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크와 팩트 - 왜 합리적 인류는 때때로 멍청해지는가
데이비드 로버트 그라임스 지음, 김보은 옮김 / 디플롯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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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종종 나름 합리적으로 잘 판단했다며 셀프 칭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뭐가 잘못된 건지도 모른 채 스스로 발목을 잡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는 게 함정이죠.


<페이크와 팩트>는 이런 모순을 집요하게 파헤치며 왜 우리가 가짜 뉴스와 음모론에 쉽게 속아 넘어가는지 설명합니다. 아일랜드 물리학자이자 생물통계학자, 암 연구자인 데이비드 로버트 그라임스 저자는 과학자의 시각으로 현대 사회의 비합리성을 낱낱이 드러내며 이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지혜를 전합니다.


SNS는 정보의 바다를 넘어 소문과 가짜 뉴스의 산실이 되었습니다. 괴담 같은 소문은 삽시간에 퍼지고, 누군가는 맹목적으로 믿습니다. 반면 나름 신뢰받는 인플루언서의 의견만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한 번 클릭한 뉴스는 SNS의 알고리즘이 우리의 편향을 강화하는데 치명적 역할을 합니다. 이쯤되면 뭐가 진실이고 거짓인지 우리는 '페이크'와 '팩트'가 뒤섞인 혼란 속에서 진실을 구별하기 어렵게 됩니다.


<페이크와 팩트>는 우리의 사고를 왜곡하는 다양한 논리적 오류들을 소개합니다. 삼단논법은 논리학에서 기본적인 구조를 이루는 도구입니다. 하지만, 이 구조가 잘못된 전제로 시작되면 잘못된 결론에 도달할 수밖에 없습니다. 

"모든 인간은 불멸이다. 소크라테스는 인간이다. 따라서 소크라테스는 불멸이다."라는 논리는 전제가 잘못되었기 때문에 결론도 잘못되었습니다. 이런 오류는 특히 정치적 담론이나 광고에서 흔히 나타납니다. 저자는 잘못된 삼단논법의 사례를 다루고, 비판적 사고를 통해 이러한 오류를 피하는 방법을 보여줍니다.


비타민이 감기를 예방한다는 오래된 믿음은 노벨화학상과 노벨평화상을 받은 라이너스 폴링으로부터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스스로가 비타민C 광신자가 되어 고용량 비타민 복용의 장점을 격찬하는 책도 써냅니다. 이를 입증하는 연구는 없지만 우리는 여전히 그의 말을 신뢰합니다. 이처럼 권위가 주는 오류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진진합니다.





우리의 뇌는 정보를 저장할 때 재구성하는데, 이 과정에서 여러 가지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인간의 기억이 절대적으로 확실하다고 여겨서는 안 되는 이유와 사례를 통해 우리의 사고, 감정, 기억, 감각이 얼마나 쉽게 왜곡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우리는 자신의 기존 신념을 강화하는 정보만을 수용하고, 반대되는 증거는 무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신이 믿고 싶은 것을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며, 그 믿음이 강화되면 비판적 사고를 멈추게 됩니다.


트럼프의 정치 행보는 탈진실의 시대를 대표하는 사례입니다. 자신에게 불리한 사실이나 사건에 대해 가짜 뉴스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그의 전략은 단순했지만 그 영향력은 컸습니다.


SNS는 우리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우리가 보고 싶은 것만 보게 만듭니다. 알고리즘은 사용자에게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고안된 시스템이지만, 이 과정에서 편향된 정보를 반복적으로 노출시킵니다.


필터 버블이라고 불리는 현상으로, 사용자는 자신이 이미 믿고 있는 것들과 일치하는 정보만 접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자신의 견해가 강화되고, 반대 의견이나 새로운 시각을 접할 기회는 줄어들게 됩니다.


이런 상황은 결국 사회적 분열을 조장하고, 상대방의 관점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방해합니다. 알고리즘이 우리의 정보 소비를 통제하는 방식은 편향을 강화하고, 다양한 의견이 교차하는 건강한 공론장을 해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가짜뉴스가 강력한 이유는 사람들이 이미 가지고 있는 신념이나 편견을 강화하는 데 이용되기 때문입니다. 이미 그 주제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에게 쉽게 수용됩니다. 사실 확인을 하기보다는 자신의 믿음을 재확인하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쏟도록 만듭니다.





저자는 인지 편향의 희생자가 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비판적 사고와 과학적 방법론이 비합리성을 극복하는 열쇠라고 말합니다. 과학만능주의나 싸구려 냉소주의를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분석적 사고법과 과학적 회의주의를 배우는 겁니다. 잘못된 믿음에서 벗어나고, 거짓에 속지 않으며,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말입니다.


논리적이라고 생각했던 추론의 오류 가능성을 그저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해로운 결과에서 우리를 보호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우리는 자신의 신념을 깊이 애착하기에, 잘못된 것은 인정하고 바로잡는 변화를 가로막는 장애물들이 극복해야 할 결함이라는 걸 기억해야 합니다.


진실 자체가 공격받고, 개인의 신념이 진실보다 우선시되는 탈진실의 시대. 가짜 뉴스와 음모론에 지친 현대인, 비판적 사고력을 기르고자 하는 학생, 그리고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고자 하는 리더들에게 유용한 책입니다. 가짜 뉴스를 판별하는 논리적 무기로 이 책을 펼쳐보세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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