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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짝퉁전쟁
김종면 지음 / 좋은땅 / 2025년 3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600조 원 규모의 거대한 그림자, 온라인 위조상품 시장의 실체와 대응책을 명쾌하게 풀어낸 김종면 변리사의 <온라인 짝퉁전쟁>.
OECD 발표에 따르면 전 세계 위조상품 유통 규모는 600조 원을 넘어섰고, 우리나라도 연간 7조 원의 매출 손실을 겪고 있다니 전쟁이라는 표현이 과언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변리사이자 위조상품 모니터링 플랫폼 '위고페어'의 대표를 맡고 있는 저자의 전문성이 돋보이는 책입니다. 위조상품의 역사부터 법적 개념, 경제적 영향, 실질적인 대응 방안까지 다루고 있어 브랜드 보호에 관심 있는 분들께 유용한 도움이 될 책입니다.

짝퉁. 단순히 모방이나 위조라고 치부하기엔 이 개념은 훨씬 복잡하더라고요. 짝퉁을 둘러싼 개념의 혼란을 해소하기 위해, 모방, 위조, 정품, 진정상품 등 법률적·경제적 용어를 명확히 구분 지으며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짝퉁의 역사적 측면도 다룹니다. 특히 위조화폐와 위조 와인의 사례를 통해 짝퉁이 단순한 경제적 문제를 넘어 문화적, 사회적 측면도 있음을 보여줍니다. 인간은 언제나 진짜를 닮은 가짜를 만들며 살아왔습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짝퉁 시장에 어떤 판도를 가져왔는지 흥미롭게 파헤칩니다. 전통적으로 남대문이나 이태원 같은 오프라인 시장에서 유통되던 위조상품은 이제 온라인 플랫폼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클릭 한 번으로 전 세계 소비자에게 도달합니다. 온라인 플랫폼의 등장으로 짝퉁 유통은 더 은밀하고 교묘하게 진화했습니다.
유럽과 한국에서의 위조상품에 대한 인식에 차이가 있다는 점도 놀랍습니다. 유럽에서는 위조상품 구매를 심각한 윤리적 문제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한 반면, 한국에서는 상대적으로 관대한 시각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인식 차이는 위조상품 시장의 규모와 단속 효율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특히 듀프(dupe) 트렌드에 주목합니다. Z세대를 중심으로 정품보다 저렴하면서 유사한 성능을 제공하는 합법적인 짝퉁 제품을 찾는 흐름입니다. 가성비를 우선시하며, 비슷하지만 정품은 아닌 제품을 자연스럽게 소비합니다. 짝퉁에 대한 사회적 인식마저 변화시키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브랜드는 단순한 로고나 이름을 넘어 기업의 정체성과 가치를 담고 있는 중요한 자산입니다. 저자는 브랜드의 법적 보호를 위한 상표권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실제 상표 분쟁 사례들을 통해 이를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상표권은 이러한 브랜드 가치를 법적으로 보호하는 핵심 수단입니다. 저자는 초코파이 명칭을 둘러싼 상표 분쟁, 새우깡 상표에 대한 분쟁 등 유명한 상표 분쟁 사례들을 통해 상표권 보호의 중요성을 설명합니다. 사진저작물, 상품 상세페이지 도용 등 저작권 침해에 대해서도 다룹니다.
상표, 로고 지우기를 통한 위조상품 사례로는 불닭볶음면 사례가 소개됩니다. 포장지는 물론이고 호치 캐릭터까지도 유사한 제품이 있더라고요.
해외 유명 스포츠 브랜드가 온라인몰에서 위조상품을 판매한 셀러 수백 명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사례는, 브랜드 보호의 실전 전장을 보여줍니다. 국내에서는 BTS 상표권 분쟁 사례도 유명하지요.
짝퉁을 실제로 단속하고 대응하는 실무적 관점도 들려줍니다. 상표권 침해, 저작권 침해, 병행수입 논란, 리폼 제품의 상표권 이슈까지 다양한 법적 쟁점을 구체적으로 다루며, 위조상품 유통의 회색지대를 조명합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명품 리폼’ 논란입니다. 중고 명품 가방에 색을 입히고 리폼한 후 되팔 경우, 이 행위는 상표권 침해일까요? 명품 리폼은 정품을 변형하여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행위로, 상표의 출처표시 기능을 해칠 수 있어 법적 논쟁의 여지가 있습니다.
온라인 플랫폼의 책임 문제도 날카롭게 다뤄집니다. 플랫폼은 단순한 유통 공간인가, 아니면 위조 근절의 공동 책임자인가?라는 물음은 현행법과 실무 관행 사이의 간극을 드러냅니다. 네이버, 쿠팡, 아마존 같은 거대 유통 채널이 짝퉁 근절을 위해 어떤 기술과 제도를 도입하고 있는지도 소개됩니다.
짝퉁을 발견했을 때 어디에, 어떻게 신고해야 하는지도 알려줍니다. 나는 소비자일 뿐이라는 소극적 태도를 벗어나 디지털 시장의 정의를 지키는 주체로 나서게 만듭니다. 알리바바, 타오바오, 쇼피, 토코피디아 같은 글로벌 플랫폼은 물론,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쿠팡 마켓플러스 등 국내 채널의 신고 절차도 소개되어 있습니다.
위조상품 문제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와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제시하는 책 <온라인 짝퉁전쟁>. 위조상품이 브랜드 피해를 넘어 국가 경제와 소비자 안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강조하며, 우리의 인식 제고 필요성을 역설합니다.
이 책은 브랜드 보호에 관심 있는 기업인, 온라인 쇼핑몰 운영자, 스타트업 창업자뿐만 아니라, 이 문제에 관심 있는 일반인들에게도 유익한 정보를 안겨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