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생물이 들려주는 생존의 과학

바다의 천재들 - 물리학의 한계에 도전하는 바다 생물의 놀라운 생존 기술
빌 프랑수아 지음, 발랑틴 플레시 그림,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24년 12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물리학의 한계를 뛰어넘는 놀라운 기술과 생존 전략을 보여주는 바다 생물들의 세계를 만나보세요. 생물물리학자 빌 프랑수아의 <바다의 천재들>은 물리학자의 독특한 시각으로 이들의 경이로움을 탐구하며, 인간이 아직도 잘 모르는 심해 세계의 불가사의를 매력적으로 펼쳐냅니다.

미지의 세계, 바다. 그곳은 중력의 제약을 덜 받으며, 고유한 생태계와 독특한 생존 전략을 통해 육지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기적 같은 생물의 삶을 품고 있습니다.

해양 생물의 경이로운 생존 기술을 물리학적 관점에서 탐구한 이 책을 펼치자마자 저와 아이는 즐거운 비명을 질렀습니다. 발랑틴 플레시의 일러스트도 정말 멋졌어요.

바다 생물의 경이로운 진화 중 하나는 중력에서 자유로운 존재들이라는 데 있습니다. 대왕고래는 몸무게가 약 160톤으로, 과거 육지의 초대형 공룡 아르겐티노사우루스보다 두 배 더 크다고 합니다.

육상에서는 중력 때문에 뼈와 근육의 제약을 받아 더 이상 커질 수 없는 생물이 바다에서는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보이는 겁니다. 물이 제공하는 부력 덕분에 중력의 압박에서 벗어난 결과입니다.

향유고래는 심해로 내려가면서 극한의 수압을 견뎌내기 위해 독특한 신체 구조를 발전시켰습니다. 그들의 폐는 수축과 확장이 자유롭고, 심해 환경에서도 산소를 효율적으로 저장해 잠수 시간을 늘릴 수 있습니다.

다랑어는 수중에서 끊임없이 헤엄치며 생존합니다. 이들은 근육과 지느러미를 고도로 발달시켜 멈추는 순간 질식하지 않도록 진화했습니다.

바다 생물들은 물리학의 법칙을 활용해 생존과 번식을 극대화했습니다. 날치는 물속에서 속도를 내며 수면 위로 튀어 올라 활공합니다. 수중에서 공기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중력과 유체역학을 완벽히 활용한 결과입니다.

멸치 떼는 은빛 피부를 이용해 빛을 반사하며 포식자의 시야를 혼란스럽게 만듭니다. 이들의 집단 지능과 광학 기술은 인간의 군집 로봇 연구에도 영감을 주었습니다.

상어는 몸 전체로 물의 미세한 움직임을 감지하고 전기 신호를 통해 먹이를 찾습니다. 수중 전기장의 변화를 민감하게 포착하는 생물학적 센서라 할 수 있습니다.

바다에는 물리학 법칙을 초월한 듯한 생물들이 존재합니다. 불사의 해파리는 세포 재생 능력을 통해 노화를 역전시키며, 편형동물 플라나리아는 절단된 몸에서도 기억을 유지한 채 재생합니다.

이런 생명력은 인간에게 재생의학과 노화 방지 연구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줍니다. 바닷가재는 텔로머레이스 효소를 통해 세포 손상을 복구하며, 이로 인해 거의 노화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햇빛이 닿지 않는 깊은 바다에서 발광 생물은 자신만의 빛을 만들어냅니다. 갯가재는 복잡한 광학 시스템을 통해 다양한 색을 분석하며, 심해 생물들은 발광을 통해 의사소통과 생존 전략을 펼칩니다.

심해의 오징어나 해파리는 빛을 사용해 포식자를 혼란시키거나 짝을 유혹합니다. 문어는 피부의 색소 세포를 조절해 주변 환경에 맞춰 완벽히 변색합니다. 카멜레온보다 훨씬 정교한 수준의 위장 기술을 갖추었다고 합니다.

바다 생물의 경이로운 능력은 인간의 과학 발전에도 기여해 왔습니다. 전기가오리의 신비는 전기생리학의 발전을 이끌었고, 멸치 피부의 구조는 광학 기술에 영감을 주었습니다. 자연의 선물은 우리가 더 지속 가능한 기술을 개발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반면 해양 생태계의 위기와도 맞물린 지점을 짚어주기도 합니다. 투구게의 피는 백신 시험에 필수적인 성분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최근 합성 대체제가 개발되며 다행히 과도한 채취로 멸종 위기를 맞은 투구게에 대한 보호 가능성을 열었습니다.

크릴은 이산화탄소를 자신의 몸에 고정하며, 고래는 이 크릴을 먹고 더 큰 탄소 저장소가 됩니다. 크릴과 고래는 탄소 순환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남획과 서식지 파괴로 인해 생태계가 위협받고 있습니다.

빌 프랑수아는 <바다의 천재들>을 통해 바다 생물이 단순히 연구 대상이 아니라 지구 환경을 유지하는 중요한 존재임을 강조합니다. 크릴과 고래가 탄소를 저장하는 역할을 하듯, 해양 생물은 우리 생태계에서 필수적인 연결 고리입니다. 바다를 보호하려는 노력이 없다면 그들의 경이로움을 우리는 앞으로 보지 못하게 될 겁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게 하며, 바다 생물의 놀라운 생존 기술을 통해 인류가 배워야 할 교훈을 안겨주는 <바다의 천재들>. 과학과 자연, 환경을 연결하는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지속 가능한 삶의 중요성을 깨닫게 합니다.

바다 생물을 사랑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과학에 관심이 있거나 환경 문제를 고민하는 모두에게 추천합니다. '경이로움'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이 책은 잊지 못할 바다 여행을 선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