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이 사랑스러워 쉬이 잠들지 못하였답니다
한재우 지음 / 책과나무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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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달빛 아래 펼쳐진 서정의 세계, 한시가 건네는 위로와 성찰 <달빛이 사랑스러워 쉬이 잠들지 못하였답니다>. 서당의 고즈넉한 밤, 한시의 여운을 만나는 시간입니다.


한시는 짧지만 깊은 울림을 줍니다. 단 네 줄의 시구가 그리는 세계는 때로는 광활한 자연을, 때로는 인간의 내면을 비춥니다. 이 책에서는 전통 한시의 형식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현대적 감성을 자연스럽게 녹여낸 점이 돋보입니다.


한시의 멋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달빛이 사랑스러워 쉬이 잠들지 못하였답니다>. 산속 서당에서 한시와 함께하는 삶을 택한 어린 훈장, 한재우 작가. 자연과 공부, 인생에 대한 성찰을 한시라는 독특한 형식으로 풀어냅니다.




"항아리 속 세상 무릉도원에

향기로운 차 내리는 선인이 있었지요

아름다운 밤이라 읊조리기 좋고

달빛이 사랑스러워 쉬이 잠들지 못하였답니다." - 별천지



첫 번째 장에서는 자연 속에서의 삶과 사색이 중심을 이룹니다. 책의 제목이 된 시구 역시 「별천지」 제목의 한시에서 등장합니다. 한적한 밤, 차를 음미하며 자연과 하나가 되는 순간을 그리는 한시입니다.


시인은 자신의 작은 서당을 무릉도원에 비유하며, 차 한 잔의 여유로움을 선사합니다. "달빛이 사랑스러워 쉬이 잠들지 못하였답니다"라는 구절은 자연의 아름다움에 사로잡혀 시간을 잊은 순간을 담고 있습니다. 자연과 함께하는 삶이 주는 기쁨과 충만함을 이토록 예쁘게 표현하다니요.


산속 서당에서의 삶은 소란스러운 도시와 대조됩니다. 자연과 함께하는 삶이 얼마나 고요하고 평온한지를 전하는 한시가 가득합니다. 사계절과 함께 숨 쉬는 서당 생활을 엿볼 수 있습니다.


"깊은 산속 벽옥 같은 시냇물 / 졸졸 깨끗하여 진흙 한 점 없어라"라는 구절에서는 맑고 깨끗한 자연의 순수함이 느껴집니다. "누렁이는 마당가에 누워 조는데 / 횃대 위에 수탉이 우렁차게 노래하네"라는 표현은 한가로운 서당의 일상을 생생하게 그려냅니다.





공부와 수행에 대한 시들은 유독 많은 여운을 남깁니다. "삼경도 이미 지나 깊은 밤에 이르렀건만 / 글 소리 낭랑히 고요를 깨뜨린다."라며 깊은 밤에도 학문에 정진하는 모습을 담고 있는 「글 소리 삼경을 깨뜨리고」는 깊은 밤, 고요한 산속에서 홀로 책을 읽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자기 자신을 갈고닦는 수행의 과정이기도 합니다. 치열한 경쟁과 속도전에 지친 이들에게 한재우 작가의 한시는 조용한 자기 성찰의 시간을 선사합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학문을 포기하지 않는 모습은, 곧 삶을 대하는 태도와 맞닿아 있습니다. "천 봉우리 만 골짜기를 휘감는 바람 소리와 함께 울리는 글 읽는 소리"는 학문의 길이 얼마나 고독하고도 아름다운지를 일깨워 줍니다.


도시의 번잡함을 벗어나 산속 서당을 선택한 젊은 훈장의 섬세한 시선을 담은 한시집입니다. 4부로 구성된 이 작품집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여유로움을 고스란히 전합니다. 바쁜 일상 속 잠시 멈춤이 필요할 때, 산속 서당에서 만나는 느림의 미학을 만나보세요. 쉼터가 되어줄 한시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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