 시장의 붕괴로 인한 가계 소비력 약화, 이자조차 감당하기 벅찬 지방정부의 파산, 시진핑 체제의 위기설까지 조목조목 짚어줍니다.
중국발 수요 절벽이 결국 AI 버블을 터뜨리는 결정적인 방아쇠가 될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전 세계 공장이자 시장인 중국이 멈추면 그 여파는 상상을 초월하는 쓰나미가 되어 돌아옵니다.

마지막으로 과도한 안일함 뒤에 감춰진 경기침체의 그림자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경제학자 하이먼 민스키는 안정 자체가 불안정을 낳는다고 말했습니다. 시장이 평화로울 때 사람들은 더 많은 빚을 내고 위험한 투자를 감행합니다. 『2026 세계 경제 시나리오』에서는 2026년이 바로 그 민스키 모멘트(부채 상환 능력이 한계에 도달해 자산 가치가 급락하는 시점)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
특히 쓰레기 같은 채권인 정크 본드로 자금이 몰리는 현상은 버블의 끝물임을 알리는 전형적인 징후입니다. 노동시장 지표와 기업 이익 증가율의 둔화를 통해 이미 경기침체의 엔진이 꺼져가고 있음을 짚어줍니다.
『2026 세계 경제 시나리오』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보여줍니다. 시나리오 1은 정상적 버블 붕괴입니다. 자산 가치의 완만한 재조정과 압축의 시기를 거치는 연착륙 시도입니다. 시나리오 2는 극단적 복합 위기로 AI 버블, 부채 위기, 경기침체가 동시에 폭발하며 기존 경제 질서가 무너지는 대재앙입니다.
남들이 괜찮다고 말할 때, 지표 뒤에 숨은 칼날을 보라는 조언이 계속 이어집니다. 세계 경제는 연결된 도미노라며, 한 조각이 넘어지면 모두가 흔들린다는 것을 일깨워 줍니다. 한국에서도 연쇄작용이 발생합니다.
한국은 앞서 언급한 AI 버블, 유럽과 중국발 부채 쓰나미, 경기침체의 그림자 세 가지 폭풍에 모두 노출되어 있습니다. AI 버블이 꺼지면 한국 경제의 대들보인 반도체 수출은 직격탄을 맞습니다. 중국이 쓰러지면 한국의 제조 공급망은 마비됩니다. 한국판 민스키 모멘트는 부동산과 가계 부채라는 뇌관을 안고 있습니다.
물론 IMF는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026년에는 1.8%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이 숫자는 안정이 아니라 위태로운 균형으로 바라보아야 한다고 짚어줍니다. 1.8%라는 숫자 뒤에 숨겨진 성장 없는 침체의 공포를 직시하라고 강조합니다. 지표상의 미미한 반등에 안도하다가는 발밑이 무너지는 줄도 모를 것이라는 경고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2026 세계 경제 시나리오』는 한국형 대응 전략을 통해 생존 시나리오를 제시합니다. 과거의 성공 방정식인 수출 중심, 고부채 투자는 이제 유효하지 않습니다. 자산을 현금화하고, 위기 상황에서 가치가 상승하는 안전자산을 확보하며, 무엇보다 정보의 비대칭성을 이겨낼 수 있는 통찰력을 길러야 합니다.
폭풍이 오기 전 배를 수리하고 구명조끼를 챙기라는 따뜻한 조언과 같은 『2026 세계 경제 시나리오』. 위기는 기회지만, 무시하면 파멸이라고 합니다. 2026년 세계 경제를 뒤흔들 세 개의 폭풍과 투자자의 생존 전략법을 통해 공부하는 투자를 체감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