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닌 여자들 - 역사에 늘 존재했던 자녀 없는 삶
페기 오도널 헤핑턴 지음, 이나경 옮김 / 북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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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 버지니아 울프가 스마트폰을 쥐고 있는 모습을 상상해 보세요. 이들이 SNS에서 팔로워에게 “왜 아이를 낳지 않으셨어요?”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어떤 답변을 했을까요?


페기 오도널 헤핑턴의 책 <엄마 아닌 여자들>은 바로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는 여행을 안내합니다. 여성들이 아이를 갖지 않는 선택을 역사적, 사회적, 개인적 맥락에서 풀어내며 이 선택이 결코 현대의 이기적인 기벽이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합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여성들은 오래전부터 모성을 선택하지 않는 길을 걸어왔습니다. 제인 오스틴, 브론테 자매, 그리고 버지니아 울프와 같은 문학계의 거장들 역시 그러했습니다. 이들은 아이를 갖지 않는 선택을 했고, 더 넓은 세상에서 자신만의 자리를 찾아갔습니다.


헤핑턴은 이 책의 첫 장에서 여성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임신을 피해왔는지, 그리고 그들의 선택이 역사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여줍니다.


우리는 종종 모성을 여성의 본질적인 역할로 생각하지만, 역사 속에는 그렇지 않은 수많은 여성들이 존재해왔습니다. 페기 오도널 헤핑턴은 <엄마 아닌 여자들>에서 여성들이 오랜 세월 동안 모성을 거부하고 다른 길을 걸어왔음을 생생히 묘사합니다.


제인 오스틴, 조지 엘리엇, 브론테 세 자매, 에밀리 디킨슨, 버지니아 울프와 같은 위대한 여성 작가들이 어떻게 의식적으로 임신을 피했는지를 조명합니다. 이들은 결혼과 아이를 낳는 대신 자신들의 문학적 재능을 꽃피우기로 선택했습니다. 이 여성들은 현대의 피임 기술이 등장하기 전에도 능동적으로 자신들의 인생을 계획하고 선택했습니다.


역사적으로 여성의 출산과 양육을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게 된 이유를 탐구해 봅니다. 전통적으로 아이의 양육은 공동체의 책임이었으며, 많은 문화에서 아이는 공동체 전체의 보살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미국 사회는 이상적인 가족 모델로 ‘어머니, 아버지, 생물학적 자녀들’로 구성된 핵가족을 강조해왔습니다. 현대 사회의 고립된 양육 방식으로 여성들은 점차 고립되고 출산과 양육의 무거운 책임을 떠맡게 됩니다. 아이 없는 삶을 선택한 여성들을 ‘비정상’으로 보게 만들었습니다. 






저자는 모든 여성이 반드시 생물학적 자녀를 가질 필요가 없음을, 그리고 누구나 “어머니 역할(mothering)”을 할 수 있음을 강조합니다. 생물학적 자녀를 반드시 가져야 한다는 사회적 기대에 대한 비판과 함께 모성의 개념을 재정의합니다.


여성이 사회적 성취와 완벽한 어머니 역할을 모두 해내야 한다는 압박에 대해서는 오늘날의 여성이라면 다들 공감할 겁니다. 저자는 여성들이 이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할 때 게으르거나 개인의 실패로 간주되는 부정적인 시각에 대해 비판합니다.


미국 대법관 에이미 코니 배럿 같은 매우 드문 사례는 이러한 기대가 얼마나 비현실적일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녀는 일곱 명의 자녀를 양육하면서도 대법관에 올랐지만, 이는 모든 여성들이 따라 할 수 있는 모델은 아닙니다.


헤핑턴은 시몬 드 보부아르의 말을 인용하며 여성들이 왜 일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설명합니다. 보부아르는 글쓰기를 위해 아이를 갖지 않기로 결정했으며, 이는 그녀의 열정을 따르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습니다. 그녀의 이야기는 여성들이 사회적 성취와 모성 사이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현실을 대변합니다.


압박은 냉동 난자, 시험관 시술 등 난임 치료 기술에서도 드러납니다. 많은 여성들에게 아이를 갖기 위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었지만, 동시에 새로운 형태의 압박과 부담을 안겨주었습니다.


게다가 아이를 갖는 것이 불가능한 여성들의 목소리가 어떻게 무시되고 있는지를 강조합니다. 난임 치료 과정과 그 실패로 인한 좌절은 여성들에게 또 다른 고통을 안겨줍니다. 아이를 갖는 것이 불가능한 이유를 존중받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사회 문제를 제기합니다.


기후 변화가 오늘날 여성들의 출산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지구의 미래를 염려하며 아이를 갖지 않는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개인의 안위와 성취만을 위한 결정이 아닙니다. 헤핑턴은 지난 200년 동안 여성들이 환경적 이유로 아이를 갖지 않기로 선택했던 사례들을 제시합니다.


헤핑턴은 NON(전국비부모회) 회원들의 주장을 인용하며 자녀를 갖는 것에 반대하는게 아니라 부부가 자녀를 가질 것인지에 대해 선택권을 가지길 원하는 것뿐이라는 걸 짚어줍니다.


자신의 신념과 삶의 방식을 지키기 위해 자녀를 갖지 않기로 선택한 이들은 많습니다. 결혼, 자녀, 가족에 대한 전통적 기대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길을 자발적으로 선택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엄마 아닌 여자들>은 모성을 강요받는 시대에 필요한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당신의 선택이 존중받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단지 자녀를 갖지 않는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어떤 삶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깊은 성찰을 제시합니다. 자신의 선택이 존중받고, 자신의 삶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안겨주는 책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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