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꽃님 작가의 베스트셀러 청소년 소설 <죽이고 싶은 아이> 후속권이 나왔다는 소식에 그동안 제목만으로도 궁금해했던 이 책을 드디어 읽어봅니다. 후속권 <죽이고 싶은 아이 2>는 <죽이고 싶은 아이>의 결말 그 이후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고등학교 교정에서 벌어진 한 여고생의 죽음을 중심으로 우리를 숨 막히는 진실과 거짓의 게임으로 이끈 <죽이고 싶은 아이>. 후속권 나오기까지 다들 어떻게 그 결말을 견딜 수 있었나요?
저는 1권 읽고 하루 묵힌 다음 2권을 펼쳤는데, 그 짧은 시간 동안에도 1권 결말에 너무 충격받고 가슴이 답답해졌거든요. 후속권 나오기까지 1권의 결말만으로 주인공의 상황을 온전히 감내한 독자들이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주연과 서은, 둘도 없는 친구였던 이들의 평범한 일상이 어느 날 처참하게 깨집니다. 서은이 사망하고 용의자로 주연이 지목됩니다. 놀라운 건 주연이 그 당시의 기억을 전혀 떠올릴 수 없다는 점입니다.
주연의 기억 속 공백은 혼란을 안겨줍니다. 이 기억의 빈틈을 메우는 것은 주변 사람들의 증언뿐입니다. <죽이고 싶은 아이>는 수십 명의 인터뷰를 통해 진실의 단서를 보여줍니다. 독자는 그 조각들을 모아 진실을 맞추려 노력하게 됩니다. 마치 퍼즐 조각을 맞추듯 이야기는 우리를 진실의 파편 속으로 깊숙이 끌어들입니다.
그 조각들이 명확하게 맞춰지지 않는다는 게 문제죠. 인터뷰 속에서 드러나는 주연과 서은의 모습은 시시각각 변합니다. 누군가에게는 악마처럼 보이고, 다른 이에게는 그저 불쌍한 아이일 뿐입니다. 각자의 관점에서 진실은 달라 보이고 계속 긴장감을 안깁니다.
<죽이고 싶은 아이>의 매력은 단순한 범죄 미스터리에 그치지 않습니다. 이꽃님 작가는 진실이란 무엇인가, 믿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심오한 질문을 던집니다. 진실이란 얼마나 유동적이고 복잡한 것인지, 진실이 어떻게 왜곡되는지를 예리하게 파헤칩니다.
진실의 파편들이 모인다고 완전한 그림이 되진 않습니다. 결국 진실은 사라지고, 사람들은 자신이 믿고 싶은 대로 믿습니다. 남은 것은 믿음이라는 이름의 허상일 뿐입니다.
진실과 믿음, 그리고 청소년기의 복잡한 감정들을 깊이 탐구하는 <죽이고 싶은 아이>. 우리는 진실의 파편들이 어떻게 모이고, 그 파편들이 어떻게 우리의 믿음을 형성하는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파괴된 진실, 그 후의 이야기를 다룬 속편 <죽이고 싶은 아이 2>. 마치 파괴된 도시의 잔해 속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듯 이 소설은 진실이 밝혀진 후 인물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초점을 맞춥니다. 주연과 주변 인물들이 진실의 무게를 견디며 살아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진실이 밝혀진 후에도 남아 있는 상처와 고통을 생생하게 묘사합니다.
모든 진실이 드러나고 사건은 마무리된 것처럼 보였지만, 진실이 밝혀졌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주연과 서은의 가족, 친구들 모두 그 진실의 여파를 견디며 새로운 삶을 시작해야 합니다. <죽이고 싶은 아이 2>는 바로 그 새로운 시작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이 이야기를 쓰지 않고서는 다른 작품을 쓰기 어렵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한 이꽃님 작가. 그만큼 이 이야기는 작가에게도 독자들에게도 필요했고, 깊은 감정적 울림을 줍니다. <죽이고 싶은 아이 2>를 읽지 않고서는 주연의 이야기가 끝난 게 아닙니다.
절망의 끝에서 희망을 찾는 여정을 그리며 무너져 내린 삶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이야기를 감동적이면서도 현실적으로 풀어내는 <죽이고 싶은 아이 2>. 진실이 밝혀진 후에도 우리가 여전히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지를 묻습니다. 진정한 회복과 희망의 이야기입니다.
청소년의 현실을 예리하게 파고들어 그들의 고통과 갈등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데 일품인 이꽃님 작가의 소설은 청소년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읽기 좋습니다.
두 권의 <죽이고 싶은 아이> 시리즈는 진실과 믿음, 인간관계의 복잡성을 탐구하는 심리 드라마이자 청소년들이 겪는 고통과 성장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