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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모르는 진짜 농업 경제 이야기 - 기아와 미식 사이, 급변하는 세계 식량의 미래
이주량 지음 / 세이지(世利知) / 2024년 10월
평점 :
우리는 농업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먹거리가 어떻게 우리 식탁에 오르는지에 대한 이해는 부족합니다. 가장 오래된 산업인 농업이야말로 미래 생존과 직결된 중요한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그 중요성은 종종 간과됩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주량 박사의 책 <당신이 모르는 진짜 농업 경제 이야기>는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농업의 산업적 가치와 글로벌 식량 산업의 흐름을 분석해 농업의 진정한 의미를 일깨워 줍니다. 이 책은 그저 농업의 이야기를 넘어, 미래 인류의 식량과 생존의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룹니다.
미식과 먹방 콘텐츠로 음식 소비를 실시간으로 즐기고 있는 오늘날. 매년 등장하는 새로운 품종의 과일과 고급화된 식재료는 식탁을 풍성하게 하지만, 정작 그 배경에 숨겨진 농업에 대한 지식은 얕기만 합니다.
1970~1980년대 한국의 도시 인구 대다수가 농촌 출신이었던 시대에서, 불과 몇십 년 만에 농업이 어떻게 '촌스럽고 오래된' 것으로 전락해버렸을까요. 글로벌 식재료가 우리 삶 속으로 깊숙이 들어왔지만, 왜 쌀값에 휘둘리고 농업에 세금을 쓰는지조차 모릅니다.
이주량 박사는 “모든 산업은 농업에서 시작됐다"라고 말합니다. 인류가 이룩한 과학 기술의 상당 부분은 굶주림과의 투쟁에서 비롯되었고, 농업은 이 투쟁의 최전선에 있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가장 많이 먹고, 가장 싸게 먹으며, 가장 멀리에서 가져다 먹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지구 역사상 매우 짧은 행운의 시기일 뿐,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다는 경고를 합니다. 식량 과잉 생산이 끝나가고 기후 위기와 함께 다가올 미래의 식량난이 불가피하다는 것입니다.
이런 위기 속에서 저자는 농업이 단순한 산업이 아니라 인류 생존을 좌우하는 인프라임을 강조합니다. 농업의 본질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글로벌 식량 산업의 격돌이 일어나는 현장을 통해 그 심각성을 보여줍니다.
한국의 농업은 놀라운 발전을 이루어왔습니다. 통일벼로 대표되는 1970년대의 녹색혁명과 1980년대의 백색혁명을 통해 한국은 쌀 자급자족을 실현했습니다. 저자는 농업 발전 그 배후의 농공병진정책을 통해 농업이 한국 경제 성장의 토대가 되었음을 강조합니다.
한국의 농업 과학기술은 세계적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우리가 먹는 딸기, 사과, 한우 등은 해외에서도 그 품질을 인정받고 있으며, 한국의 농업 역량은 전 세계에서 주목받는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딸기는 원예작물 중에서도 히트 작물이라고 합니다. 언젠가부터 설향 품종이 보여서 자연스럽게 먹고는 있지만 딸기에 얽힌 이야기는 모르고 있었습니다. 2023년 기준 딸기 생산액은 쌀 다음으로 가장 많고, 수출 효자 품목이라고 합니다. 글로벌 히트 작목인 뉴질랜드의 제스프리 키위, 미국의 썬키스트 오렌지처럼 우리나라의 딸기가 스타 품목이 되려면 어떤 후속 작업들이 필요한지 짚어줍니다.
그 외에도 불닭볶음면이나 커피믹스 같은 가공식품의 성장과 건강기능식품까지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되고 있는 농업 경제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문제는 미래 인류의 식량 문제는 점점 더 심각해질 거라는 데 있습니다. 2050년 세계 인구는 100억 명을 넘어서며, 60% 더 많은 식량이 필요해진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구는 이미 한계에 다다랐고 농경지와 자원 부족, 기후 위기로 인해 식량 생산은 더욱 어려워질 것입니다.
<당신이 모르는 진짜 농업 경제 이야기>에서는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들이 왜 ‘식량 안보’에 목을 매는지 짚어주며, 농업이 왜 미래 산업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는지를 설명합니다.
농업은 이제 단순한 생계 수단이 아닌 전략적 자산으로, 강대국들 간의 식량 외교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3번째로 곡물을 많이 수입하는, 식량 안보에 매우 취약한 나라입니다. 식량 자립에 대한 필요성이 점점 더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주량 박사는 식량의 최소 25~30%는 자국 내에서 생산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국가의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임을 강조합니다.
농업이 단순히 국가 경제의 부를 창출하는 도구로서가 아닌,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유지하여 국가의 식량 자급률을 책임지는 중요한 산업임을 재조명하는 <당신이 모르는 진짜 농업 경제 이야기>.
농업은 가장 오래된 산업이지만, 가장 현대적인 미래 산업입니다. 농업이 우리 식탁에 음식을 제공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배우는 시간입니다. 한국의 농업 역사와 미래의 가능성을 함께 조명하며, 농업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농업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책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