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내 안의 우주 - 응급의학과 의사가 들려주는 의학교양
남궁인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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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응급실 의사의 시선으로 풀어낸 인체 탐험 <몸, 내 안의 우주>. 응급실에서 만난 수많은 생과 사의 순간을 바탕으로 우리의 몸을 탐험하는 독특한 방식의 의학교양서입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 남궁인 저자는 생명에 대한 경외심과 과학적 통찰을 펼쳐냅니다. 복잡한 의학 지식을 어렵지 않게 귀에 쏙쏙 들어오는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내고 있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몸에 대한 대중 의학 교양서로 단연 추천합니다.


37조 개 세포의 경이로운 드라마 <몸, 내 안의 우주>. 응급실이라는 생사의 경계에서 일어나는 실제 사례들을 통해 인체의 신비를 탐구합니다. 책에서 소개되는 임상의 사례들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니 기대하며 읽어도 좋습니다.


먼저 우리 몸의 파이프라인 소화기에서 시작합니다. 우리의 소화기관이 매일같이 수행하는 놀라운 작동 과정을 경이롭게 비춥니다. 무려 6.5m에 달하는 소화관. 음식물이 이 긴 관을 지나며 어떻게 분해, 흡수, 배출되는지 이야기합니다.


소장이 융모 구조를 통해 표면적을 거의 원룸 하나 크기로 확장한 설계 방식은 신비로울 따름입니다. 개와 고양이처럼 장이 짧은 동물은 분변을 다시 섭취해 영양분을 보충한다는 비교를 통해 진화생물학적 관점에서 인간의 소화기계가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되었는지를 보여줍니다.


생명의 진정한 첫 징후는 혈액의 순환이라는 말처럼 심장은 존재의 출발점입니다. 저자는 심장을 단순히 펌프로만 보지 않습니다. 심장의 탄생부터 죽음 직전의 현장까지 연결 지으며 순환계가 삶과 죽음의 경계를 지키는 최전선임을 증언합니다.





숨을 쉰다는 행위조차 생물학적 경이로 풀어냅니다. 폐가 테니스코트만 한 면적을 확보하고, 하루 2만 5000회의 호흡을 통해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교환한다는 사실은 숫자만으로도 놀랍습니다.


대사 쓰레기의 배출구인 신장의 경이로운 공학도 놀랍습니다. 혈액 1500L를 여과해서 130L의 원뇨를 만들고, 이를 다시 걸러 1.5L의 소변을 만든다고 합니다. 당뇨, 고혈압 등 생활습관병이 신장 기능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그리고 투석이나 이식 같은 마지막 수단이 왜 완벽한 해결책이 될 수 없는지도 짚어줍니다.


호르몬과 신경전달물질은 몸을 지휘하는 지휘자와도 같습니다. 내분비 시스템은 단순한 조절장치가 아닙니다. 인슐린, 렙틴, 성장호르몬 같은 호르몬이 어떻게 신체 전반에 신호를 보내고 우리의 감정, 식욕, 대사까지 좌우하는지 배울 수 있습니다.


면역의 서사도 흥미진진합니다. 바이러스와 인체의 공진화를 통해 면역이 끊임없이 진화한다는 설명은 의학을 역사적 관점에서도 바라보게 합니다.


단순한 외피가 아니라 감각기관이자 방어막인 피부에 대해서도 해부학적, 문화적 관점 모두에서 설명합니다. 피부가 외부의 위협에 대해 어떻게 재생하고, 동시에 감각수용체를 통해 세상을 인지하게 하는지, 감각기관으로서의 피부가 우리의 세계를 얼마나 풍부하게 만들어주는지 알게 된 시간입니다.





그 외에도 인간의 형태를 만드는 뼈와 근육, 유전과 진화의 교차로인 생식기, 인간다움의 근원으로서의 중추신경과 감각에 대해 짚어줍니다. 인간이 얼마나 섬세한 존재인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각 장기의 구조와 기능뿐만 아니라 진화 과정, 의학사적 맥락까지 아우르는 데다가 40여 컷의 인체 구조도, 50여 개의 팁 박스 등 풍부한 시각 자료까지 만족스럽습니다. 긴박한 의료 현장을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묘사하는 남궁인 저자의 문체도 매력적입니다.


몸은 완벽한 우주이고 의학은 그 우주를 탐험하는 여정입니다. 의학 상식을 넘어서 인체라는 우주를 탐험하고 싶다면, 의학 드라마보다 생생한 스토리텔링을 만끽하고 싶다면, 현실의 건강관리와 질환 예방에도 실용적 통찰을 얻고 싶다면 <몸, 내 안의 우주>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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