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마음에 닿는 건 예쁜 말이다
윤설 지음 / 페이지2(page2)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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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어릴 적부터 혼자 자라는 시간이 많았던 윤설 작가는 세상이 차갑고 인생은 혼자 견뎌야 하는 것이라 믿었습니다. 하지만 문득 돌아본 삶의 순간순간마다 조용히 등을 토닥여주던 말 한마디, 그 다정한 언어가 있었음을 뒤늦게 깨달았다고 고백합니다.


우리는 언어를 통해 마음을 나누고, 언어를 통해 마음을 다칩니다. 필요한 말도, 듣기 좋은 말도 서로를 향한 애정 없이는 완성되지 않습니다. 진심과 배려가 없으면 말은 칼날이 됩니다.


사람에게 상처받은 이들에게 위로가 되는 예쁜 말들을 모은 <결국, 마음에 닿는 건 예쁜 말이다>. 각박한 사회에서 더욱 소중해진 언어의 힘에 주목합니다.


"결국 마음에 닿는 건 ‘필요한 말’이 아니라, ‘필요하면서도 듣기 좋은 말’이다. 그런 말엔 회복력이 있다."- p6





윤설 작가의 문장의 근간에는 사람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깔려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어떻게 서로를 구원하고 지탱하는지 그리고 그 연결의 핵심에 '말'이 어떻게 자리하는지 일깨웁니다.


관계란 결국 서로에게 남기는 온기와 같다고 말합니다. 누군가를 만나고 나서 남는 것은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이 전해준 온도입니다. 그리고 그 온도는 대개 말에서 가장 뚜렷하게 느껴집니다.


잘 맞는 관계보다 잘 맞추어 가는 관계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이야기가 가슴에 와닿습니다. 우리는 흔히 취향이 비슷한 사람과의 관계를 좋은 관계라고 생각하지만, 진정한 관계의 가치는 처음부터 모든 것이 완벽하게 맞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점을 인정하고 조금씩 맞춰가는 과정에 있다는 것을 일깨웁니다.


다른 점이 많을수록 배울 점도 많다며 차이를 통해 성장하는 관계의 가치를 짚어줍니다. 나와 완전히 같은 사람은 거울에 비친 내 모습뿐이며,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우리는 새로운 세계를 배울 수 있습니다.


<결국, 마음에 닿는 건 예쁜 말이다>에서는 관계의 본질, 말의 힘, 상처와 치유, 언어를 통한 성장을 풀어냅니다. 작가의 글에서 무심코 지나쳐온 관계의 관성을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윤설 작가는 내버려두면 시드는 게 바로 관계라면서, 거리를 좁히기 위한 배려는 결국 말에서 시작된다고 말합니다. 예쁜 말은 그래서 ‘관계의 물’인 셈입니다. 말라가는 관계를 다시 피어나게 만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양분이 됩니다.


다툼, 갈등 속에서도 예쁜 말을 놓지 않는 것이 진정한 용기라는 점을 상기시킵니다. 솔직함을 미덕처럼 포장하지만 그것이 상대의 마음을 어떻게 찌를 수 있는지를 경고합니다. 말의 온도를 읽고, 감정을 조율하고,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는 것이 진정한 예쁜 말의 조건입니다.


무엇보다 말버릇이 곧 나의 브랜드라는 정의가 인상 깊었습니다. 자신의 말투와 언어 습관을 점검해야 하는 겁니다. 관계를 지키는 말에는 온도가 있습니다. 그 온도는 결국 나의 품격이 됩니다.


관계는 모든 것이 순탄할 때가 아니라 어려움과 슬픔을 함께 마주할 때 진짜 시작됩니다. 관계의 가장 어두운 시기인 슬픔과 이별의 시기를 통과하는 언어의 힘을 이야기하며 진성성의 가치를 일깨웁니다.


한편으로는 우리가 굳이 유지하지 않아도 되는 관계에 너무 많은 마음을 쏟고 있지는 않은지 질문을 던집니다. 사람은 저마다 마음의 총량이 있다고 말이죠. 착한 사람일수록 자기 자신에게 인색하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관계에 지친 이들에게 뼈아픈 자각을 안깁니다.





관계의 깊이를 결정짓는 언어의 태도를 이야기할 때는 윤설 작가의 언어 감각이 더욱 섬세하게 빛납니다. 글 쓰듯 말하는 습관을 들이는 과정을 들려주면서 말의 공력(功力)이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음을 짚어줍니다.


"글 쓰듯 말하는 습관을 들이는 중이다. 말을 꺼내기 전에 수많은 단어를 떠올린다. 어떤 단어는 조금 날카롭고 어떤 단어는 너무 강렬해 보인다. 나열하고 보면 나쁘게 들릴 만한 문장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그걸 없앤다. 대신 부드럽고 상냥한 단어로 채워 넣는다." - p93


작가가 정의하는 예쁜 말이란 필요한 메시지를 전달하되, 그것을 듣기 좋은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이런 말에는 회복력이 있어 무너진 관계를 다시 세우고, 때로는 인생의 방향까지 바꿀 수 있습니다.


SNS로 연결되어 있지만 정작 깊은 대화는 나누지 않는 현대인의 소통 방식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됩니다. <결국, 마음에 닿는 건 예쁜 말이다>는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태도로까지 확장시켜 언어가 가진 본래의 온도를 되찾게 해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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