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이 되기 전에 명상을 만나라 - 명상하는 변호사 최순용의 직장인을 위한 명상 입문서
최순용 지음 / 수오서재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검사 출신 변호사이자 30년 넘게 명상을 실천해 온 최순용 저자의 <마흔이 되기 전에 명상을 만나라>. 법조계라는 극도의 경쟁 환경에서도 친절함과 평온함을 잃지 않은 비결은 오직 명상이었다고 고백하는 저자입니다.


그런데 이 명상, 그동안 생각했던 명상과는 좀 다릅니다. 산속에서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는 모습이나 최소한 조용한 방에서 향을 피우고 명상 음악을 들으며 해야 하는 것이라는 선입견을 깨뜨립니다.


종교적 수행이 아닌 매일의 숨결과 발걸음 속에 깃든 생활 명상을 이야기하는 이 책은 ‘명상은 현실 도피가 아니다’라는 명제를 삶으로 증명해 보여줍니다. ‘나’를 알아차리는 삶의 기술을 정제된 언어로 풀어낸 점이 매력 있습니다.


저자는 명상을 마음을 돌보는 일상의 호흡이라 표현합니다. "명상은 아무리 사소해 보이는 방법이라도 실제 실행에 관한 것이지, 관념적인 말이나 설명에 관한 것이 아니다"라는 말처럼, 명상은 그 자체가 행동입니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동안 발바닥이 바닥에 닿는 느낌을 의식하고, 회의실로 걸어가는 동안 걸음걸이를 알아차리는 것처럼 말입니다. 거창한 명상이 아니라 현재 순간으로의 복귀 훈련입니다. 명상을 특별한 시간과 공간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모든 순간에 스며들게 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마음이라는 현상이 일어나고 사라지는 것을 관찰하면 그 현상이 단순히 일어나고 사라질 뿐, 아무런 실체도 연속성도 없다는 걸 알게 된다며 번뇌에 집착하는 우리를 깨웁니다. 현재를 살아가는 기술로서 명상이 왜 필요한지, 그 근본적 이유를 이해하게 됩니다.


저자가 강조하는 긴장과 이완의 리듬은 직장인에게도 유용합니다. 업무 중에도 의식적으로 호흡을 살피고 어깨를 풀어 보세요. 업무에 쫓기는 존재가 아니라 주도적으로 일하는 존재가 되기 위한 마음자세입니다. 마음 따로, 생활 따로의 명상이 아니라, 생활 속 명상이어야 한다는 명상 방법이 실용적입니다.


발끝이 땅에 닿는 느낌, 바람이 얼굴을 스치는 감각, 주변 소리들을 그냥 알아차리기만 하면 됩니다. 점심 식사 시간조차 명상의 기회로 만드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음식의 맛, 냄새, 씹는 감각에 집중하면서 먹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명상이 된다는 것입니다. 급하게 식사하며 스마트폰을 보는 우리들에겐 이조차도 하나의 도전거리가 됩니다.





명상이란 사건을 바꾸려는 노력이 아니라 그 사건을 대하는 나의 태도를 전환하는 일입니다. 저자는 감정이 생길 때 그 감정에 대해서 명상하라고 조언합니다. 그 감정의 메커니즘을 탐색하라고 합니다. 화와 우울 같은 감정조차 외면하지 않고 관찰할 것을 권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도망치지 않는 용기와 호기심입니다.


명상은 무조건 긍정도, 감정 억압도 아닌 균형의 예술입니다. "내 마음을 이해하게 되면 대부분의 문제는 사라진다"는 깨달음처럼, 명상이 감정적 회피가 아닌 적극적 대면임을 알려줍니다. 걷기명상, 먹기명상 등 사소한 습관 속에서 변화가 싹트는 과정을 읽다 보면 명상이 거창한 것이 아님을 실감합니다.


저자는 명상을 통해 내 마음도 내 것이 아니다라는 깨달음을 일깨워 줍니다. 고통과 불안을 완전히 없애려 하기보다는 그것과 공존하며 이해하는 태도를 가르쳐 줍니다. 인간관계나 직장생활에서 반복되는 갈등과 후회를 줄여줍니다.


“화가 나면 그 화에 대해 명상하라… 깊은 우울에 주저앉아 있는 자신을 발견하면 그 우울에 대해 명상하라”라는 구절은 우리가 외면해온 감정을 새로운 방식으로 맞이하게 합니다. 억지로 없애기보다 이해를 통해 길들이는 방식입니다.


감사명상, 자애명상, 습관의 힘 등도 소개되는데 흥미로운 점은 감사가 그저 도덕적 미덕을 넘어 마음의 시야를 넓히는 전략이라는 겁니다. 직장에서의 성과와 대인관계 모두 마음 근육을 키우는 데서 비롯됩니다.


"진정한 자유인이란 지금 나의 느낌이나 감정에 따라서 행동하는 사람이 아니라, 내 느낌이나 감정이 무엇이 되었든지에 상관없이 지금 해야만 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행동 지침입니다.


명상은 현실 도피가 아니라 오히려 가장 현실적이고 능동적인 선택임을 강조합니다. "명상은 한마디로 나의 인생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이다"처럼 호기심은 삶을 깊게 파고드는 힘이 됩니다. 외부의 조건에 의해 흔들리지 않고 해야 할 일을 담담히 해나가는 사람, 그것이 자유인입니다.





명상을 삶에 실행하는 데 방점을 찍는 <마흔이 되기 전에 명상을 만나라>. 명상을 통해서 세상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려 나가는 것은 실제로 내가 해야만 할 일을 알고, 실행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 매우 적극적인 행위라고 단언합니다.


명상은 머릿속 개념이 아니라 행동으로 옮기는 것만이 진정한 변화로 이어진다는 메시지가 선명합니다. 외부에만 답을 구하려 했던 우리에게 내면의 지혜를 일깨웁니다.


일상의 수많은 지금에 집중하고, 감정과 사건을 직면하며, 그럼에도 해야 할 일을 해나가는 것. 이 꾸준하고 단단한 길이야말로 명상이 주는 가장 현실적이고도 근본적인 선물입니다. 명상은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한 훈련이 아니라, 지금 여기서 진짜 나로 살아가기 위한 기술이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