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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앤 징크스
마거릿 와일드 지음, 이지원 옮김 / 올리 / 2024년 12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나에게 일어난 모든 불행, 정말 내가 징크스일까? 케이트 그린어웨이상 수상 작가 마거릿 와일드의 소설 《러브 앤 징크스》는 한 번쯤 자신의 운명을 탓해 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젠은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난 일련의 불행한 사건들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며 스스로를 ‘징크스’라 부르기 시작합니다.
마거릿 와일드는 장문의 서사 형식 대신 운문 자유시 형식으로 스토리를 펼쳐나갑니다. 짧은 호흡의 시구는 청소년 독자들에게 부담을 덜어줄 뿐만 아니라, 감정을 임팩트 있게 담아냅니다. 젠과 주변 인물들이 겪는 깊은 상실과 회복의 순간을 간결하면서도 효과적으로 전달합니다.
운문 형식은 마치 젠의 감정 흐름을 따라가듯 몰입하게 합니다. 짧고 강렬한 시구는 고통과 희망의 순간을 더 뚜렷하게 느끼게 합니다. 생각과 감정이 날것 그대로 전해지는 느낌입니다. "나는 징크스야." 이 한 문장에서 느껴지는 젠의 자기혐오와 고립감은 긴 설명보다 더 직접적으로 와닿습니다.
젠은 남자 친구들의 연이은 죽음과 자신의 책임감 사이에서 괴로워합니다. 죽음을 바라보는 젠의 시선은 삶의 무게를 느끼게 하면서도, 이를 이겨내는 방법을 고민해 보게 합니다.
젠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작품에 등장하는 다른 인물들도 각자 자신만의 고통과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장애를 가진 젠의 동생 그레이스, 부모의 관심을 받지 못해 방황하는 시리나, 자신의 말 한마디로 인해 누군가가 죽음에 이르렀다는 죄책감을 가진 친구 할...
청소년기 대표적인 문제인 자아 정체성, 성, 죽음, 가족 관계, 친구 관계 등 다채로운 주제가 모두 담겨있습니다. 저마다 상처를 안고 있는 인물들의 여정이 펼쳐집니다.
자신의 정체성을 징크스에 묶어두었던 젠이 결국 스스로를 다시 받아들이는 과정을 통해 자아 성찰의 모습을 잘 보여줍니다. 자신을 부정적으로 정의하던 것에서 어떻게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었는지 젠의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단순히 징크스의 저주를 다루는 소설이 아닙니다. 성장, 상실, 사랑 그리고 용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청소년기 누구나 한 번쯤 겪는 혼란스러운 감정과 사건을 섬세하게 포착합니다.
젠은 남자 친구들의 연이은 죽음과 주변의 부정적인 사건들로 인해 자책감에 빠지지만, 결국에는 자신을 받아들이고 주변 사람들과 관계를 재정립하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 내려갑니다. ‘징크스’에서 다시 ‘젠’으로 되돌리며 자아를 회복하는 여정을 생생하게 그려냅니다.
소설을 운문으로 표현했을 때 전달되는 감정은 또 다른 매력을 안겨줍니다. 젠의 이야기는 단어 사이의 여백 속에서도 많은 것을 느끼게 합니다. 글로 표현되지 않은 슬픔과 회복의 과정까지도 상상하며 공감할 수 있습니다.
청소년의 상처와 회복, 그리고 성장 이야기는 클리셰 범벅인 주제이긴 하지만, 표현 방식이 정말 신선했어요. 민트썸머 작가의 일러스트는 스토리텔링의 깊이를 더합니다. 색감과 구도가 강조된 삽화는 텍스트가 전달하고 싶어 하는 감정과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보여줍니다. 운문 형식의 독특한 서사와 감각적인 일러스트를 즐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