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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느슨함 - 돈, 일, 관계에 얽매이지 않는 품위 있는 삶의 태도
와다 히데키 지음, 박여원 옮김 / 윌마 / 2025년 5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잘 살아야지"라는 말, 가슴에 새겨봤을 겁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잘'의 기준은 달라집니다. 더 빨리, 더 정확히, 더 많이를 외치며 달려오던 삶의 태도는 어느 순간 우리를 지치게 합니다.
정신과 전문의 와다 히데키는 '느슨함'의 미덕을 알려줍니다. <어른의 느슨함>은 나이 들수록 더 멋지고 품위 있게 살아가기 위한 삶의 기술을 진심 어린 조언으로 풀어낸 책입니다. 느슨함이란 어떤 의미인지, 왜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지 만나보세요.
정신과 전문의로서 30년간 3,000명의 중장년층 환자들의 삶을 관찰해온 저자는 지나친 성실함이 오히려 우울증이라는 함정에 빠뜨리는 경우를 많이 봤다고 합니다. 힘을 빼는 법을 배우지 못한 이들은 작은 실패에도 자신을 몰아붙이며 스스로를 소진시키기 쉽습니다.

<어른의 느슨함>은 게으르게 살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자신의 에너지를 중요한 곳에 집중하고, 불필요한 곳에는 힘을 빼는 지혜로운 삶의 태도를 말합니다.
저자는 발상의 전환을 해보자고 합니다. 은퇴를 맞이한 이들에게는 더 이상 억지로 사람들과 엮일 필요도, 업무에 시달릴 필요도 없으니 오히려 자유를 얻은 것이라는 관점으로 말이죠. 관계에 얽매여 자신을 소모하는 이들에게 꼭 필요한 조언입니다.
책에서는 치열했던 젊은 시절을 뒤로하고 여유를 즐기며 살아가는 어른들의 사례가 소개됩니다. 가족에게 무리하게 기대지 않으면서도 따뜻한 관계를 유지하는 법, 승부욕이나 체면 때문에 고집을 부리기보다 자신을 내려놓는 태도 등으로 힘을 빼고 더 부드럽게 인생을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만나게 됩니다.
편하게 하는 것은 비겁하다고 생각했던 가시밭길 사고방식은 이제 내려놓아야 한다고 합니다. 좋은 결과를 남기고 싶다면 최대한 편하게 성과를 높이는 방법을 찾아보라는 말이 인상 깊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체력과 집중력은 자연스럽게 떨어지기 마련인데 이를 인정하지 않고 예전처럼 버티려 하면 스트레스와 좌절만 쌓이게 된다고 말입니다. 편하고 쉬운 길을 일부러 선택하는 것도 지혜로운 전략입니다.
또한 체면 차리다가 돌아오는 건 손해밖에 없다고도 말합니다. 남들의 평가에 신경 쓰느라 삶을 소모하는 대신 눈앞에 보이는 행복과 즐거움을 더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는 뜻입니다. 영화 <인턴> 속 로버트 드 니로가 보여준 것처럼 때로는 제2막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벼움과 유연함은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인간관계에서도 느슨함을 강조합니다. 지나치게 배려하려다 오히려 상대에게 무례를 범하거나 스스로를 구속하는 일이 많기 때문입니다. 특히 멋대로 주변 사람의 기분을 추측하며 족쇄를 채우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문제라고 짚어줍니다.
중요한 것은 갈등을 완벽히 피하는 것이 아니라, 실수했을 때 진심으로 사과하는 것입니다. 관계를 훨씬 편안하게 만드는 지혜를 만나는 시간입니다.
건강관리에 있어서도 느슨함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혈압, 혈당 수치에 매달려 스스로를 몰아세우기보다 몸과 마음이 쾌적하다고 느끼는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겁니다. 지나친 걱정이 병을 부른다고 하죠.

나이만 먹지 말고, 여유도 같이 먹자는 말이 와닿습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여는 과정이라고 말합니다. 매일을 여행하듯 살아간다면 작은 일에도 감사하고 삶을 더 풍요롭게 느낄 수 있습니다.
사소한 도전들이 만드는 행복을 실천해야 합니다. 성공이나 성취가 아니라 즐기는 삶을 목표로 삼을 때 비로소 진정한 행복이 시작된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열심히 살아온 사람들에게 보내는 따뜻한 위로이자 앞으로는 조금 더 가볍게, 편안하게 살아도 괜찮다는 다정한 초대장 <어른의 느슨함>. 느슨함은 방종이나 게으름이 아닙니다. 오히려 유연하게 상황에 대처하고,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며 진정으로 중요한 것에 집중하는 지혜로운 삶의 태도입니다.
잘 살아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편하게 살아도 괜찮다는 허락을 스스로에게 내려주는 것. 그것이 이 책이 전하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입니다.
작은 일에도 스트레스를 받는 이들에게 마음의 여백을 선물합니다. 조금은 힘을 빼고 살아보는 건 어떨까요? 조금 느슨하게, 그러나 품위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