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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과 쉼 - 쥐고 놓는 연습
백영옥 지음 / 김영사 / 2023년 9월
평점 :
삶의 단짠단짠을 담은 <힘과 쉼>. 이번 책은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로 독자의 큰 사랑을 받은 백영옥 작가의 첫 인문 에세이입니다. 일상 속에서 건져 올린 단단한 힘과 쉼의 철학을 담고 있습니다.
힘과 대척되는 쉼. 힘과 쉼의 끝없는 반복 속에 삶은 이어집니다. 지금 이 순간에 쏟아붓는 '힘'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합니다. 하지만 잠시 힘을 빼고 흐름에 몸을 맡겨야 할 때도 있습니다. '쉼'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습관, 느림, 감정, 비움, 경청, 휴식, 자아, 상상, 만족, 일, 공감, 성장과 관련해 힘을 내야 할 때와 빼야 할 때를 고민해 보는 <힘과 쉼>.
그 안에는 백영옥 작가가 꿈을 향해 달려가던 시절, 정신적 습관을 고치기 위해 했던 경험들이 담겨 있습니다. 좋은 삶을 만들기 위해 중요한 딱 한 가지를 꼽으라고 하면 습관이더라고, 작가가 된 후 인생의 7할은 좋은 습관을 만들기 위해 할애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고백합니다.
🔖 내 몸무게는 그동안의 식습관이 쌓인 결과다. 승진은 내 업무 습관이 쌓인 결과며 자산은 내 경제 습관이 축적된 결과다. 긴급할 때 내 전화를 받아줄 사람들 수는? 내 인간관계 습관의 총합이다. - p52, 힘과 쉼
효율성이 강조된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속도를 늦추지 않는다면 보지 못하는 것들에 대해 일깨우기도 합니다. 속도를 얻고 집중력을 잃어가는 시대에는 의도적으로 천천히 보기가 필요하다고 말이죠.
스스로의 속도로 살아가라는 말을 많이 듣지만 사실 이때 필요한 건 멈추고 싶을 때 멈출 수 있는 브레이크일 겁니다. 백영옥 작가는 소설가이지만 자기 계발서, 경제 경영서 등 다양한 책에서 힌트를 얻습니다. 어떤 책에서 어떤 깨달음을 발견하고 어떻게 실천했는지 엿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점점 주변에 대해 무관심해진다고 느껴질 때 열정을 불태우는 방법, 몸과 마음이 지치는 걸 느낄 때 죄책감 없이 쉬어가는 시간을 마련하는 방법처럼 힘과 쉼의 절묘한 배치가 재미있게 구성된 책입니다.
괴롭고 힘든 일을 스트레스로 뭉뚱그려선 안된다고 합니다. 내 감정을 사소하게 여기지 않을 때 언제 힘을 내고, 언제 힘을 빼야 할지 잘 포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휴식과 여유를 통해 마음의 안정을 찾아가는 이야기에서는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단순히 물건만 해당하는 게 아닙니다. 저장만 해놓고 정리하지 않은 채 쌓여 있기만 한 정보, 목표가 가득한 리스트처럼 기존의 것을 버리지 못한 채 한없이 늘리는 데 익숙해진 우리들에게 필요한 조언이 쏟아집니다.
백영옥 작가 생활철학서 인문 에세이 <힘과 쉼>은 성장과 회복을 통해 삶을 유연하게 바꿀 수 있는 조언이 가득합니다. 어른이 된 나를 아이처럼 보살피자고 합니다. 휴식과 놀이로 채워주는 겁니다.
작가는 기쁨을 느끼는 능력보다 절망과 불행을 피하고 감지하는 능력에 사로잡혔었다고 합니다. 불행을 피한다는 건 내 안이 아니라 내 밖의 것, 즉 타인의 시선이나 주위 환경의 변화를 명확히 인식하는 능력을 발전시키는 겁니다.
일 중독자인 줄도 모른 채 자기 착취적으로 변하게 됩니다. 부족함을 느끼는 건 성장의 동력이 될 수 있지만, '충분하지 않다'란 느낌이 내면화돼 고착되는 것이 문제라고 합니다.
이럴 때 필요한 건 충분함을 알아차리는 능력이라고 합니다. 이를 위해 안전지대가 필요합니다. 단절과 일시적 중단이라는 디톡스 처방을 통해 시간을 조각내고 오염시키는 원인들을 제거해야 합니다. 방해받지 않는 일곱 시간의 수면, 30분의 산책, 한 시간의 독서, 스마트폰 없이 내 아이의 눈을 보며 집중하는 온전한 30분 놀이 시간처럼 말입니다.
바쁨 속의 노력 대신 여유와 빈틈을 꾸준히 만들 수 있게 도와주는 <힘과 쉼>. 현재의 삶을 점검하면서 힘과 쉼의 균형, 적정한 삶이란 무엇인지 고민해 보세요. 내 일상력을 회복하고 싶다면 읽어야 할 책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