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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똑똑한 질문법 - 내 생각 한 문장으로 표현하는 말하기 연습
이현옥.이현주 지음, 민그림 그림 / 체인지업 / 2025년 7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능력이 중요하단건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수업 시간에 궁금한 게 있어도 손을 들지 못하고, 친구와 대화할 때도 어색한 침묵이 흐르곤 합니다. "질문하는 게 어려워요", "틀린 질문이면 어쩌죠?"라며 망설입니다.
이제 막 세상을 배우는 초등학생들이 자기 생각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고 표현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질문 훈련서 <초등 똑똑한 질문법>. 20년 이상 현장에서 중·고등학교 국어 및 특수교육을 해온 두 저자는 아이가 질문할 줄 아는 인간으로 자라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을 하나하나 짚어줍니다.
저조차도 질문하는 법을 배운 경험도 없고, 질문하는 능력이 스스로도 만족스럽지 않다보니 아이에게도 막상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알려줄 만한 노하우가 부족했는데 이렇게 질문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니 반가운 책입니다. 이 책을 보면서 질문도 타고나는 능력을 넘어 훈련 가능한 기술이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만화로 상황을 먼저 보여준 후 설명을 이어가는 구성이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질문은 지식의 소비자가 아니라 생산자로 만드는 도구입니다. <초등 똑똑한 질문법>은 수업 시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교과서 속 개념을 자기 말로 풀어내는 데 질문이 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먼저 교실 속 다양한 상황에서 자신감 있게 질문하는 방법을 다룹니다. 수업 시간에 모르는 단어가 나왔을 때, 궁금한 점이 생겼을 때, 친구의 발표를 듣고 의문이 들었을 때 등 아이들이 실제로 마주하는 상황들을 보여줍니다.
"소설 속 인물이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순간, 아이는 줄거리를 따라가기 급급한 수동적인 면에서 벗어나 작가의 의도와 인물의 내면을 탐구하는 해석자로 바뀝니다. 그리고 이것은 초등 문해력 향상으로 직결됩니다.
상황을 통해 질문을 주저하게 되는 심리적 장벽까지 세심하게 다루고 있어 도움됩니다. 저도 어린 시절, 수업시간에 질문을 한다는 건 선행학습이 되었을 때에나 하는거라고 생각해 주저했던 기억이 있거든요.
그런데 이 책은 질문을 학습의 결과가 아니라 시작으로 자리매김합니다. 이 과정은 수업 참여의 적극성뿐 아니라 자기 주도 학습 습관을 형성하는 데도 중요합니다.
사고력은 단편적인 지식 암기를 넘어서야 비로소 꽃을 피웁니다. <초등 똑똑한 질문법>은 창의력의 기초 체력을 기르는 질문 사례를 보여주며 창의력의 뿌리는 좋은 질문에서 자란다는 걸 짚어줍니다. 단순한 호기심 해소를 넘어 생각의 지평을 넓히는 도구로 작동하는 질문의 역할을 만나게 됩니다.

"북극곰이 어디서 살아갈지 걱정될 때"라는 상황은 환경 지식에서 출발하지만 기후변화, 생태계, 인간과 동물의 공존 문제까지 확장됩니다. 사고의 확장은 아이들이 스스로 정보 탐색을 하고 자신의 언어로 정리하는 힘을 키우는 토대가 됩니다.
질문은 공동체와 사회를 이해하는 창으로도 기능합니다. 초등학생이 사회 구조와 공공 규범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때로는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 질문들에 대해 다룹니다.
온라인에서 개인 정보를 보호해야 할 때처럼 초등학생에게도 낯설지 않은 상황을 보여줍니다. 정보 윤리나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질문은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필수적인 감각입니다. 디지털 리터러시를 자극하는 질문에 대해 배울 수 있습니다.
공평하지 못하다고 느낄 때 던지는 질문은 아이로 하여금 정의감과 사회적 감수성을 키우게 합니다. 결국 질문은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 윤리적 사고의 초석이 되는 셈입니다.
친구와의 관계는 어린 시절 가장 중요한 학습 현장 중 하나입니다. 인간관계의 기술을 질문을 통해 익히는 방법도 흥미롭습니다. 친구가 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을 때, 친구의 진짜 속마음이 궁금할 때와 같은 상황 속 질문은 소통의 문을 여는 열쇠입니다.
자신과의 대화를 질문으로 끌어내는 법도 다룹니다. 아무 이유 없이 짜증이 날 때, 내 말이 무시당하고 있다고 느낄 때 던지는 질문은 자기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법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합니다. 자기 존중감의 시작이자 자존감 형성의 기초입니다. 다양한 질문 훈련은 결국 감정 훈련으로 이어진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아인슈타인이 "문제를 해결할 시간이 1시간 주어진다면, 나는 55분을 좋은 질문을 찾는 데 쓰겠다"고 말했듯이 질문의 질이 해결책의 질을 결정합니다. 인공지능이 정답을 제공하는 시대에 더욱 중요해진 진리입니다.
챗GPT나 AI 도구들은 우리가 던지는 질문의 수준에 따라 완전히 다른 답변을 내놓습니다. "숙제 도와줘"라고 막연하게 묻는 것과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단계별 접근법을 사용하면 좋을까?"라고 구체적으로 묻는 것은 천지차이입니다. 이 책은 아이들이 AI 시대에 반드시 갖춰야 할 질문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초등 똑똑한 질문법>이 아이들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은 생각의 습관화입니다. 무엇이든 묻고, 스스로 답을 찾고, 거기서 또 다른 질문을 이어가는 순환은 교육의 핵심입니다. 단지 성적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 인재의 자질을 키우는 본질적인 훈련이 바로 이 질문력에서 시작된다는 걸 일깨워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