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씨아저씨네, 차별 없는 과일가게 작고 단단한 마음 시리즈 2
공석진 지음 / 수오서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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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15년 차 과일장수가 들려주는 '차별 없는 과일가게'의 상식적인 혁명 <공씨아저씨네, 차별 없는 과일가게>. '작고 단단한 마음' 시리즈 두 번째로 출간된 이 책은 10년 이상 자신만의 가치를 지켜온 브랜드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흔한 사업 경험담이 아닙니다. 오랜 세월 과일가게를 운영하며 자본주의와 기후위기의 최전선에서 겪은 고민과 실천 그리고 새로운 가치관을 담아낸 사회적 메시지입니다.


공씨아저씨네의 출발점은 명확했습니다. "일이 추구하는 가치와 삶이 지향하는 방향이 다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평범한 온라인 과일가게로 시작했지만, 공씨아저씨네는 이내 '딸 때 따는 상식적인 과일가게', '다름이 우열이 되지 않는 과일가게', '환경을 생각하는 과일가게'라는 수식어를 얻게 됩니다. 물론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





저자는 브랜드가 자신처럼 나이 들어가는 과정에서 본질을 잃지 않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합니다. 그렇다면 공씨아저씨네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이 특별한 과일가게의 철학을 만나보세요.


공씨아저씨는 과일 시장에서 발견한 현실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자연에서 자란 과일이 획일적인 기준으로 평가받는 모습이 한국 사회의 부조리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모양과 크기만으로 과일의 가치를 평가하는 시장 논리는 외모지상주의와 다르지 않습니다. 공씨아저씨네는 이러한 불합리한 관행에 의문을 던지며, 맛의 본질에 집중하는 가게를 만들기로 결심합니다.


처음에 공씨아저씨는 '선비처럼' 장사하고 싶었다고 고백합니다. 하지만 농민의 생계가 자신의 판매에 달려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유통인으로서의 책임감을 느끼게 됩니다. 저자는 사업의 의미를 새롭게 정의합니다. 농민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가교로서의 역할을 인식한 겁니다. 사회적 책임감은 공씨아저씨네의 운영 방식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브랜딩은 단순히 로고나 디자인을 넘어서, 가치관과 철학을 일관되게 표현하는 과정입니다. 공씨아저씨네는 본질을 지키면서도 시대에 맞게 변화하는 유연함을 보여줍니다. 퀵커머스와 새벽 배송이 당연시되는 요즘, 공씨아저씨네는 '늦장커머스'를 자처합니다. 불편함의 감수가 아니라, 노동자의 삶의 질과 환경을 고려한 의식적인 선택입니다. '초신선 마케팅'을 통한 매출 증대를 위해 농민과 노동자들의 야간 수면권을 사뿐히 뺏어간 그들은 얼마나 더 많은 이익을 얻었을까? 새벽 딸기를 먹은 소비자는 과연 더 건강해지거나 더 행복해졌을까?





빠른 배송을 당연시하는 현대 소비문화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긴 '소금꽃 나무' 은유가 인상 깊었습니다. 한진중공업 노동자 김진숙의 책에 등장하는 표현입니다. 땀으로 흠뻑 젖은 노동자의 옷이 서서히 마르면서 드러나는 하얀 얼룩을 뜻한다고 합니다. 공씨아저씨네는 주 2회 배송이라는 '늦장'을 통해 농민과 노동자의 삶의 질을 지키고자 합니다. '조금 천천히 살아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과일을 판매하는 방식도 특별합니다. 한 과일 품목당 한 농가와만 거래하는 원칙을 고수하기 때문입니다. 농민과의 신뢰 관계를 핵심 가치로 삼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저자는 농가 방문 시 가장 먼저 땅을 살펴본다고 말합니다. 과일의 품질을 판단하는 데 있어 상업적 기준이 아닌, 자연의 기준을 적용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토양의 상태부터 살피는 이러한 접근법은 장기적으로 건강한 과일 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기반이 됩니다.


공씨아저씨네는 소비자를 단순한 구매자가 아닌, 함께 가치를 만들어가는 동지로 여깁니다. 세아유 딸기 수확 체험 프로그램, 정기 구독 프로그램 등을 실험하며 소비자와 생산자 간의 신뢰 구축이 가능해지는 순간을 확인합니다. 소비자들도 점차 공씨아저씨네의 가치에 공감하게 됩니다. '못생긴' 과일도 맛이 좋다면 기꺼이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존재는, 상식적인 과일가게를 향한 공씨아저씨의 도전이 혼자만의 것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온라인 과일가게를 운영하면서 공씨아저씨가 직면한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포장 쓰레기였습니다. 과일을 안전하게 배송하려면 포장재가 필요하지만, 환경 오염으로 이어집니다. '완충재 한 개 덜 넣기'라는 무모한 도전은 공씨아저씨네만의 철학을 보여줍니다.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었지만, '무언가라도 해보자'는 실천적 태도가 중요합니다. 환경 문제 앞에서 느끼는 개인의 무력감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동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작은 실천의 힘을 믿는 태도는 우리가 배워야 할 점입니다.





과일장수로서 저자는 기후 변화의 직접적인 영향을 체감합니다. 감귤 없는 제주의 모습이 상상되시나요? 이미 감귤류의 재배가 전라도 지역까지 올라온 지 오래라고 합니다. 시설에서 재배하는 만감류는 충청도에서도 수확이 가능합니다. 대한민국의 과일 지도를 완전히 새롭게 개편해야 할 날을 목전에 두고 있다고 합니다. 기후 변화를 추상적 개념이 아닌, 우리의 식탁과 직결된 현실로 인식하게 해주는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공씨아저씨네는 명절 전에 아무것도 팔지 않는 '이상한' 가게입니다. 잘 익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수확하는 상식을 지킬 뿐입니다. 명절 특수를 놓치더라도, 제대로 익은 과일을 소비자에게 제공하겠다는 의지는 단순한 사업 전략을 넘어선 삶의 가치관을 반영합니다.


사업과 삶의 가치를 일치시키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영감을 주는 <공씨아저씨네, 차별 없는 과일가게>. 확장보다 지속 가능성을 선택한 1인 기업의 특별한 브랜드 스토리를 만나는 시간입니다. 비즈니스의 성공이 반드시 확장이나 이익 극대화를 의미하지 않으며, 상식과 원칙에 기반한 '작고 단단한' 브랜드가 갖는 힘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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