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잘 팔리는 부동산은 따로 있다 - 지금 집값보다 더 높게 파는 홈스테이징 재테크, 개정판
장미정 지음 / 라온북 / 2025년 7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어디든 사 두면 언젠간 오른다는 말이 통했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떨까요? 이제는 오를 집이 아니라, 팔릴 집을 만들어야 하는 시대라고 합니다.
<잘 팔리는 부동산은 따로 있다>는 홈스타일링 인테리어 책이 아닙니다. 집을 팔리는 상품으로 만드는 전략서이자, 위태로운 시장 속에서도 살아남는 생존 매뉴얼입니다.
저자 장미정은 홈스테이징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 전문가입니다. 숙명여대 연구교수, 한국홈스테이징협회 설립자이자 대표, 그리고 일본 홈스테이저 1급 자격을 한국인 최초로 수료한 인물입니다.
인테리어를 넘어 건축, 공간 연출, 브랜딩까지 총체적 접근을 해온 이력의 소유자입니다. 그만큼 이 책도 이론과 실용성이 균형 잡혀 있습니다.

전 세계적인 불황, AI 기술 패권 경쟁, 저출산과 고령화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기존의 부동산 질서를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수요가 공급을 이끌었지만, 지금은 공급을 해도 수요가 따라주지 않는 구조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저자는 “부동산은 ‘가격’이 아닌 ‘보이게 하는 법’이 중요하다.”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보이게 하는 법이란 소비자가 그 공간에 살고 싶게 만드는 일, 그 집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상상하게 만드는 연출, 그리고 기억에 남는 장면을 설계하는 방식입니다.
감정적 구매를 유도하는 마케팅의 핵심 원리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방 수와 평수가 아니라, 느낌이 집값을 좌우하는 시대가 온 것입니다.
현재 입주 중인 집은 연출 방식 자체가 완전히 달라야 한다는 설명이 인상 깊습니다. 가구와 짐이 가득한 상태에서 집을 보러 온 방문자는 본인의 삶을 상상할 수 없습니다.
살고 있는 흔적이 오히려 불편함으로 작용하기에 인테리어보다 공간이 전달해야 할 메시지가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웁니다. 팔기 위한 집은 누구나 들어와서 자신만의 홈을 상상할 수 있는 중립적 공간이어야 하는 겁니다.
“좀 더 비싸게 팔고 싶다면 불편을 즐겨라.”라는 말이 현실적입니다. 홈스테이징은 단순한 치장이나 리모델링이 아닙니다. 이 집이 얼마나 나의 삶에 어울리는지 느끼게 만드는 작업입니다.
홈스테이징을 실전에 적용하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매물의 특성과 조건에 따라 어떤 콘셉트를 기획하고, 어떻게 입지를 분석하며, 어떤 시각적 전략으로 연출해야 하는지 단계별로 알려줍니다.
홈스테이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콘텐츠입니다. 상품으로서의 집이 아니라, 스토리와 체험을 담은 공간으로 탈바꿈시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부동산을 마케팅 플랫폼처럼 바라보는 사고 전환을 유도합니다.
공간의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색 구성 팁도 구체적으로 짚어줍니다. 책장의 책을 정리할 때도 따뜻한 색에서 차가운 색으로 그러데이션을 주듯 정리하는 식으로 말이죠. 저 역시 지금 살고 있는 집을 내놓으려면 책 정리가 1순위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깔끔히 책장을 정리한다 한들 색깔별로 정리하는 것만큼 깔끔한 느낌을 주는 건 없을 듯해서 공감합니다. 책 찾을 땐 불편하겠지만, 집이 팔리려면 불편함을 즐기라고 했으니 따라야겠습니다.

홈스테이징을 처음 시도하는 사람도 이해할 수 있도록 기본 원칙과 필수 전략들이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불필요한 것들을 버리는 용기는 이 책에서도 등장합니다. “판매자는 스스로 버리지 못하고 집 어딘가에 저장해두려는 습성이 있지 않은지 한 번 더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라는 말에 뜨끔해집니다.
정리가 곧 브랜딩이며, 여백이 곧 프리미엄이 되는 시대. 우리는 이것을 소비자의 심리에서 읽어야 합니다. 공간은 채우는 것이 아니라, 느끼게 만드는 것입니다.
마지막에는 실전 테크닉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바닥, 벽, 천장이라는 기본 요소부터 시작해 가구와 소품의 색 대비와 조화까지 디테일한 연출법이 소개됩니다. 스테이징에서는 소품이 너무 베이스와 같은 컬러여도 안 되고, 너무 개성적이어도 안 된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단순히 예쁜 공간이 되어선 안 됩니다. 팔리는 공간은 감정적 연계가 형성된 곳입니다. 소비자의 정서적 동선을 짚어주며 공간 연출은 심리 마케팅이라는 것을 잘 보여줍니다.
공간을 사고파는 사고방식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잘 팔리는 부동산은 따로 있다>. 재테크 전략이 필요한 임대사업자, 집값을 높이고 싶은 실거주자, 스타일링 서비스를 도입하려는 중개사 등 부동산을 보이는 상품으로 전략화하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