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에서 만나는 서비스 심리학
손정필 외 지음 / 월넛그로브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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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편의점만큼 동네에 많이 들어선 치과들. 최첨단 장비와 기술력만으로는 더 이상 충분하지 않은 시대입니다. 의료의 본질이 점점 관계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는 흐름 속에서 손정필, 조희송, 이수인, 윤득영, 박경아, 김상훈 여섯 명의 저자가 공동 집필한 <치과에서 만나는 서비스 심리학>은 치과 환경에 맞춰 심리학 이론과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적용한 실전 가이드북입니다.


특히 NLP(Neuro-Linguistic Programming)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기반으로 관계 중심의 진료 모델을 설계한 점이 주목할 만합니다. 진료 부위를 정확히 치료하는 것은 기본이자 필수. 중요한 건 진료 과정에서 환자의 마음을 공감하고 배려하는 능력이 환자 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여기서 말하는 만족도란, 그저 불만이 없는 말과 동일시하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불만이 없는 것과 만족한 것은 다르다"라며 많은 치과에서 착각하는 문제가 없으면 괜찮은 병원이라는 인식을 꼬집습니다. 이 책이 말하는 환자의 만족은 무(無)불만이 아니라 적극적 감동에 가깝습니다.


치과 진료는 결국 관계라는 점을 반복적으로 강조합니다. 말귀를 알아듣는 능력, 환자와의 감각 맞춤 등 구체적인 심리 기법들이 소개됩니다. 반복되는 진료 루틴 속에서 직원들이 느끼는 피로감은 환자의 감정 상태에 무관심할 때 훨씬 증폭된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환자뿐만 아니라 의료진 스스로를 위한 심리 안전 지대로도 기능합니다.


<치과에서 만나는 서비스 심리학>은 치과 경영의 성공이 구성원의 심리적 태도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일깨워줍니다. 병원의 기술 수준과 진료 시간 단축도 중요하지만 결국 환자가 다시 찾게 되는 병원은 기분 좋은 기억을 준 병원입니다.


필요한 것은 일관된 조직 정책과 문화입니다. 구성원 간 신뢰를 바탕으로 한 건강한 조직문화는 업무 분위기를 넘어 환자에게 전이됩니다. 무엇보다 환자를 증상의 집합체가 아닌 경험하는 주체로 바라보는 시선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환자가 불편해하는 것은 단지 통증만이 아닙니다. 진료실의 낯섦, 불친절한 응대, 설명 없는 치료 등이 불안을 증폭시키는 요인입니다.


이 책은 채용부터 동기부여, 스트레스 관리, 목표 설정까지 조직 운영의 전 과정을 심리학적 관점에서 재해석해 치과 운영의 실무적 측면을 꼼꼼히 짚어줍니다. 이러한 관점은 치과의 실천 사례들을 다룬 후반부와 연결됩니다. 조앤이치과, 인연합치과, 언제나이든치과, 알프스치과, 화평치과 원장님들이 어떻게 공감과 치유 중심 문화를 구축했는지 보여줍니다.


<치과에서 만나는 서비스 심리학>에서는 진료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언어 전략과 감성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하나씩 짚어줍니다. 단순한 화법이 아닙니다. 환자의 감정을 읽고 반응하는 고차원적인 의사소통 기법입니다.


환자의 진짜 의도를 파악하는 기법, 치료 설명에 감정을 덧입혀 공감을 이끌어내는 기법 등 치과뿐만 아니라 고객 응대 직군에서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만한 전략들이 소개됩니다. 특히 환자의 존재 인식하기, 심정 알아주기, 성격 파악하기, 칭찬과 인정하기 등 NLP 기반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체계적으로 분류하여 짚어줍니다.


심리학 이론을 경영 실무에 자연스럽게 접목한 <치과에서 만나는 서비스 심리학>. 기술적 우수성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운 현실에서 환자와의 관계를 통한 심리적 치유라는 새로운 가치 창출 방법을 이야기합니다. 치과에 몸담은 실무자뿐만 아니라 상담심리학적 접근에 관심 있는 예비 의료인에게도 유용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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