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탈 아츠 - 부처의 지혜로 배우는 제대로 화내는 기법
구사나기 류슌 지음, 박수현 옮김 / 한가한오후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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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우리는 화를 내는 것보다 참는 것이 미덕이라고 배웠습니다. 수많은 분노 유발 상황과 마주하지만, "참아야 해."라는 말이 익숙합니다. 하지만 과연 옳은 방법일까요?


승려 구사나기 류슌 저자는 화를 무조건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맞게 제대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멘탈 아츠>는 마음의 달인, 부처의 지혜를 바탕으로 화를 다루는 기술을 알려줍니다.


마셜 아츠(Martial Arts)가 몸을 지키는 기술이라면, 멘탈 아츠(Mental Arts)는 마음을 지키는 기술입니다. 부처는 고대 인도의 초기 경전에서 마음의 움직임을 터득하여 모든 괴로움을 극복한 존재로 묘사됩니다. 저자는 부처의 가르침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스테이지 1부터 10까지 스트레스와 분노를 다루는 효과적인 방법을 소개합니다.





구사나기 류슌 저자는 우선 '화'에 대해 다시 인식하게끔 합니다. 화는 나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감정이며,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화'라는 감정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것이 문제인 겁니다.


화를 참기만 하면 어떻게 될까요? 화병 난다고들 하지요. 스트레스가 쌓이고 건강도 엉망이 되고, 결국 억눌린 감정이 폭발해 관계도 망가질 수 있습니다. 무작정 화를 참는 것보다 '제대로 다루는' 것이 중요한 겁니다. 기술을 익히듯, 우리는 화를 다루는 마음의 기술을 배워야 합니다.


문제는 우리가 스스로 화를 증폭시킨다는 데 있습니다. 사소한(그 당시엔 결코 사소하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사건에 과도하게 반응하거나, 타인의 행동에 불필요한 의미를 부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모든 일에 의미를 부여하고 반응할 필요는 없습니다. 때로는 그냥 무시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 수 있습니다.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줄이고 정신적 여유를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일입니다.


우리가 경험하는 많은 짜증은 실제로 '화'가 아닌 다른 감정의 표현일 수 있다고 합니다. 피로, 불안, 두려움 등 다양한 감정이 짜증으로 표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자는 짜증의 근원을 찾아보라고 합니다. 진짜 분노인지, 아니면 다른 감정인지 살펴보는 겁니다.


짜증의 정체가 망상 영역이라는 이야기가 인상 깊었습니다. 망상 영역이란 자신의 편의에 따른 망상, 즉 제멋대로 믿는 이미지를 뜻합니다. 저자는 짜증이 나면 망상 영역임을 깨닫는 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라고 합니다. 과도한 판단임을 깨닫고, 빛 지우개로 망상을 지우는 생각을 해보자고 합니다. 눈을 감고 어둠을 10초간 바라본 뒤 눈을 크게 뜨고 밝은 빛을 바라보며 '남아 있던 망상이 전부 사라졌다!'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법구경』에는 "마음을 굳게 하고 지혜의 검(기술)으로 싸워라. 손에 쥔 지혜를 살리는 것이다, 그저 행복을 위해서."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부처의 가르침에 따르면, 우리의 마음은 훈련을 통해 강화될 수 있다고 합니다. 마음챙김과 명상을 통해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강한 마음을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겠습니다.


멘탈 아츠에서 제시하는 제대로 화내는 기술 중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초급, 중급, 상급, 최상급으로 단계별로 나눠져 있고, 실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에피소드를 통해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사소한 화는 지나가는 감정으로 흘려버리고 집착하지 않는 흘려보내기, 갈등을 미리 예상하고 불필요한 충돌을 피하는 거리 두기, 부당한 대우에 대해 적절한 방식으로 반응하여 자신을 지키는 돌려주기, 화를 동력으로 삼아 생산적이고 창의적인 결과를 만들어내는 전환하기 기술 등이 있습니다.


불공정하고 부당한 현실에 처했을 땐 화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때는 '돌려주기' 기법을 활용해야 합니다. 복수나 앙갚음이 아닙니다. 당당하게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쉽진 않지만, 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하고 필요한 경우 변화를 요구하는 태도가 문제 해결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걸 짚어줍니다.





칭찬받고 싶은 나에서 벗어나라는 조언도 인상 깊었습니다. 타인의 비판이나 무시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고, 보다 자유롭고 진정성 있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내 가치를 타인의 평가에 맡기지 말라고 합니다. 그래야 불필요한 화를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한 번씩 과거의 일이 떠오르며 욱하는 감정이 솟을 때도 있지요. 우리 모두는 과거의 상처와 분노를 안고 살아갑니다. 트라우마, 오랜 갈등, 용서하지 못한 일들... 이런 '오래된 화'는 우리의 현재와 미래에 영향을 미칩니다. 과거의 분노를 놓아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머리로는 이해해도 선뜻 실천하기 참 힘든 일입니다.


그럴 때마다 과거의 분노를 붙잡고 있으면 현재의 행복을 놓치게 된다는 말을 기억해야겠습니다. 용서하고 수용하는 태도를 통해 과거의 짐을 내려놓으면 더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습니다. 단순히 화를 참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치유하고 넘어서는 과정입니다.





<멘탈 아츠>는 '강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이야기합니다. 여기서 '강함'은 어떤 상황에서도 동요하지 않고 자신의 중심을 유지하는 정신적 강함을 의미합니다. 분노에 먹히지 말고,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습니다.


자신에 대한 통제력과 자기 이해에 대한 이야기가 와닿습니다. 화를 잘 다루는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주도적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이런 태도가 개인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대인관계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건 자명한 사실입니다.


일상생활에서 제대로 화내는 기술을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부록도 유용합니다. 피하기, 관찰하기, 놓아버리기, 흘려버리기, 싸우기 등의 기법들이 상황별로 정리되어 있어, 필요할 때마다 참고할 수 있습니다.


요즘 뉴스 기사를 보면 다들 화가 잔뜩 나 있습니다. 시끄럽고 번잡스럽습니다. 저마다 화를 제대로 다룰 줄 안다면 저자가 말하듯 세상은 더 평화롭고 조화로운 곳이 될 텐데 말입니다.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는 세상이 아니라, 화가 존재하지 않을 만큼 평안한 세상이 되면 참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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