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의 법칙 - 장벽을 허물고 관계를 변화시키는 마인드셋
데이비드 롭슨 지음, 김수진 옮김 / 까치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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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손안의 스마트폰으로 수천 명과 '연결'되어 있지만, 정작 내 마음을 있는 그대로 나눌 사람은 드뭅니다. 손절과 차단이 관계의 기술로 미화되는 시대, 진정한 연결은 오히려 사라지고 있습니다.


영국의 과학 저널리스트 데이비드 롭슨은 심리학과 뇌과학, 의학 연구를 바탕으로 우리가 어떻게 관계를 맺고, 어떻게 실패하는지 분석합니다. 전작 『기대의 발견』에서 플라시보 효과의 과학을 탐구했던 그는 신작 『연결의 법칙』에서 인간관계의 과학적 본질을 해부합니다.


『연결의 법칙』은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꿔놓을까요? 관계를 시작하고 유지하며 회복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13가지 법칙을 소개합니다. 


미국의 장수 연구에서 발견된 건강과 장수의 7가지 요인 '알라메다 7'은 건강 습관의 대표적 기준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연구자들은 여덟 번째 요인을 추가했습니다. 다름 아닌 사회적 연결이었습니다. 연구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인맥이 넓은 사람들의 사망률이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절반 수준이었다는 것입니다. 


사람과의 유대가 상처 회복과 면역력 강화, 심지어 치매 예방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사회적 고립은 외로움의 문제로 끝나는 게 아니라, 심장병 위험이나 조기 사망률과 직결되는 요인입니다. 우리가 서로 연결될 때 단지 기분만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더 오래 살 수 있다는 사실이 충격적입니다.


저자는 공유 현실(shared reality)이라는 개념을 중심에 둡니다. 인간은 같은 경험과 의미를 나눌 때, 서로에 대한 신뢰와 친밀감을 구축합니다. 마음이 통한다는 표현이 비유가 아닌 과학적 사실임을 보여줍니다.






평소 첫인상에 대해 과도하게 불안해했나요? 실제로 상대는 우리의 호의를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연결의 문은 생각보다 훨씬 열려 있다는 뜻입니다.


내성적인 사람이라면 '나는 내성적이라 사람들과 잘 못 어울려'라는 자기 규정을 내세웁니다. 하지만 연구에 따르면 외향성과 내향성은 인간관계를 결정짓는 절대적 요인이 아닙니다.


내향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도 의도적인 시도로 깊은 관계를 맺을 수 있고, 외향적인 사람조차 잘못된 직관 때문에 오히려 관계 형성에 실패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이를 두고 성격이라는 신화라 명명하며, 관계의 질은 타고난 성격보다 학습 가능한 기술에 의해 좌우된다고 말합니다.


관계의 가장 큰 장벽은 차가운 무관심이 아니라, 서로에 대한 잘못된 확신인 겁니다. '저 사람이 날 싫어할 거야'라는 추측은 대부분 근거 없는 자기중심적 사고일 뿐입니다. 인지적 편향의 관점에서 접근합니다.


대화는 정보 전달이 아니라 관계의 무대라고 합니다. 말을 이어가는 데 부담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짧은 침묵은 친밀감을 해치지 않으며 오히려 신뢰를 강화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반가울 겁니다.


중요한 것은 완벽한 화술이 아니라 상대의 이야기에 주의를 기울이는 태도입니다. 저자는 대화를 유연하게 이어가는 몇 가지 전략을 소개하며, 적절한 질문이 가장 강력한 도구라고 강조합니다.


관계를 단단히 묶는 접착제는 돈도, 권력도 아닌 감사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진심 어린 칭찬과 고마움의 표현은 상대방의 자기 효능감을 높이고, 관계를 장기적으로 강화한다고 합니다. 감사 표현을 받는 사람뿐 아니라 감사를 표현하는 사람의 행복감도 커진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감사는 이기적이지 않은 동시에 가장 이기적인 전략이기도 합니다.






인간관계에서 피할 수 없는 딜레마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기도 합니다. 모든 관계에서 불가피하게 등장하는 거짓말, 은폐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롭습니다. 지나치게 엄격한 진실주의는 관계를 피폐하게 만들 수 있으며, 때로는 작은 비밀이 관계를 보호하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지혜입니다.


그 외에도 질투하지 말고 함께 기뻐하기, 도와달라고 부탁하기, 나쁜 감정 치유하기, 싸우지 않고 토론하기 등 연결을 유지하는 법칙들을 짚어주며 왜 그래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소개합니다.


온라인 관계도 오프라인 못지않게 의미 있는 유대를 안겨줄 수 있습니다. 문제는 플랫폼이 아니라 사용법입니다. 온라인에서도 감사, 공감, 진정성의 법칙은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매체가 아니라 태도입니다.


혼자가 편할 때일수록 연결이 필요하다는 걸 일깨워 줍니다. 『연결의 법칙』은 뇌과학과 심리학의 최신 연구를 종합해 관계의 본질을 증거 기반으로 해석한 과학적 보고서입니다. 외로움이 세계적 전염병처럼 퍼져가는 시대에 이 책은 관계 회복을 위한 가장 과학적이면서도 따뜻한 처방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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