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길 위에 저 시간 속에 - 빛나지만 음험하고 고요하지만 번화하며 고풍스러우면서도 탈역사적인 척하는 어느 매력적인 도시 여행기
이인우 지음 / 파람북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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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을 마친 전 신문기자 이인우 저자의 역사 문화 답사기 <교토, 길 위에 저 시간 속에>. 2022년부터 1년간 객원연구원으로 교토에서 생활하며 일본의 천년고도 교토 역사와 문화를 산책한 저자가 교토의 매력을 전하는 책입니다.


교토를 걸으며 교토 속의 일본, 교토 속의 한국을 찾아 120여 곳을 다녔다는 이인우 저자. 일본적 미학의 정수는 물론이고 한반도와의 연결고리를 만나는 시간입니다.


교토는 메이지유신으로 도쿄로 수도를 옮기기 전까지 천 년 이상 일본의 수도였습니다. <교토, 길 위의 저 시간 속에> 제목의 길과 시간은 문명과 역사를 상징한다고 밝힙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교토의 역사, 문화, 예술, 그리고 철학을 탐구하며 독자들을 일본인의 내면으로 안내합니다. 일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교토의 절과 신사, 명소를 저자의 관점을 담아 소개합니다.


금각사와 은각사, 그리고 철학의 길 등 익숙한 장소들이 등장합니다. 저자는 그 속에 숨겨진 일본적 미학의 정수를 깊이 파헤칩니다. 금각사는 화려한 외관으로 일본의 권력과 부를 나타내는 반면, 은각사는 검소하고 은은한 아름다움으로 일본인의 내면을 표현하며, 일본의 두 얼굴을 상징합니다.


교토의 예술 문화를 있게 한 물적 기반들도 소개됩니다. 장사꾼들의 거리와 신사, 막노동꾼과 거리의 예인들이 활보하던 강변이 그 무대입니다. 교토의 상공업자와 민중의 생활을 조명하며 그들의 생동감 넘치는 삶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화보처럼 보여주는 교토명정순례에서는 이름난 교토의 정원 12곳을 선보입니다. 책장을 넘기는 것만으로도 힐링입니다.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교토의 정원 속에서 일본인의 미적 감각과 철학을 발견합니다.


그런데 교토가 한국과 인연이 깊은 도시라는 건 생각 못했는데요. 교토를 한국사적인 외국 도시라고 일컫는 저자는 고대 신화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교토 속의 한국을 찾아 나섭니다. 교토에서 또 하나의 한국 역사를 발견하는 시간입니다.




교토 건설과 초기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한반도 도래인들의 흔적을 추적합니다. 도래인은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이주한 사람들을 뜻하는데, 이들은 일본의 초기 역사와 문화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교토에는 신라계는 물론 백제계, 고구려계로 분류할 수 있는 신사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자는 이 신사들을 돌아보며 사라져 가는 한반도 이주인들의 흔적을 세심하게 살핍니다.


더불어 고려미술관의 건립자 정조문, 자이니치(재일교포) 철거민의 투쟁과 승리를 다룬 우토로기념관 이야기처럼 단순한 관광 이상의 깊은 감동을 만끽하기 위해 꼭 알아야 할 이야기들이 펼쳐집니다.


일본의 미학과 역사를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교토, 길 위에 저 시간 속에>. 교토의 정밀한 구도와 상징성, 그 속에 담긴 일본인의 내면을 엿봅니다. 일본 문화를 이해하고 교토와 한일 역사를 새로운 관점으로 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됩니다.


한국과 일본의 역사가 교차하는 지점, 교토. 이 교차로를 걸어보세요. 교토 n차 방문을 계획하는 한국인이라면 꼭 가봐야 할 장소들이 가득합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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