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벽 1부 上 - 영광된 미래의 초석 개벽
박모은 지음 / 맑은샘(김양수)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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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시리즈 같은 서양 판타지에 익숙하다면 동양풍 판타지의 색다른 매력이 낯설 수도 있습니다. 서양풍 판타지는 그리스 로마 신화, 켈트 전설, 중세 유럽의 기사도와 마법사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는 서양풍 판타지에 비해 동양풍 판타지는 동양 신화와 전설, 도교와 불교 같은 전통적인 사상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소설 <개벽>은 선인과 도인, 전생과 현생, 인간계와 신계를 넘나드는 설정으로 동양의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기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합니다. 정통 판타지는 아니니 진입장벽이 높지도 않습니다.


총 3부로 기획된 소설 <개벽>의 1부를 읽어봅니다. 1부만 해도 상, 하 2권 구성으로 총 600여 페이지를 훌쩍 넘기니, 완결까지 그야말로 대서사가 펼쳐지려나 봅니다.


소설은 조선시대 임진왜란을 앞둔 시점, 당시 활동하던 도인들 이야기에서 시작합니다. 신들과 소통하며 다가올 미래와 주변의 잡다한 일들까지 보이는 경지에 이른 젊은 스님에게 암담한 미래가 보인 겁니다.


이 땅의 앞날이 걱정이 된 스님은 등불과 같은 선인들의 가르침을 받으러 길을 떠납니다. 그 여정에서 만난 선인들은 곧 닥칠 임진왜란과 그 이후의 일까지 내다보며 스님에게 알쏭달쏭 한 말을 하는데...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될 거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현대 시점으로 장면이 전환됩니다. 초등학생 김무영은 검정고시로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마치고 열네 살에 대학에 입학한 천재입니다. 한자 1급 자격증이 이미 있는 무영이가 한자 카페 모임에 나가면서 그의 전생을 알아보는 이들을 만나게 됩니다.


사외이사 윤검군, 인터넷 강사 서금화, 국회의원 이서경 그리고 성진 스님까지. 이들은 무영의 전생이 바로 선인 최풍헌이라고 알려줍니다. 그들 역시 전생에 선인이었고, 우리가 알만한 역사적 인물이었던 만큼 스토리에 푹 빠져들게 됩니다.





나라에는 그 나라를 지키는 신들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사람마다 수호신이 있다고 합니다. 하나일 수도 여럿일 수도 있고, 강력할 수도 별 볼일 없을 수도 있습니다. 도를 닦을수록 수호신도 함께 성장합니다.


그런데 과거 최풍헌은 자유분방하고 호기로운 선인으로 술과 친했던 탓에 그의 예언을 조정에서 믿지 않아 결국 그는 국난의 위기 때 아무런 힘을 쓰지 못했습니다. 전생에 선인이었지만 나라에 보탬은 되지 못한 부채감을 안고 김무영으로 환생하게 된 겁니다.


과거에 민생을 구제하지 못한 일을 현생에서 갚아야겠다고 다짐한 무영. 본격적으로 수련을 시작합니다. 그의 천재성은 수련에서도 빛을 발휘합니다. 특히 무영이가 수호신들을 다루는 모습이 흥미진진합니다.


무영이의 수호신은 무려 일곱이나 되는데 저마다 이름까지 지어줍니다. 지식창고를 뜻하는 지고청, 활동성을 담당하는 활동청, 온화함을 담당하는 평화, 즐거움 담당 소청, 근엄진 성격의 엄진청, 인내와 끈기 담당 무심, 열정의 화영까지 인사이드아웃을 보는 느낌입니다.


(리뷰는 하권으로 이어집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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