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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완성 어휘력의 힘 - 하루 10분, 상위 1% 똑똑한 아이로 키우는 초등 신문
이용준(잔뒤쌤) 지음 / 온유서가 / 2025년 12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 사이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는 단연 문해력입니다. 글은 읽는데 뜻을 모르는 아이들, 긴 문장만 보면 뒷걸음질 치는 아이들을 보며 속앓이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간과하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문해력이라는 거대한 성벽을 쌓는 가장 작은 벽돌은 다름 아닌 어휘라는 점입니다.
20년 논술 베테랑과 Z세대 딸이 합작한 문해력 치트키 『초등완성 어휘력의 힘』. 단순한 어휘집이 아닙니다. 20여 년간 고등학교 교사, 논술 지도 전문가 그리고 경제지 글쓰기 코너를 운영해온 이용준(잔뒤쌤) 저자가 자신의 딸 화음이를 위해 직접 설계한 학습 생태계입니다.
저자는 수많은 학생의 성적 격차가 결국 개념어의 부재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를 타개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커리큘럼을 이 책에 담아냈습니다.
기본 재료는 뉴스 기사입니다. 사회, 경제, 문화, 과학, 환경이라는 다섯 축을 중심으로 40편의 기사가 8주에 걸쳐 배치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신문을 읽힌다는 사실 자체가 아닙니다. 신문이라는 매체가 가진 정보 압축도와 개념 밀도가 어휘 학습에 최적화되어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습니다.

1주차 첫 기사인 「장 보러 2시간, ‘식품 사막’을 아시나요?」는 사회 현상 소개로 끝나지 않습니다. 식품 사막이라는 개념어 하나를 이해하기 위해 아이는 지역, 접근성, 빈곤, 유통 구조라는 복합적인 맥락을 함께 떠올려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어휘는 외워지는 것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자리를 잡습니다.
초반에는 아이들이 친숙하게 느낄 수 있는 소재로 시작합니다. 빵집 성심당, 무인점포, 유튜브, 제주도 관광 같은 주제는 아이들의 생활 경험과 맞닿아 있습니다. 이렇게 익숙한 소재를 발판 삼아 우후죽순, 가성비, 소비 패턴 같은 추상어를 자연스럽게 끌어올립니다.
대전의 성심당이 최고의 빵집이 된 이유 기사에서는 지역 거점, 브랜드 가치라는 경제학적 관점의 문화를 배웁니다. 줄 서서 먹는 빵집 이야기가 어떻게 사회적 자산으로 연결되는지, 그 과정에서 전통과 혁신이라는 단어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깨닫게 됩니다.
이때 핵심 한자어를 중심으로 사고를 확장하는 방식도 유용합니다. 단어 뜻을 한 줄로 정리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유사 개념과의 차이, 사용 맥락, 문장 속 기능을 함께 살펴보게 합니다. 아이는 안다와 이해한다의 차이를 자연스럽게 경험하게 됩니다.
『초등완성 어휘력의 힘』은 칫솔 쓰레기, 패스트 패션, 동물원의 동물 같은 환경 이슈부터 MBTI, 디토 소비, 흑백요리사 같은 최신 이슈까지 다양한 주제의 기사를 다룹니다. 특히 경제에 대한 이야기를 아이들의 지갑 사정과 눈높이에서 이야기하고 있어 재밌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다문화 사회, 기후 변화, 디지털 학습 환경 같은 이슈는 지식 전달만으로는 소화되지 않습니다. 아이는 문장을 해석하는 동시에 세계를 해석해야 합니다. 『초등완성 어휘력의 힘』은 세상을 이해하는 해상도 역할을 하는 어휘력을 키울 수 있게 도와줍니다.
이론적인 공부법이 아닌 내 아이에게 바로 먹히는 방법을 고민한 저자의 노력이 담긴 책입니다. 비문학 독해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논리적인 문장 구조와 팩트 중심의 서사와 친해지는 시간입니다. 무엇보다 방대한 양에 압도당하지 않도록 설계된 8주 프로그램은 성취감을 극대화합니다. 하루 10분 정도로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습관을 형성하게 합니다.
흔히 공부를 머리싸움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언어싸움입니다. 선생님의 설명을 알아듣지 못하고, 교과서의 문맥을 파악하지 못하는 아이가 공부를 좋아할 리 만무합니다. 『초등완성 어휘력의 힘』은 아이들에게 세상을 읽는 안경을 선물하는 책입니다. 중학교라는 더 넓은 바다로 나아가기 전, 우리 아이의 문해력 항로를 결정지을 8주간의 여정을 겨울방학 기간에 꼭 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