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리 루소가 쏘아올린 공 - 무언가를 하기에 너무 늦은 나이란 없다!
김지명 지음 / 비엠케이(BMK)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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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사십 대 후반, 지금껏 안정적인 직장에 다니며 성실히 살아온 당신이 어느 날 갑자기 모든 것을 포기하고 전혀 다른 길로 나선다면 어떨까요? 그것도 오직 열정 하나만으로 말이죠. 다들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겁니다.


그런데 실제로 그런 일을 해낸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앙리 루소입니다. 예술학 박사이자 도슨트로 활동 중인 김지명(필명 오우아) 저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마흔을 넘긴 나이에 예술의 길을 택했습니다.


<앙리 루소가 쏘아올린 공>은 왜 우리는 중년에만 이르면 모든 가능성을 접어 두려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입니다. 평생 세관원으로 살아오다 마흔아홉에 화가로 변신한 앙리 루소의 이야기는 비슷한 길목에 서 있는 이들에게 보내는 진심 어린 메시지입니다.




이 책은 중년의 위기를 기회로 바꾼 한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스스로에게 씌워놓은 한계를 깨뜨리는 용기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김지명 저자의 경험과 앙리 루소의 삶이 겹쳐지는 지점에서 발견한 통찰이 빛납니다.


22년간 안정적인 공무원 생활을 하던 앙리 루소가 마흔아홉에 전업 화가가 되겠다고 선언합니다. 19세기 말에 그 나이는 인생을 정리하고 노년을 준비해야 할 시기였습니다. 초기 작품들은 조롱의 대상이었습니다. 정규 미술 교육을 받지 못한 그의 그림은 당시 미술계의 기준으로는 어설픈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굴복하지 않고 더욱 독창적인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나갔습니다. 피카소가 그를 위해 파티를 열고 격찬했던 일화는 유명합니다. 루소의 당당한 한마디는 지금도 통쾌합니다. "피카소와 나는 이 시대의 가장 위대한 두 화가입니다. 피카소는 이집트 스타일로, 저는 모던 스타일로!"


나이가 우리의 가능성을 제한하는 절대적 기준일까요? 김지명 저자는 사회적 시계(남이 정한 삶의 시간표)와 개인적 시계(자신이 원하는 삶의 속도)의 간극에 대한 고민을 하며 그 역시 새로운 도전에 나섰습니다. 너무 늦었다는 말은 당신의 것이 아니라, 사회가 만든 이야기일 뿐이라는 걸 앙리 루소의 삶에 빗대어 들려줍니다.


저자는 중년의 위기를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봅니다. 불안과 고독을 두려워하지 말자고 합니다. 중년에 찾아오는 실존적 위기는 더 깊고 본질적인 삶의 의미를 탐구하도록 이끈다는 말처럼 오히려 실존적 불안과 공허야말로 삶을 전환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습니다.





앙리 루소는 타인의 평가에 크게 동요하지 않고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을 좇았습니다. 저자는 루소가 보여준 단단한 내면과 독창성이야말로 인생의 반환점을 넘어 새로운 전성기를 여는 열쇠라고 말합니다.


단순히 긍정적 사고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불안과 공허감이 주는 메시지를 정확히 읽어내는 것의 중요성을 일깨워 줍니다. 나만의 길을 찾을 수 있는 드문 기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들에게 예술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과거를 딛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게 하는 강력한 에너지이자 삶을 다시 빛나게 만드는 방법이 되었습니다. 타인의 인정과 좋아요에 목말라하는 이들에게 앙리 루소는 진정한 자존감이 무엇인지 보여줍니다. 그것은 외부의 평가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내면 목소리에 충실한 삶을 사는 것입니다.


앙리 루소는 예순을 넘어서 새로운 사랑에도 도전했습니다. 나이가 들면 사랑을 포기해야 할까요? 나이가 들면 새로운 도전을 멈춰야 할까요? 저자는 루소의 사랑과 예술을 같은 선상에서 다룹니다. 꿈을 찾았다면 이제 필요한 것은 용기와 실천이라는 걸 짚어줍니다. 나이가 많더라도 도전은 언제나 가능하다며, 작지만 결단력 있는 시작이 큰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앙리 루소의 대표작 해설과 늦은 나이에 꽃을 피운 이들의 사례까지, 사전 지식이 없는 사람도 충분히 따라갈 수 있는 쉽게 쓰여진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낸 김지명 작가의 해설이 돋보입니다.


나이, 학력, 경력과 같은 외적 조건들이 가능성을 제한하지 못한다는 것, 우리 안의 두려움을 넘어설 때 삶이 바뀐다는 사실을 앙리 루소의 삶으로 증명해 보인 <앙리 루소가 쏘아올린 공>. 용기, 도전, 창조, 긍정, 신념, 자기애, 예술적 순수성이라는 루소의 삶에서 실제로 구현된 가치들을 만나보세요.


앙리 루소의 선택이 항상 현명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때로는 무모해 보이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걱정을 끼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삶은 감동을 줍니다. 삶의 주인공이 되려고 끊임없이 노력했기 때문입니다.


인생의 반환점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출발점이라고, 사회적 시계를 벗어나 나만의 시계를 살아보라고 응원합니다. 그 길은 고독할 수도 있지만 진짜 나를 만나는 길입니다. 그리고 그때야 비로소 진짜 인생의 후반전이 시작됩니다.


단순히 용기를 북돋는 자기계발서가 아니라 예술적 사례를 통해 삶을 다시 바라보게 해 읽는 맛이 풍성합니다. 앙리 루소의 인생을 통해 늦은 도전이야말로 인생을 가장 뜨겁게 만드는 불꽃임을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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