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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랑
장다혜 지음, 바나 그림 / 북레시피 / 2024년 10월
평점 :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 중인 <탄금(가제)>의 원작 소설 <탄금:금을 삼키다>의 그림판 버전 <홍랑>. 독자들을 사로잡은 장다혜 작가의 소설 <탄금>의 드라마 출연진이 공개되자마자 기대감으로 꽉 차있는 상태인데, 그 사이 또 멋진 콜라보가 탄생했습니다. 바나 작가의 섬세하고 아름다운 전통미가 담긴 일러스트 표지로 눈길을 사로잡는 <홍랑>. 드라마를 보기 전 이렇게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원작 소설 <탄금: 금을 삼키다>는 시대극 서사물의 미학을 넘어서는 치열한 감정과 긴장감으로 가득한 작품입니다. 매혹적인 필치와 탄탄한 사건 전개로 깊은 감정선과 강렬한 서스펜스를 동시에 만끽할 수 있습니다. 원작 소설의 서스펜스를 덜어내고 주인공 재이와 홍랑 그리고 무진의 이야기만을 추려낸 <홍랑>. 훨씬 더 간결하게 접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제목에서처럼 핵심 축은 ‘홍랑’입니다. 10년 전, 아홉 살에 실종된 홍랑이 살벌한 검계로 돌아오면서 이복누이 ‘재이’의 삶을 뒤흔듭니다. 묘한 감정들이 소용돌이치고 우애와 연정이 뒤엉킨 애절함 속에서 인물들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심리적 갈등을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로맨스 이상의 감정적 깊이에 빠져들게 됩니다.
여기에 재이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양자 ‘무진’이라는 인물이 더해져 비극적인 삼각관계로 치닫습니다. 이들의 관계는 남녀 간의 로맨스를 넘어 가족과 정체성 그리고 사회적 위치를 두고 벌어지는 복잡하고 다층적인 관계로 발전합니다.
개인이 어떻게 고통받고, 서로를 어떻게 파멸로 이끌 수 있는지 그려내는 <홍랑>.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한 만큼, 당시의 권력 구조와 계층 간의 갈등이 사실적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상단의 비리와 권력 구조가 얽힌 복잡한 사건들이 더해져, 각 인물들이 내면의 죄와 씨름하며 점차 돌이킬 수 없는 길로 빠져들게 됩니다. 갈등의 중심에 선 이들의 운명적 선택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바나 작가의 매혹적인 그림은 <홍랑>의 매력 포인트입니다. 한국의 아름다움을 새로운 방식으로 담아냅니다. 24절기의 다채로운 아름다움이 담긴 삽화들은 장면을 더욱 생동감 있게 만들어줍니다. 장다혜 작가 특유의 섬세하고 고전적인 문체와 영상미 가득한 문장이 바나 작가의 그림과 완벽하게 어우러집니다. 두 작가의 협업이 만들어낸 시너지는 소설을 넘어선 예술 작품과도 같습니다.
홍랑의 귀환과 재이, 무진의 엇갈린 관계 속에서 펼쳐지는 로맨스와 시대극의 매력이 충만한 소설 <홍랑>. 드라마틱한 전개로 마지막까지 손놓지 못할 만큼 흡인력이 대단합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