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말투는 아이의 감정이 된다
우치다 겐지 지음, 오현숙 옮김 / 퍼스트페이지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말의 내용이 아닌 말의 방식, 곧 말투가 아이의 감정 형성과 성장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라는 것을 알려주는 <부모의 말투는 아이의 감정이 된다>. 20년간 커뮤니케이션을 연구해온 저자 우치다 겐지는 두 아이의 아버지로서 직접 부딪히며 터득한 생생한 육아 대화법을 이 책에 담았습니다.


단지 아이를 변화시키기 위한 육아서가 아니라, 부모의 내면까지 돌아보게 하는 부모교육서입니다. 무엇보다 대단하고 복잡한 스킬이 아니라 1분이라는 짧은 시간으로도 충분히 대화의 마법이 펼쳐진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제목을 보자마자 뜨끔하지 않은 부모가 있을까요. 내가 듣기 싫은 말을 나는 왜 아이에게 했던걸까, 아이에게 얼마나 깊은 감정적 흔적을 남겼을지 저도 후회됩니다.


저자는 아이가 말귀를 못 알아듣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표현 방식이 아이에게 적합하지 않다는 데서 문제가 시작된다고 말합니다. 명령조 말투, 과잉 칭찬, 보상 조건 제시, 대화를 일방적으로 자르는 말과 같은 말실수가 대표적 사례입니다.





명령형 말투는 아이를 수동적인 존재로 만들며 스스로 생각할 기회를 박탈합니다. "됐으니까 빨리 해."라는 말은 저도 썼던 것 같습니다. 이런 말투가 공격적이고 폭력적이라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했으니까요. 아이의 감정을 닫아버리는 말투였던 겁니다. 이런 방식의 대화를 반복하면 아이는 점점 부모를 감정적으로 위협적인 존재로 인식하게 된다고 합니다.


아이와의 대화에서 최적의 시간은 1분이라고 합니다. 글자 수로 치면 350자 전후입니다. 짧고 명확한 전달 전략을 사용해야 하는 겁니다. 길고 복잡한 말은 오히려 아이를 혼란스럽게 합니다.


짧은 시간 안에 효과적으로 전달하려면 다음 세 가지를 강조합니다. 시각적 이미지를 활용. 지시는 구체적으로. 단계적 화법을 활용하라.


예를 들어 “청소해”보다는 “우리 방이 구름처럼 깨끗해졌으면 좋겠어”라고 생생한 이미지와 비유가 훨씬 효과적입니다. “방 치우자”라고 말하는 것보다는 “인형 먼저 바구니에 넣자. 그리고 책은 책꽂이에 꽂아보자”라고 말하는 것이 좋습니다.


소통은 말하는 기술보다 듣는 태도에 달려있습니다. 부모가 아이의 말을 온전히 들어주는 존재가 될 때, 아이는 신뢰를 바탕으로 자신의 감정을 열어 보입니다. 부모는 아이의 말을 가장 잘 들어주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만약 현재 상황이 어렵더라도 지금이 아니면 나중에 들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일관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아이는 자신을 주목해주는 사람을 통해 자존감을 형성합니다. 부모의 경청은 단순한 대화 기법이 아니라, 아이가 세상을 살아갈 내면의 토대를 세우는 작업입니다. 저자는 아이의 속마음을 이끌어내는 듣는 힘이 곧 부모의 진정한 영향력이라고 강조합니다. 아이가 말하는 도중에 끼어들거나 판단하지 않고, 그저 묵묵히 들어주는 자세가 아이를 감정적으로 안정시킵니다.


격려에도 기술이 필요합니다. 격려는 무조건적 칭찬이 아닙니다. 저자는 의욕을 높이는 격려의 3단계, 지나친 격려의 역효과 방지법, 격려를 위한 준비 과정 등 실전에서 바로 적용 가능한 실용적 지침들을 소개합니다.


아이는 시행착오를 통해 성장합니다. 그러나 부모가 결과 중심의 말투를 고수하면 아이는 실수를 두려워하게 됩니다. 반대로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어? 그 시도 좋았어.”처럼 시도를 존중하는 말투는 아이의 도전을 유도합니다.


부모가 어떤 말투로 접근해야 아이가 방어적이지 않고 변화에 열린 태도를 가질 수 있을까요? <부모의 말투는 아이의 감정이 된다>에서는 아이의 문제 행동(게임 중독, 거짓말, 형제 간 폭력 등)을 다루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소개합니다. 





게임에만 몰두하는 아이에게 "그만해!"라고 말하면 갈등만 증폭시킬 뿐입니다. 무작정 게임을 금지하기보다는 게임을 통해 충족하려는 성취욕구나 소속감을 다른 방식으로 채워줄 수 있는 대화법을 제안해야 한다는 겁니다.


변명을 잘하는 아이에게 “핑계 대지 마”라고 말하기보다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말해볼래?”라고 접근하면 아이의 내면을 이해하고 교정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런 사례들을 읽을 때마다 나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말했던가 하며 뼈저리게 후회가 되더라고요.


<부모의 말투는 아이의 감정이 된다>는 소통의 본질을 되새기게 합니다. 일상에 치여 아이와 제대로 마주 앉을 시간조차 갖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1분이라는 짧은 시간으로도 아이와 깊이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알려줍니다.


말투는 말보다 오래 남습니다. 말의 내용은 잊히더라도, 말투가 주는 감정은 아이의 마음에 깊은 인상으로 새겨집니다. 결국 아이를 변화시키는 것은 말을 잘하는 부모가 아니라 잘 들어주고, 존중하며, 아이의 눈높이에 맞춘 부모입니다. 육아의 언어를 바꾸고 싶은 모든 부모에게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