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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생의 갱년기 다이어트
전미란(전선생) 지음 / 서사원 / 2025년 7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갱년기라는 단어는 여전히 불편한 인상을 줍니다. 생물학적 노화의 징표로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특히 여성에게 갱년기는 호르몬 변화로 퉁치기엔 너무 많은 신체적, 정서적 문제들이 얽혀 있습니다.
저자 전미란 일명 전선생은 갱년기 몸이 보내는 신호를 질병이 아닌 메시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발상의 전환을 바탕으로 <전선생의 갱년기 다이어트>를 내놓았습니다.
전선생은 이른 갱년기를 겪으며 식단을 바꾸기 시작했고 그 변화는 곧 몸과 마음을 다시 일으키는 기폭제가 되었습니다. 이 책에서 의지의 응원을 넘어 매일의 식사가 어떤 사유와 행동을 이끄는지를 보여줍니다.

갱년기를 극복하는 방법은 주방을 바꾸는 데 있다는 점을 짚어줍니다. 아침, 점심, 저녁을 기준으로 97가지 레시피가 소개되어 있는 전선생의 조리 방식은 고급 레스토랑의 정교한 요리법이 아니라 일상의 언어로 이루어집니다. 그 안에는 지금 나의 상태에 가장 적합한 음식을, 가장 덜 자극적으로, 가장 지속 가능하게 준비하는 지혜가 녹아 있습니다.
갱년기 여성에게 아침은 하루의 컨디션을 결정짓는 중요한 순간입니다. 저자는 효소로 해독하고, 수분으로 채우는 아침 식사를 제안하며 샐러드와 수프, 홈메이드 드레싱을 소개합니다.
깻잎순드레싱과 고구마견과류드레싱은 입맛을 돋우는 동시에 간 기능을 돕습니다. 병아리콩드레싱모듬샐러드는 단백질과 섬유질을 한 끼에 해결할 수 있는 실용적인 조합입니다.
수프 파트에서 등장하는 블랙수프, 단호박브로콜리두부수프 같은 요리들은 공통적으로 혈당 스파이크를 막고 장 건강을 지키는 데 중점을 둡니다. 칼로리 낮은 음식이 아니라 호르몬 변화에 대응하는 전략적인 음식에 집중합니다.
갱년기 다이어트의 핵심은 굶거나 절제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풍부하게, 하지만 정확하게 먹는 방식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데 있다고 합니다.

고구마영양밥, 쑥톳밥, 청국장버섯가지덮밥 같은 다채로운 식단이 포함됩니다. 토마토하이라이스나 해초오이국수는 먹기에도 부담 없는 메뉴로 단조로운 식사의 지루함을 덜어줍니다. 모든 레시피는 영양 밸런스뿐 아니라 감정적인 만족감까지 고려되어 있습니다.
갱년기의 주요 증상으로 꼽히는 관절 통증과 탈모, 피부 건조 등을 완화하는 반찬과 국, 간식들도 소개합니다. 하루의 피로를 회복하고 정서적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치료식에 가깝습니다.
취나물무침, 청경채숙주나물무침, 소고기와 명이나물겉절이처럼 익숙하지만 조합의 묘미가 살아 있는 반찬들이 눈에 띕니다. 국물 요리로는 닭미역국, 연근봄동들깨탕 등 도전해보고 싶은 요리들이 가득합니다. 들깨의 고소한 맛은 자극을 줄이는 동시에 피부 보습에도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브로콜리바나나계란빵은 혈당을 안정시키고 단맛을 줄이면서도 포만감을 주는 지혜가 담긴 레시피로 소개합니다. 몸을 재정비하고 감정을 어루만지는 음식은 단순히 영양소의 조합을 넘어섭니다. 자기 돌봄의 실천이기도 합니다.

50일 챌린지와 갱년기 상담소 코너도 유용합니다. 50일간 따라 할 수 있는 식단표와 함께 질문 답변이 이어집니다. 갱년기 상담소는 전선생의 인스타그램 활동을 토대로 구성된 섹션으로 실제 독자들과의 밀도 높은 소통을 엿볼 수 있습니다.
갱년기는 억지로 견디는 시기가 아니라, 몸을 다시 배우고 이해하는 시간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전선생의 갱년기 다이어트>. 혈당 급상승 없이도 심리적 만족감을 줄 수 있는 레시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갱년기 여성의 식생활을 단순한 다이어트를 넘어 몸과 마음의 회복을 위한 식이철학을 제안하는 전선생입니다.
그저 나이 탓이라는 체념적 결론으로 모든 증상을 퉁치기 쉬운데, 그래서 저자의 한 마디 한 마디가 더 울림을 줍니다. 음식을 통한 인생 2막을 설계한 전미란 작가처럼 삶을 살리는 식단을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