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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말을 당황하지 않고 세 마디로 말하는 기술 - 입만 열면 말이 꼬이는 사람들을 위한 처방전
노구치 사토시 지음, 김정환 옮김 / 센시오 / 2025년 11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회의실에서 보고를 시작했는데 상사의 눈빛이 점점 차갑게 식어가는 경험, 프레젠테이션 도중 청중이 하나둘씩 핸드폰을 들여다보기 시작하는 순간, "그래서 결론이 뭔데?"라는 질문 앞에서 입이 굳어버리는 당혹감.
모든 배경, 모든 과정, 모든 디테일을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완벽주의 욕심 때문에 말이 장황해집니다. 장황한 설명은 듣는 사람에게 짐이 됩니다. 불안해하는 고객에게 긴 설명은 오히려 불안을 가중시킵니다.
노구치 사토시의 『하고 싶은 말을 당황하지 않고 세 마디로 말하는 기술』은 말은 길수록 흐려지고, 짧을수록 명확해진다는 걸 보여줍니다.
저자는 굿커뮤니케이션 대표이사이자 TALK & 토크 화법 교실을 운영하며 오사카와 도쿄에서 커뮤니케이션 강좌를 진행해 온 전문가입니다. 수많은 수강생들을 관찰하며 정리한 '입만 열면 당황하는 사람들의 5가지 패턴'은 우리 자신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거울과 같습니다.
결론을 마지막에 말하는 유형, 전문 지식 과시 유형, 변명부터 시작하는 유형, 감정 호소 유형, 무책임한 유형까지 공통점은 바로 상대방이 아닌 자기 자신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겁니다.
설명이란 상대방의 이해를 돕기 위한 행위인데, 정작 말하는 사람은 자신의 지식을 뽐내거나, 자신의 입장을 변호하거나, 자신의 감정을 토로하는 데 급급합니다. 이것이 바로 설명이 실패하는 근본 원인이라고 합니다.

『하고 싶은 말을 당황하지 않고 세 마디로 말하는 기술』이라는 제목에서 짐작하듯 세 마디, 짧게 말할수록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상대에게 잘 전해진다고 합니다.
복잡하게 얽힌 설명의 미로에서 빠져나오려면, 먼저 자신이 전하려는 메시지의 씨앗을 찾아야 한다고 합니다. 그 씨앗은 상대방이 가장 알고 싶어 하는 정보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어디서부터 설명할까가 아니라 어떤 말이 중요한가를 생각한다는 관점의 전환입니다. 저녁 식사에 늦을 때 집에서 기다리는 사람이 알고 싶은 건 늦는 이유가 아니라 언제 오는지,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입니다.
단순하지만 직관적인 원리를 바탕으로 저자는 세 마디 화법 기술을 소개합니다. 복잡한 설명을 덜어내고, 핵심을 압축하여 상대 머릿속에서 바로 영상처럼 그려지는 메시지를 만드는 방법입니다. 내가 던진 말이 상대방의 머릿속에서 구체적인 장면으로 그려져야 비로소 진정한 소통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실적 1위 영업사원들이 공통으로 사용하는 이야기 전달법이 바로 이것입니다. 기술적 세부사항이 아니라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을 영상으로 그려지게끔 말한다고 합니다.
『하고 싶은 말을 당황하지 않고 세 마디로 말하는 기술』은 실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일곱 가지 공식을 소개합니다. 그중 결론-이유-예시 순서로 말하라는 조언이 있습니다. 이 순서만 지켜도 설명력이 극적으로 향상된다고 합니다.

말이 꼬이는 사람들이 하는 치명적 실수 중 하나는 한 번에 여러 주제를 다루려는 욕심이라고 짚어줍니다. 하나의 메시지에 집중하지 못하고 이것저것 다 넣으려다 보면 결국 아무것도 전달되지 않는 겁니다. 특히 중요할수록 하나만 말하라고 조언합니다. 모든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 결국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게 됩니다.
실제 현장에서 세 마디 전달법으로 극적인 성과를 낸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어 쉽게 와닿습니다. 더불어 거절, 칭찬, 지시, 반론 등 다양한 상황에서 세 마디를 활용하는 방법도 짚어줍니다.
거절은 직장 생활에서 가장 어려운 커뮤니케이션 중 하나이지요. 거절의 이유를 고민하느라 끙끙댑니다. 저자는 본질적으로 거절에 이유는 필요 없다고 조언합니다. "미안합니다"라는 한마디로 거절할 수 있다고 말이죠. 거짓 이유를 지어내서 거절하려고 하니까 문제가 생긴다고 합니다. 칭찬도 마찬가지입니다. 상대가 해 준 일을 말로 표현하기만 해도 칭찬이 되니 부담갖지 말자고 합니다.
일대일 대화든, 회의 보고든, 대중 연설이든 본질은 같습니다. 상대방의 욕구를 파악하고, 핵심을 세 마디로 압축하고, 영상으로 전달하는 것. 이 원칙만 지키면 당황하지 않고 명확하게 말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세 마디라는 프레임 안에서 메시지를 다듬다 보면, 자연스럽게 본질을 향해 파고들게 됩니다. 무엇이 정말 중요한가? 상대방이 정말로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이런 질문들이 반복되면서 생각의 근육이 강화됩니다. 결과적으로 내가 하는 일의 본질과 일에 임하는 자세를 더 높게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