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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멸종 - 거꾸로 읽는 유쾌한 지구의 역사
이정모 지음 / 다산북스 / 2024년 8월
평점 :
털보관장 이정모 저자의 신간 <찬란한 멸종>은 46억 년에 걸친 생명의 연대기를 탐험하며 멸종의 이면에 숨겨진 놀라운 진화의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이 책 독특합니다. 인류의 멸망이라는 미래로부터 시작해,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서 지구 역사에서 주요 사건들을 되짚습니다.
특히 과학자와 역사학자의 시선으로만 해석되었던 사건들을 범고래, 삼엽충, 네안데르탈인 같은 지구 생명체의 시점으로 풀어내 생생합니다. 끊임없이 진화해 온 생명체들의 이야기를 가까이에서 느끼는 기분입니다.
이정모 관장 특유의 유머와 깊이가 더해진 <찬란한 멸종>. 지구의 대멸종을 단순한 파멸의 과정으로만 그리지 않습니다. 멸종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임을 보여줍니다.
저자는 인류의 멸망을 상상하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인공지능이 2150년에 인류 멸망의 원인을 밝혀내는 장면은 섬뜩한 동시에 흥미로운 질문을 던집니다.
과거 역시 멸종의 원인은 결국 기후변화였다고 합니다. 기후위기로 인해 여섯 번째 대멸종이 진행 중이라는 오늘날. 다른 점은 자연적인 현상이 아닌 인류 활동의 결과라는 것이지요. 우리는 과연 인류 멸종을 막을 수 있을까요?
2150년 인공지능이 인류의 멸종을 분석하는 미래 시나리오는 멸종이 단순한 파국이 아니라, 자연의 끊임없는 진화 과정임을 보여줍니다.
시간을 되돌아갑니다. 2100년 화성 테라포밍에서는 미래의 인류가 화성으로 이주하면서 맞닥뜨리는 문제들과 실패를 통해 지구에서의 생존이 더 중요함을 일깨웁니다.
범고래가 들려주는 2024년의 지구 온난화 문제는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환경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웁니다. 범고래의 시각에서 그려진 환경 위기는 인간이 아닌 다른 생명체의 생존에도 직결된 문제임을 짚어줍니다.
과거로 더 거슬러 올라가 봅니다. 4만 년 전 네안데르탈인의 멸종 과정은 인간이라는 종이 얼마나 치열한 경쟁을 통해 살아남았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호모 사피엔스가 어떻게 현재의 인류로 진화했는지, 그 과정에서 다른 생명체들과의 상호작용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들려줍니다.
1만 2000년 전 털매머드와 스밀로돈의 멸종 이야기는 기후 변화와 인간 활동이 대형 포유류에게 미친 영향을 탐구하는 시간입니다.
이처럼 <찬란한 멸종>은 결정적 순간들을 짚어줍니다. 5억 4100만 년 전의 삼엽충은 눈이 생긴 첫 번째 생명체로서 진화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10억 년 전 미토콘드리아의 이야기에서 시작된 유성생식의 기원은 생명의 다양성을 가능하게 한 중요한 지점입니다.
45억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봅니다. 지구와 생명의 탄생을 가장 근본적인 시점에서부터 풀어냅니다. 45억 년 전 달과 바다의 관점으로 풀어내는 이야기는 우주의 거대한 작용 속에서 지구가 어떻게 생명을 품게 되었는지를 생생하게 머릿속으로 그려지게 합니다.
<찬란한 멸종>은 생명체와 지구의 역사를 통해 인류가 처한 기후위기와 여섯 번째 대멸종의 현실을 성찰하게 만듭니다. 자연의 경이로움과 인간 활동이 지구 생태계에 미친 영향을 재고하게 됩니다.
생명의 끈질긴 역사이자 지구의 찬란한 역사를 되돌아보면서 여섯 번째 대멸종의 문턱에 선 인류가 답을 내놓아야 할 차례입니다.
대멸종의 역사를 통해 배우는 지구 생명 진화의 비밀 <찬란한 멸종>. 생명의 기원에 대한 경이로움을 느끼고 싶은 이들, 환경문제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추천합니다. 이정모 저자의 유쾌한 필체 덕분에 청소년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