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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EOUT 유럽역사문명 - 지식 바리스타 하광용의 인문학 에스프레소 ㅣ TAKEOUT 시리즈
하광용 지음 / 파람북 / 2023년 11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1205/pimg_7960121634105484.jpg)
지식 바리스타 하광용 작가의 테이크아웃 시리즈 두 번째 책으로, 전작 <TAKEOUT 유럽예술문화>를 무척 흥미진진하게 읽었는데, 이번에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군요.
유럽 문명을 태동시킨 종교와 신화부터 유럽 문명사에 한 획을 그은 역사적 사건들을 이야기합니다. 딱딱하고 지루한 역사 서술이 아닙니다. 마치 옆에서 이야기 듣는 듯한 느낌입니다. 에스프레소 한 잔 두고 펼치기 좋습니다.
서구 문명의 양대 축이 된 그리스 신화와 기독교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온갖 신들이 등장하며 막장드라마를 펼치는 그리스 신화와 유일신으로 심플한 기독교를 대비하며 소개하니 또 색다른 느낌입니다.
더 흥미로운 점은 최종 승자가 된 기독교에서 저자는 마케팅 불변의 법칙을 발견해낸다는 겁니다. 광고인으로 살아온 하광용 저자의 시각이 역시나 재미있습니다. 마케팅 불변의 법칙에 나오는 여러 법칙 중 하나로 힘을 집약해서 싸워야 마케팅 전쟁에서 승리한다는 '단일의 법칙'을 끄집어냅니다.
그리스와 로마 신화보다 뒤늦게 출발한 기독교를 탄압했던 로마 제국에서 결국 기독교가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었던 것에는 유일신에서 오는 단일의 법칙이 큰 요인이라고 말이죠. 당시 로마 제국은 영토 확장으로 늘어난 피지배층을 향해 종교를 통한 사상 통합이 필요했던 겁니다.
그리고 로마는 망했지만 기독교는 전 세계의 종교가 되었습니다. 이렇듯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야 하는 마케팅 법칙을 종교에서 찾아내는 장면이 흥미롭습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1205/pimg_7960121634105485.jpg)
깨알재미는 계속 이어집니다. 신학, 신화, 과학, 문학, 예술 등 모든 역사상 스토리의 전환점엔 문제의 과일이 등장한다는데?! 바로 사과입니다.
성서에는 최초의 과일로 사과가 등장했고, 그리스 로마 신화 속 트로이 전쟁의 발단은 겨우 사과 한 개로부터 시작되었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뉴턴이 낮잠 잔 곳은 하필 사과나무 아래였고, 백설공주는 사과를 먹고 탈이 납니다.
철학 분야의 사과 소유자는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올지라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라고 외친 네덜란드의 스피노자입니다. 20세기 어느 날엔 사과 한입 베어 물다가 컴퓨터를 만들기 시작해 애플이 탄생합니다. 이처럼 혁신, 전환의 오브제로 드라마틱 하게 등장하는 사과 이야기 덕분에 배꼽 잡게 됩니다.
르네상스 시대 피렌체를 예술과 문명의 도시로 만든 메디치의 몰락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 로마 시내 카피톨리노 광장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동상을 보며 회고해 보는 철인 황제의 삶 등 지식 바리스타 면모를 드러내는 이야기들이 펼쳐집니다.
화가 루벤스의 <한복을 입은 남자>에 등장하는 모델을 추측하며 대항해시대를 연 당시 포르투갈 역사를 들여다보기도 합니다. 이 여정은 신대륙과 식민지, 아메리카합중국 그리고 세계화까지 이어집니다.
<TAKEOUT 유럽역사문명>은 일반 역사책과는 달리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합니다. 인물, 문화, 종교, 경제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유럽 문명사를 바라봅니다. 역사적 사건을 바라볼 때 보다 신선하고 깊은 통찰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재미있습니다. 딱딱하고 지루하기 쉬운 역사나 문명 이야기를 말랑말랑하게 풀어냅니다. 현장의 생동감과 함께 QR코드가 있어 다양한 시각 자료도 얹어줍니다. 이렇게 쌓인 지식은 기억에 오래 남습니다. 유럽사 큰 흐름과 함께 소소한 디테일에 주목한 하광용 저자만의 매력이 돋보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