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본능 - 나는 소비한다 고로 존재한다
개드 사드 지음, 손용수 옮김 / 데이원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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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의 시대입니다. 제품, 서비스뿐만 아니라 관계, 경험도 소비의 대상입니다. "나는 소비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말이 인상 깊습니다.


지갑을 열게 만드는 소비의 비밀을 다룬 <소비 본능>. 우리가 흔히 경험하는 과소비는 단순한 물질적 욕구가 아니라 우리의 뇌 속에 깊이 새겨진 진화적 본능에서 기인한다는 걸 밝힙니다. 소비자는 문화적 존재이자 생물학적 존재입니다. 


인간의 소비 본능이 진화적 생존 전략의 산물이었다는 걸 짚어주는 심리학 책 <소비 본능>. 진화심리학을 통한 마케팅과 소비자 행동 분석의 권위자인 개드 사드 교수가 썼습니다.


진화심리학은 진화론에 기반을 두고 인간 행동의 진화적, 생물학적 근본을 이해하려고 하는 학문입니다. 저자는 소비라는 행위가 인간의 생존, 번식, 사회적 유대와 같은 본능적인 욕구에서 비롯되었음을 다양한 사례로 설명합니다.


우리의 진화된 미각에 호소하는 고열량 음식을 파는 패스트푸드 기업들. 우리 식문화는 지역 환경에 대한 문화적 적응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보편적으로 고열량 음식을 선호하는 것은 열량 섭취가 부족하거나 불확실한 환경에서 적응해서 진화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오늘날에도 이러한 본능은 여전히 남아 있어 많은 사람들이 건강한 식단보다 고칼로리의 패스트푸드를 선호합니다. 우리 몸이 여전히 과거의 생존 전략을 따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가의 외제차나 명품 가방을 구매하는 행위를 단순한 과시욕으로 보는 게 아니라 진화심리학적으로 해석하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포르쉐를 몰 때 남성의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증가하는 것처럼 우리 몸의 호르몬은 우리 소비 패턴에 영향을 미칩니다.


그 외에도 수많은 소비가 성과 관련이 있음을 짚어줍니다. 진화적으로 형성된 성적 본능을 자극하는 기업의 마케팅 사례, 그런 문화적 상품들을 소비하는 현대인들의 삶을 낱낱이 보여줍니다.


우리가 타인에게 베푸는 선의에는 상호주의가 숨어 있다고 합니다. 가족과 친구에게 선물을 사주는 것은 그저 기쁘게 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상호 유대를 강화하여 집단에서 배제되지 않기 위한 전략입니다. 이 역시 진화의 힘이 미치고 있었습니다.






희망팔이가 횡행하는 시대. 희망적 메시지가 진정한 변화로 이어지기보다는 소비자를 희생양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비 본능>에서 어떻게 희망 상품 특히 자기계발 전문가들의 조언이 우리에게 스며드는지 살펴봅니다.


성공적인 미래, 더 나은 자신에 대한 이미지 등은 도파민 분비를 촉진시켜 일시적인 기쁨과 동기 부여를 제공합니다. 긍정적 사고가 실제로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현실적인 행동 계획과 노력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희망은 허상에 불과합니다. 순간적인 효과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 이유입니다.


광고와 홍보는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가 우리의 삶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해당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도록 유도하지요.


그리고 소비자들은 효과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계속 희망을 사는 데 돈을 씁니다. 희망 자체가 진화적 관점에서 본능적으로 그것에 끌리게끔 만드니까요. 희망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생존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현대의 다양한 소비 행위를 진화심리학적으로 분석한 <소비 본능>. 인간의 소비 행위가 진화적 본능에서 비롯된 것임을 설득력 있게 설명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자칫 본능이라는 것에 기대어 자신의 잘못된 소비 습관을 합리화해서는 안 되겠지요. <소비 본능>은 스스로의 소비 습관을 더 잘 이해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관리할 수 있는 지혜를 얻을 수 있도록 이끌어줍니다.


현명한 소비는 본능을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특히 공공 정책적 개입에서 단순히 환경적 요인 분석에만 의존하는 게 아니라 생물학적 유산의 뿌리를 살피며 소비자 복지와 관련된 효과적인 사회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그러고 보니 이 책은 소비자, 마케터, 정책 입안자 모두에게 유용한 내용임에는 틀림없는데, 진화심리학으로 본 소비의 비밀을 각자의 영역에서 적용한다면... 치열해지겠군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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