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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명카피 핸드북 - 家族は、面倒くさい幸せだ。 가족은 귀찮은 행복이다
정규영 지음, 오가타 요시히로 감수 / 길벗이지톡 / 2025년 1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현직 광고 디렉터가 풀어내는 묵직한 인생의 문장들을 담은 <일본어 명카피 핸드북>. 20년 경력의 광고인 정규영 작가는 도쿄카피라이터스클럽(TCC)이 엄선한 최고의 광고 카피 200선을 통해 일본어의 매력과 현대 일본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인생, 일상, 꿈, 일, 관계를 주제로 200개의 일본어 광고 카피가 소개되어있습니다. 광고 카피는 단 한 줄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합니다. 이 짧은 문장 속에는 기업의 철학, 시대적 가치관 그리고 인간의 보편적인 감성이 녹아 있습니다. 그렇기에 광고는 시대의 거울이라고 합니다.
<일본어 명카피 핸드북>은 단순히 멋진 문장을 모은 것만이 아니라, 각 카피에 대한 일본어 설명과 배경 해설을 더해 일본어 학습자는 물론 명문장 필사를 좋아하는 독서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책입니다.
첫 번째 파트 '인생' 섹션에서는 삶의 본질적인 측면을 다룹니다. 혼다의 "인생에 없던 것만이 인생을 바꿀 수 있다 (人生になかったものしか、人生は変えられない)"라는 카피는 도전과 혁신의 중요성을 역설합니다.
단순한 광고 문구가 아니라, 삶에 대한 철학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일본어 문형 ‘~しか~ない’는 ‘~밖에 없다’는 뜻으로, 어떤 선택이 필수적이라는 의미를 강조할 때 쓰인다고 합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전달합니다. 도전을 망설이는 이들에게 동기부여가 되는 문장입니다.

일상은 특별한 날들의 연속이라기보다, 작은 순간들이 차곡차곡 쌓여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유니클로의 "평소처럼 입는 날이 인생이 된다. (ふだん着の日が、人生になる)"라는 카피는 특별하지 않은 일상의 가치를 재발견하게 합니다.
‘ふだん着’(평상복)이라는 단어를 활용하여 일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우리의 삶이 화려한 순간들보다는 평범한 날들의 축적이라는 걸 짚어줍니다. 소비자들에게 생활 방식으로서의 브랜드를 인식하게 하는 힘이 있는 카피입니다.
'꿈' 섹션에서는 도전과 성취에 관한 메시지들이 돋보입니다. LUMINE의 "나에게는 나를 멋지게 만들 책임이 있다 (わたしには わたしを素敵にする 責任がある)"는 자기 긍정과 자신감을 심어주고, 스스로의 삶을 개척해나갈 용기를 북돋아주는 카피입니다.
JT Roots의 "포기하지 마. 버릇된다 (あきらめるな、クセになる)"라는 카피도 일품입니다.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끈기입니다. 반복된 포기가 습관이 될 수도 있음을 경고하는 이 카피가 강렬하게 와닿습니다.

'일' 파트에서는 직장과 커리어에 대한 명카피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오츠카 이온워터의 "어느 정도 짐을 지고 있는 것이 흔들리지 않고 좋다 (重荷があるくらいの方が、フラフラしなくていい)"라는 카피는 책임과 부담에 대한 통찰을 담고 있습니다. 부담이 때로는 우리 삶의 중심을 잡아주는 닻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입니다.
마지막 '관계' 파트는 인간관계의 복잡성과 아름다움을 다룹니다. 시나노마이니치신문사의 "가족은 귀찮은 행복이다 (家族は、面倒くさい幸せだ)"라는 카피는 가족관계의 양면성을 절묘하게 표현합니다. 부정적 표현인 '귀찮음'과 긍정적 의미의 '행복'을 결합함으로써, 현실적이면서도 따뜻한 가족의 모습을 그려냅니다.

JR규슈의 "마음먹은 날이 어버이 날이 된다 (思い立った日が、父の日、母の日になる)"는 감사의 마음은 날짜와 상관없이 언제든 표현될 수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주는 감동적인 메시지입니다.
200개의 일본어 광고 카피로 배우는 인생의 지혜 <일본어 명카피 핸드북>. 한 손에 쏙 들어오는 귀요미 사이즈여서 가방에 넣고 다니기 딱입니다.
일본어 학습자라면 광고 카피를 통해 현대 일본의 사회상과 문화적 코드를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가 됩니다. 일본 광고 카피의 정수를 담은 이 책으로 짧지만 강한 문장의 힘을 다시 한번 느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