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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에 읽는 손자병법 - 불확실한 삶을 대비하기 위한 2,500년의 전략 ㅣ 오십에 읽는 동양 고전
최송목 지음 / 유노북스 / 2024년 2월
평점 :
전쟁을 위한 전략서 <손자병법>은 오늘날엔 전쟁에 관심이 있어 읽는 사람보다 CEO 필독서로 각광받는 책입니다. 그런데 평범한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필요합니다. 2,500년 전 손자의 통찰을 현대에 맞게 재해석한 책 <오십에 읽는 손자병법>. 내 삶을 지키는 인생 전략을 만나보세요.
인생 절반 오십 이후에 마주하는 삶은 궁극의 다중 위험 구간입니다. 퇴직, 재취업, 사업, 부부, 자녀, 노후 걱정 등 내외적으로 변화로 요동치는 시기입니다. 나를 바꾸는 능동성과 준비성을 바탕으로 오십 이후를 살아가는 지혜를 터득해야 할 때입니다.
기업 고문, 사장학 강사, 칼럼니스트 등으로 활동하는 최송목 저자는 손자병법에서 “지피지기 백전불태 知彼知己 百戰不殆”에 주목합니다. 흔히들 백전백승이라고 말하는데 백전불태가 맞습니다. 둘은 아주 큰 차이가 있습니다.
“나를 알고 적을 알면 위태롭지 않게 승리할 것이다”라는 “지피지기 승내불태 知彼知己 勝乃不殆”도 함께 봐야 합니다. 공들여 쌓은 탑이 단 한 번의 패배로 날아가 버리는 것을 경계한 손자는 실패가 문제가 아니라 실패하더라도 ‘위태롭지 않아야 한다’는 ‘불태’를 강조했습니다. 흔들리는 세상에서 크고 작은 어려움이 있어도 끝까지 살아남는 것에 주목했습니다.
그렇기에 <오십에 읽는 손자병법>은 흔들리지 않기 위한 전략, 지혜롭게 공존하기 위한 인간관계, 멘탈 관리까지 상황의 변화에 맞춰 마련해야 할 인생 전략을 이야기합니다.
모든 것이 변화하는 오십. 가만히 있으면 낙오자가 되는 시대입니다. 외부가 변하는 상황에선 나도 변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움직이면 안 됩니다. 기준이 되는 희망과 목표가 필요하고 이를 바탕으로 실행해야 합니다.
변화는 단순히 상대를 알고 나를 아는 걸로 끝이 아닙니다. 주변 상황까지 감안해서 좋은 방향으로 변해야 하는 겁니다. 위태롭지 않게 말이죠. 이 책에서 인생 중반에 필요한 삶의 자세와 지혜를 조목조목 짚어줍니다.
오십의 지피지기는 과거의 지피지기와 다른 형태로 생각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동안은 삶의 목적과 수단에 초점 맞춘 지피지기였다면, 이제는 정신적 지표의 재설정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나의 정체성이라고 믿고 있었던 것이 아집은 아니었는지 되돌아보며 관념의 관성에서 벗어나, 썩는 게 아니라 낡아 가는 것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합니다.
지금의 인생은 과거의 삶이 쌓아 올린 결과물입니다. 작은 성공과 자신감의 축적이 큰 성공을 이뤄냅니다. 실패로 목표를 잃고 자신감이 떨어졌다면, 다시 일어서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목표를 가까운 곳에 두는 거라고 합니다.
작은 목표를 자주 반복하면서 다음 발걸음을 내딛는 겁니다. 그러려면 비록 작은 승리일지라도 잘 기억하고 수시로 떠올리며 감격해야 합니다. 이 뻔한 말을 어느 순간 잊고 살고 있지는 않는지요?
우리 부모, 조부모 세대에선 계모임이 활발했습니다. 이런 모임은 나이가 들면서 한 명씩 세상을 뜨기 시작할 즈음 자연스럽게 해체되었습니다.
성격은 다르지만 요즘은 취향 기반 모임이 활성화되어있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관계의 밀도는 점점 약해집니다. 우정관의 변화를 맞이하는 시기에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한 이야기가 마음을 두드리는 걸 보니 저도 알게 모르게 이 부분이 신경 쓰였나 봅니다.
저자는 선택과 집중으로 우정의 밀도를 높이는 법에 대한 조언을 “모든 곳을 지키면 모든 곳이 약해진다”라는 뜻의 “무소불비 즉무소불과 無所不備 則無所不寡”로 들려줍니다.
이 밀도에 대한 이야기는 성공 경험의 축적에서도 등장합니다. 성공한 사람들의 경험은 압축돼 밀도가 점차 높아진다고 합니다. 고수일수록 축적된 생각과 경험의 밀도가 높아서 겉으로 보기엔 그저 단순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저자는 축적된 경첨치와 과정의 디테일을 살린 오십 이후의 삶을 응원하고 있습니다.
인생은 타이밍이라고 하죠. “불을 놓을 적당한 때가 있고 적당한 날이 있다”의 “발화유시 기화유일 發火有時 起火有日”처럼요. 지피지기를 통한 타이밍의 포착 능력을 높일 수 있도록 돕는 <오십에 읽는 손자병법>.
인생 느지막한 시기에 여유 있게 회고하는 날을 맞이하고 싶다면, 이제 막 인생의 오후가 시작될 즈음의 위태로움을 손자병법의 글귀로 잘 헤아려나가길 응원합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