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김홍일 지음 / 좋은땅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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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가족의 마지막 선물이 오히려 갈등의 불씨가 되어 상속 전쟁으로 번지는 사례가 비일비재합니다. 상속 전문 변호사 김홍일의 『상속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는 대법원 판례와 풍부한 현장 경험을 결합해 복잡한 상속 분쟁의 역학을 법리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사건을 통해 어떤 상황에서 어떤 결과가 도출되는가를 보여줍니다. 이 과정에서 상속이 재산 분배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관계와 삶의 무게가 복합적으로 얽힌 서사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됩니다.


유류분 문제는 상속 분쟁의 가장 빈번한 쟁점입니다. 부담부증여의 경우 유류분액 산정 문제나 공동상속인에게 상속개시 10년 이전에 증여한 재산도 유류분 반환 청구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 같은 항목을 보면 형제들끼리 또는 부모와 자식 간의 감정싸움으로 현실화되는 갈등임을 알 수 있습니다.


부모가 생전에 장남에게 아파트를 증여했다면, 막내 입장에서는 불공평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법은 이런 상황에서 일정한 유류분을 보장해 균형을 맞추려 하지만, 그 과정은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저자는 판례를 인용하며 유류분 반환은 원물 반환이 원칙이지만 불가능할 경우 가액 반환으로 대체된다는 점을 짚어줍니다. 이 지점에서 상속 분쟁은 단순한 계산 문제가 아니라 감정과 법리의 충돌로 이어집니다.


공동상속인 중 1인이 연락되지 않을 경우의 재산분할 방법은 저희 외조부 상속 문제에서 겪었던 상황이라 더욱 와닿습니다. 수십 년 전 이민 간 이모네가 연락이 닿지 않아 한참 곤란했던 상황이 벌어졌거든요. 이 경우 번거롭긴 하지만 그래도 법은 특별대리인 선임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절차를 진행할 수 있게 해뒀습니다.


해결법을 미리 알았더라면 당시 당황하지 않고 빠르게 진행을 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어 기본적인 내용은 알아두는 게 실제 상황에 대비할 수 있겠더라고요.





부모 입장에서 자식에게까지 빚을 물려주는 일은 없어야 하겠지만, 빚이 많은 부모의 재산을 그대로 상속받는 상황이 생긴다면 이 또한 방법이 있습니다.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를 통해 방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상속포기를 해도 보험금이나 퇴직금을 수령할 수 있는지 같은 질문을 통해 제도가 가진 복잡한 함정을 친절히 설명합니다. 결국 상속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몰라서 당하지 않는 것임을 일깨워 줍니다.


요즘은 다양한 가족 모델이 있습니다. 사실혼, 재혼가정, 그리고 구하라법까지 지금 한국 사회 가족의 변화에 맞춰 가치관의 변화를 반영한 판례들이 소개됩니다. 상속재산분할 시 기여분에 대한 항목도 흥미롭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기여분 기준이 꽤 높더라고요.


상속에서 자주 간과되는 부분인 유언에 대해서도 다룹니다. 자필로 메모를 남기거나 말로만 의사를 표현하지만, 법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유언의 요건과 판례를 통해 단순히 재산의 분배가 아니라 남은 가족에게 남기는 마지막 메시지로서의 무게를 강조합니다.


준비 없는 상속은 유산이 아니라 전쟁의 시작이 됩니다. 법적 지식의 부족은 경제적, 감정적 손실로 이어집니다. 상속 분쟁의 민낯을 파헤친  『상속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를 통해 분쟁을 예방하고 가족 관계를 보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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